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운영' 신한은행 블록체인 연구조직의 현 주소는?
[인터뷰] 윤하리 신한은행 블록체인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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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김병철 2020년 6월2일 08:00
윤하리 신한은행 디지털그룹 블록체인셀장.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윤하리 신한은행 디지털그룹 블록체인셀장.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2016, 2017년엔 블록체인이 있으면 은행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블록체인 세상이 오더라도 신뢰기관으로서 은행, 금융기관의 역할은 있을 것이다"

윤하리 신한은행 블록체인셀장은 지난 30일 신한은행 디지털그룹 사무실에서 코인데스크코리아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 중 블록체인 전담조직이 있는 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뿐이다. 신한은행 블록체인랩은 2017년 7월 디지털R&D센터 아래 3명의 연구조직으로 시작했고, 지난 3년여 동안 조금씩 인원이 늘어 최근 7명 규모의 블록체인셀로 전환했다. 앞으로도 더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윤 셀장은 "테크회사인 카카오가 페이에 진출하는 걸 테크핀이라고 부르듯, 반대로 핀(금융기관)이 블록체인, 인공지능 기술로 테크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내 정보통신(IT)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블록체인셀에는 삼성SDS, LG CNS 등 출신 소프트웨어 개발자 5명과 기존 신한은행 행원 2명이 함께 은행에 맞는 블록체인 기술과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디지털그룹에는 각 20~30명 규모의 빅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연구조직도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는 좀 더 가깝게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 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정보와 거래를 분산하는 사상을 가지고 있어서, 금융업의 본질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다. 장기 관점에서 은행에 필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신한은행.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신한은행.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신한은행의 블록체인 사업방향은 ①업무 프로세스 효율화, ②국내외 컨소시엄, ③신 비즈니스 모델 발굴 3가지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은행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한 대표 사례는 의사 대상 대출상품인 ‘신한 닥터론’이다. 기존에는 은행이 대한병원의사협의회에 정회원 여부를 확인하는 등 대출 절차에 2~3일이 걸렸으나, 증명서류를 블록체인에 올리자 실시간 공유할 수 있었다. 윤 셀장은 "오로지 블록체인때문은 아니지만, 전년 동기대비 닥터론 대출건수가 25%, 금액은 46% 늘었다"고 했다.

오는 8월에는 비슷한 형태의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 사업도 시작한다. 블록체인에서 대출정보를 공유하면 평균 3~4회인 소상공인의 기관 방문을 1회로 줄이고 대출실행 기간도 22일에서 10일 이내로 줄일 수 있다고 신한은행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보고 있다. 

"이런 결과를 보고 현업 부서가 적극적으로 컨설팅 요구를 한다. 2017년부터 전체 임원들, 본부 부장들, 특정 부서에게 꾸준히 교육해서 이젠 블록체인이 뭔지 설명은 안 해도 된다. 자기 업무에 블록체인을 어떻게 적용할지 컨설팅 요청이 오면, 함께 사업화를 고민하고 있다."

다만 모든 연구개발이 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신한은행은 2018년 이더리움 기반으로 일종의 암호화폐 지갑인 '디지털자산 보관서비스'의 파일럿 테스트를 마쳤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아직 금융기관의 암호화폐 사업에 부정적이라 내부 연구개발에서 그쳤다.

"암호화폐는 조심스럽다. 법제가 문제가 안 된다면 은행도 가상자산 사업자(VASP)가 될 수도 있지만 특금법 시행령이 아직 안 나와서 뭘 판단하기 어렵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CBDC) 연구 등 기술적인 준비는 최대한 하는데, 사업화하는 건 (규제방향을) 지켜보고 있다."

현재는 블록체인 앱을 이용하는 기업에 키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개인 키 관리 시스템(PKMS; Private Key Management System)'을 그라운드X, 헥슬란트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윤 셀장은 "'디지털자산 보관서비스'가 암호화폐를 직접 보관한다면 PKMS는 디지털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키만 보관하는 것"이라고 구분했다. 그러나 사실 암호화폐는 지갑이 아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존재하고, 지갑에는 개인 키가 저장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신한은행뿐만 아니라 국민은행도 암호화폐, 신용정보, 신원정보 등 디지털자산 수탁 사업을 위한 내부실험을 진행중이다. 독일에선 2020년 1월부터 은행도 고객의 암호화폐를 수탁할 수 있다. 윤 셀장은 은행이 왜 디지털 자산 수탁에 관심을 갖는지에 대해 "은행은 수백년 동안 수탁(커스터디)사업을 해왔다. 단지 수탁 대상이 바뀌어 왔다. 금에서 (실물) 달러, 디지털머니 그리고 앞으로는 디지털자산으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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