코로나19 디지털 사용 급증 이후, 왜 디지털 화폐가 주목받을까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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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0년 5월25일 09:30
스타쉽 배달 로봇. 출처=스타쉽
스타쉽 배달 로봇. 출처=스타쉽

이번주 MIT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의 한 기사가 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콜센터는 사라지고 인공지능(AI) 챗봇이 그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제목이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전 세계적인 공중보건 위기와 경제 붕괴, 온라인 연결성 급증으로 세계경제포럼(WEF)의 창립자 클라우스 슈바프가 주장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으로 비용을 줄이는 데 너도나도 신경을 쓰면서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혁신을 하다 보니, 우리 경제의 모습이 디지털 기기로 구성된 통합 네트워크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쯤에서 무수한 질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묻고 싶다. 새로운 사회에 필요한 돈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장기 실업이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여기선 경기 침체로 인한 주기적 해고, 즉 경기가 살아나면 다시 고용 시장이 개선될 수 있는 종류의 실업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영구적인 실업을 말한다.

만약 그렇다면 신기술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인간의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하는 이른바 ‘직업의 종말’이란 명제는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다. 사실 20세기엔 신기술이 나와도 예전의 일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기에 이 명제가 맞지 않았다. 하지만 컴퓨터 기술에서 자가발전적인 새 국면이 열리면서 이 명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인간은 기술과 경쟁을 벌여야 했지만, 머신러닝 알고리듬의 개발로 이제 이 경쟁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게 됐다. 이제 인간은 계속해서 지능이 진화하는 컴퓨터와 끝없는 싸움을 벌여야 한다. 고용 기회를 재창출할 수 있었던 인간의 창의적인 인지 기술을 기계도 습득하게 되면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편적 기본소득

직업의 종말이 현실이 된다면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에 대한 관심이 급증할 수 밖에 없다.

보편적 기본소득이란 정부가 모든 국민에게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소득을 지급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코로나19로 미국도 무려 3600만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는 등 대량 실업사태가 벌어지자 대중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 21일 트위터(Twitter)의 설립자 잭 도시가 민주당 대선 경선에 후보로 나섰던 앤드루 양이 운영하는 비영리기관 ‘휴머니티 포워드(Humanity Forward)’에 500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휴머니티 포워드는 일반 국민에게 25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보편적 기본소득 실험을 소규모로 해보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이 주장 자체를 사회주의로 치부해 거부감을 갖지는 않기를 바란다. 보편적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사람 중에는 사회 안전망의 확대를 바라는 진보주의자도 있고, 정치 논리에 좌우되는 비효율적 복지 분배 체계를 혁신하고 싶어하는 보수주의자도 있다. 또 대형 기술 기업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취득한 수익을 재분배함으로써 권력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귀한 자원을 보탠 이들에게 시스템 차원에서 보상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앤드루 양. 출처=코인데스크
앤드루 양. 출처=코인데스크

보편적 기본소득이 새로운 디지털 경제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라면, 보편적 기본소득도 디지털화하는 게 앞뒤가 맞다.

앞서 코로나19 긴급재난 지원금을 수표로 지급하지 말고 연준이 인정하는 특별 디지털 지갑을 통해 디지털달러로 직접 지급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 법제화되는 데는 실패했지만, 요즘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해 정부 차원의 보조금을 지급하자는 논의는 분명한 화두가 되었다.

보편적 기본소득을 디지털화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뚜렷하다. 정부가 국민에게 보조금을 직접 디지털로 지급하면 효율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중개인의 개입으로 거래가 불분명해질 위험이 없고,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도 형평성을 담보할 수 있다.

또 출시가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정부와 국민 간 직접적인 거래가 합법화될 수 있다. 프로그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당국에서 자금 사용처를 효과적으로 제한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정부가 지급한 지원금은 시장에서 장을 보거나 집세를 내는 데는 쓸 수 있지만, 술집에서는 사용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이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취지에는 부합하지 않지만, 일부 정치인의 마음을 얻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다.)

반면, 입스 메르시 유럽중앙은행(ECB) 이사가 지난주 컨센서스 2020에서 지적한 것처럼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디지털화폐 계좌의 개인정보를 중앙은행에서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면 시민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

이런 인프라에서는 중앙은행이 국민 개개인에게 가는 돈의 가치를 직접 조작할 수 있어, 은행이나 금융시장이 통화정책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재 시스템보다 소비 지출과 물가 상승을 강력히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이 점을 장점으로 볼지 단점으로 볼지는 경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중앙은행에 돈의 가치를 조작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렸다.

또다른 문제는 중앙은행을 통해 정부 지원금을 분배할 경우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40년 동안 중앙은행의 근간이 된 독립성 원칙에서 크게 벗어난다. 자신들이 내리는 결정이 유권자 개개인의 재정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중앙은행이 공공의 이익에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해 잘못된 결정을 내리도록 중앙은행을 압박하거나 부추길 수도 있다.

이처럼 디지털화폐에 기반한 보편적 기본소득은 원하든 원치 않든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디지털 기기 화폐

4차 산업혁명 안에는 인간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디지털 기기의 이해관계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 도시들은 배달 로봇과 자율운전 택시 등 자율기기 관련 조례들을 완화할 것이다. 그러면 도시계획 담당자들은 그런 기기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역동적으로 가격을 책정하도록 스마트시티 전체의 청사진을 그릴 것이다. 그러면 교통 흐름에서부터 신재생 에너지의 공유까지 모든 것이 스스로 조율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관리가 된다.

기기들은 각기 다른 개인과 기업이 소유하고 있지만, 시스템 최적화를 위해 자율 권한이 부여돼 서로 상호작용하고, 데이터와 재화, 가치 있는 서비스를 교환하며, 독립된 개체로서 프로그램 가능한 디지털화폐를 주고 받고 보관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선 시스템의 가치 단위, 즉 화폐는 은행의 중개 없이 개인간 거래(P2P, 여기선 기기간 거래)될 수 있는 디지털 토큰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가 될지, 스테이블코인이 될지, 비트코인 같은 블록체인의 고유 토큰이 될지, 아니면 세 가지가 전부 사용될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출처=셔터스톡/플라이스톡
출처=셔터스톡/플라이스톡

중국은 블록체인서비스네트워크(BSN)가 제공하는 툴을 사용하는 스마트 시티 네트워크에 디지털 위안(DCEP) 시스템을 적용하며 한 발 앞서가고 있다. 곧 중국이 누리게 될 효율성 증대에 압박을 느낀 서구 국가들이 중국의 뒤를 따르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는 인간의 이익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시스템을 최적화해야 한다. 미래의 돈은 인간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전제 아래 기기의 이익을 보호해줄 수 있다.

 

블록체인 확장성? 해답은 인터넷에 있다

코로나19로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진 뒤 사람들이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부쩍 늘어났다. 근무 시간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 시간을 컴퓨터로 무언가를 한다. 가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인간관계를 온라인에서 맺고, 상업 거래도 온라인에서 한다. 스트리밍 영상을 보는 시간도 급증했다.

그렇다면 인터넷 사용량은 최근 얼마나 증가했을까?

인터넷 사용량. 출처=클라우드플레어
인터넷 사용량. 출처=클라우드플레어

네트워크 보안업체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의 CTO 존 그레이엄 커밍은 자사 시스템을 프록시 서버로 해서 들어오는 모든 인터넷 트래픽을 분석했다. 클라우드플레어가 제공한 차트처럼 올해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은 40% 증가했다. 그레이엄 커밍은 지난달 이전 데이터들을 언급하며, 사용량이 급증해도 이용에 차질이 없는 인터넷의 놀라운 회복탄력성을 언급했다. 당시 그는 “인터넷이 급격한 트래픽 변화, 접속장애, 사용 방식의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게 설계됐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여기서 우리가 블록체인과 관련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 블록체인 확장성 문제를 다루기 앞서 우선 여러 개의 레이어(layer)로 이뤄진 인터넷의 설계 구조를 잘 살펴봐야 한다.

‘TCP/IP’로 불리는 기본 레이어 프로토콜은 한 가지 작업만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프로토콜은 데이터 교환 업무만 특별히 잘 해낸다. 한 가지 업무만 잘 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은 트래픽이 급증하더라도 그 업무라면 잘 대응할 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메일, 웹사이트, 파일 전송 같은 다른 기능들은 트래픽을 많이 처리해야 하는 시스템이 아닌 SMTP나 HTTP 같은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오픈 프로토콜에서 처리되며, 그보다 더 높은 레이어에 있는 전용 앱들에서 처리하기도 한다.

마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교할 때, 이더리움이 첨단성과 다양성에서 비트코인보다 더 뛰어나기 때문에 스마트계약 등을 사용하기엔 적합하지만, 그런 복잡한 기능을 갖췄기 때문에 시스템 고장과 보안에 취약하다는 점이 비판받는 것과 같다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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