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coin인가, bitcoin인가? 퍼블릭 블록체인의 기준은?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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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0년 6월1일 07:00
출처=소니 로스(Sonny Ross)
출처=소니 로스(Sonny Ross)

‘대문자 B’로 쓰느냐, 마느냐?

요즘 코인데스크 기자들은 표기 지침 가운데 대·소문자 관련 조항을 두고 고민이 많다. (※편집자 주: 영어권에서는 고유명사 또는 일반명사로 인식되는지를 놓고 대·소문자 이용에 대한 원칙을 토론하는 경우가 많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모두 소문자로 표기해야 할까? 아니면 대문자로 표기해야 할까? 그것도 아니면 대문자와 소문자를 혼용해야 하나? 암호화폐 비트코인(bitcoin)과 프로토콜 비트코인(Bitcoin)을 달리 구분해서 표기하는 게 맞는 걸까? 프로젝트마다 조직 구조의 탈중앙화 정도나 개방형, 기업형 여부에 따라 모두 다르게 표기해야 할까? 그럼 이더리움은 ‘ethereum’으로, 리브라는 ‘Libra’로 표기할 텐데, 과연 탈중앙화의 기준은 뭘까? 그런 판단을 내릴 권한이 우리에게 있나?

이처럼 내부 논의가 예상보다 더 활발하게 진행된 나머지 탈중앙화의 기준에 대한 논의로 자연스레 옮겨가게 됐으며, 심지어 외부 의견을 모으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제안할 의견이 있으시면 연락 바란다.)

그런데 암호화폐 표기 기준을 두고 왜 이렇게 의견이 나뉘는 것일까?

필자는 그 이유를 바로 통제와 소유권이라는 기본적으로 논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문제와 연관돼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블록체인을 정의하는 일은 표면상 공공성을 띤 인프라와 그 인프라를 활용해 얻는 사적 이익 사이의 뿌리 깊은 긴장 관계를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정부가 아닌, 영리를 추구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문제는 암호화폐에서 프라이빗과 퍼블릭을 구분하기가 결코 간단치 않다는 데 있다. 특히 전통적인 관점에서 표기 기준을 정했던 암호화폐 이전 시대의 분류법을 적용하면 더욱더 그럴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문제를 명확히 정의해보려 한다.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정도와 개방형 수준을 자세히 알아보는 게 우리의 목표다. 탈중앙화 정도와는 관계없이 모든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프라이빗’으로 뭉뚱그려 정의하는 전문가들은 할 수 없는 작업이다.

햄릿을 연기한 로렌스 올리버. 출처=랭크/영화 사진.
햄릿을 연기한 로렌스 올리버. 출처=랭크/영화 사진.

조직을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 부문’과 기업이 관리하는 ‘민간 부문’ 둘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는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다. 커뮤니티들이 국경을 넘어 자유자재로 형성되고, 주로 정부 주도로 봇을 활용해 허위 정보가 대량으로 유포되는 글로벌 디지털 경제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비정부 성격의 공적 공간이 인터넷상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유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추구하는 목표다.

각 프로젝트가 목표에 얼마나 도달하고 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여기선 가장 이견이 적을 만한 주장을 다루도록 하겠다. 바로 비트코인(Bitcoin)과 이더리움(Ethereum)을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보는 견해다(본지 표기 정책에 따라 프로토콜은 대문자로, 화폐는 소문자로 표기함) 이 견해가 본지의 표기 지침을 둘러싼 논의에 어떤 의미를 지닐까?

기본 레이어로 구성된 개방형의 퍼블릭 플랫폼이란 걸 강조해주므로 ‘bitcoin’과 ‘ethereum’처럼 소문자로 표기하는 방식이 괜찮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사기업들은 별도의 승인 없이도 누구나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코드에 접속해 앱을 개발하고 그로 인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지난 2016년 AP(Associated Press) 스타일북에서 더이상 대문자로 쓰지 않기로 한 인터넷(internet)과 유사하다.

반대로 이 두 플랫폼을 블록체인이 아니라 비영리 기관들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무상으로 공개하는 오픈소스 코드베이스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리눅스(Linux) 운영체계처럼 대문자로 표기하는데, 대문자로 쓴다고 반드시 소유권이 있거나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란 의미는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만약 영리 추구가 기준이 되는 요소라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대문자로 표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개방형 블록체인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사적 이익 추구가 필요하다. 채굴자들은 토큰 보상이라는 사적 이익을 위해 정직하게 거래를 검증한다. 참여자들이 각자의 이익을 좇는 과정에서 안전하고 변치 않는 듯 보이는 거래내역을 다 같이 만들도록 설계된, 모든 이용자가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기 때문이다.

많은 기자가 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어떻게 범주화해야 할지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익을 추구하며 경쟁하는, 민간 참여자들이 100% 개발하고 유지하는 공공 인프라’라는 말 자체가 모순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탈중앙화된 시스템을 공공 인프라로 만드는 것은 이익을 추구하도록 설계된 인센티브가 틀림없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블록체인 영역을 지키는 사람들은 부패할 가능성이 있는 중앙 권력으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승인도 받지 않은 채 이익 추구라는 동기에 의해서만 움직인다. 그 결과 그 누구도 접근을 제한하거나 데이터를 변경할 수 없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복잡한 문제

진정으로 탈중앙화된 개방형 블록체인을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공공 인프라로 봐야 한다고 하자.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게 본지의 표기 지침 문제를 해결해주진 않는다. 우린 여전히 대문자나 소문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어떤 블록체인을 퍼블릭 블록체인이라고 부를지 결정하는 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익 추구라는 요인 때문에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반드시 구분할 필요는 있다. 개방형 블록체인에서 공익적 성과를 내게 하는 이익 추구라는 요인이 해당 기준에 못 미치는 블록체인에서는 악용될 소지가 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구분돼야 할 플랫폼들을 표기지침에 기반해 직간접적으로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부른다면 이용자들에게 잘못된 믿음을 심어줘 자칫 이런 악용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출처=언스플래시
출처=언스플래시

그래서 결론은 무엇인가? 네트워크 통제 권한에 대한 견제가 없으면, 특혜를 받은 일부 참여자들이 다른 참여자들에게 피해를 주며 더 많은 토큰을 손에 넣게 되는 불공평한 경쟁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이는 모두 블록체인의 핵심 설계와 구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확실한 답이 없다.

트론(TRON) 프로토콜(‘tron’은 아니더라도 ‘Tron’으로 표기하는 게 올바른 듯하지만)을 보면 퍼블릭 블록체인이라 부르기엔 지나치게 중앙화돼 있다. 시가총액 9위를 차지하고 있는 블록체인 이오스(EOS)는 어떤가?

설립자들이 한글자 한글자를 모두 대문자 표기하도록 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이오스가 거래속도를 높이기 위해 설계한 위임지분증명(DPoS) 합의 알고리듬이 충분히 탈중앙화된 모델인가 하는 게 더 큰 문제다. 이오스가 중국의 블록 생성자들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현상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은 줄곧 있었다. 그러다 자칭 ‘블록체인의 CEO’라 하는 트론의 CEO 쑨위천이 이오스의 전신 스팀잇(Steemit)을 인수하자 기존 스팀(Steem) 이용자들이 그와 대적할 블록체인을 새롭게 설립하기에 이르렀고, 이후 위임 지분증명이 과연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식인지에 대한 의문이 심각하게 제기됐다.

그 밖에도 복잡한 문제는 더 있다. 일각에선 사전채굴과 암호화폐공개(ICO)가 있는 이더리움 같은 블록체인을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불러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심지어 비트코인도 채굴력 집중이나 블록스트림(Blockstream) 같은 기업들이 핵심 개발에 참여한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중앙화됐다는 비판을 듣기도 한다.

즉, 명백한 해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해서도 안 된다. 사적 이익보다 공익이 우선시 되는지를 잘 살펴 각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범주화하는 노력을 계속 기울일 때 우리 사회가 옥석을 가려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믿지 않을진 몰라도, 끊임없이 고민하며 질문을 던지는 기자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미래의 돈이 걸린 전쟁터, 아프리카

아프리카의 최대 경제국인 나이지리아가 심각한 달러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유즈풀 튤립스(Useful Tulips)에 따르면 그로 인해 현지에서 비트코인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이런 통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 정부는 곧 출시 예정인 디지털 화폐를 아프리카 정부와 기업들이 사용하도록 지난 10년간 막대한 투자를 해왔고, 그렇게 쌓아온 영향력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달러 대신 이익을 얻는 것이다 보니, 아프리카를 비롯한 다른 신흥시장에서 미국의 국익이 침해되는 상황이다(하단 차트 참조).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존스홉킨스대학의 중국-아프리카 연구계획(China-Africa Research Initiative)에서 내놓은 다음의 그래프가 많은 걸 말해준다. 지난 10년간 중국은 아프리카에 꾸준히 투자를 늘려왔다. 반면 미국의 아프리카 내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현저히 줄었다. 지난 2016년 이래로 미국의 순 FDI 유입은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아프리카 내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과 미국의 대 아프리카 외국인 직접투자(FDI). 출처=존스홉킨스대학 중국-아프리카 연구계획
중국과 미국의 대 아프리카 외국인 직접투자(FDI). 출처=존스홉킨스대학 중국-아프리카 연구계획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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