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신흥 시장서 암호화폐 수요 증가했다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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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0년 6월8일 07:00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본 칼럼을 매주 읽는 독자라면 최근 아프리카에서 비트코인 개인간(P2P) 거래가 급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유즈풀 튤립스(Useful Tulips)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 지역의 비트코인 거래량은 매주 1200만달러가 넘는다.

아프리카뿐 아니라 다른 신흥 시장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한 이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현재 암호화폐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트렌드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암호화폐의 대중화까지는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개발도상국에서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종류의 암호화폐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을 보면 암호화폐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혜택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처럼 신흥 시장에서 암호화폐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바로 전 세계적인 달러 부족 현상 때문이다. 미국 외 지역에 사는 수십억 인구가 매일 달러를 사용하지만, 공급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달러는 구하기 어려운데 자국 통화는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은 앞으로 발생할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이자 결제나 송금을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전 세계적 달러 부족 현상은 지난 3월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무제한 양적완화(QE) 정책을 발표하고 급히 주요 산업국 16개 중앙은행과 통화스왑 라인을 체결했던 것과 궤를 같이한다. 당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자 사람들은 달러를 구하기 위해 일제히 은행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유럽과 아시아 금융자본 시장에서 달러로 돈을 빌린 채무자들은 담보에 마진콜이 들어오자 앞다투어 달러 확보에 나섰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 역시 안전 자산인 달러를 손에 넣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지난 4월 질 칼슨은 칼럼에서 연준이 전 세계 달러 수요를 맞추기 위해 돈을 찍어내는 양적완화 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우리는 앞 문단의 ‘산업국’과 ‘금융자본’이란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준의 구제책으로 글로벌 통화시장이 단기적으로 안정을 찾았을진 모르지만, 월가를 중심으로 한 정책 실행 구조는 유동성이 공평하지 않은 방식으로 공급됐음을 의미한다.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미국 증시는 활기를 되찾았지만(아래 참조), 여러 신흥 시장에서 달러 부족 현상은 지속했고 일반 시민들의 삶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특히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달러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나라들에선 국민이 자국 통화를 믿지 못해 기업간(B2B) 거래나 저축, 집세 등 거액을 지불해야 할 때 달러를 선호한다.

원유 수출국인 나이지리아에서도 원유 가격 폭락과 더불어 전 세계적인 달러 부족 현상이 겹치자 심각한 달러 위기가 발생했다.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인 나이지리아에서 비트코인 개인간 거래가 급증했고, 이는 아프리카 지역 전체의 거래량 증가를 이끌었다.

 

생계수단  마이크로태스킹

베네수엘라도 마찬가지다. 자국 화폐 볼리바르의 가치가 땅에 떨어져 사람들이 장을 볼 때마저 도저히 현금을 들고 가 결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니콜라스 마두로 독재 정권은 달러 사용에 대한 제한을 사실상 철회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지금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생활에 필요한 달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카라카스에 사는 언론인 하비에르 바스타도는 자택의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인터뷰에 응해줬다. 그는 “달러 구하는 일이 귀한 수집품을 모으는 일처럼 하늘에 별 따기가 돼 사람들이 볼리바르 가치 하락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중 하나가 웹사이트에 접속해 자잘한 작업들을 처리하는 대가로 10사토시(비트코인 0.0000001개)를 벌 수 있는 마이크로태스킹(microtasking)”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개발도상국에서는 크라우드소싱 방식의 마이크로 태스킹을 통해 사람들이 돈을 벌고 있다. 기업들은 많은 사람의 참여로 머신러닝 알고리듬에 인간의 직관력을 가르치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는데, 로그인할 때 신호등이 있는 그림을 모두 골라 당신이 봇이 아님을 증명하라는 화면이 대표적인 예다. 암호화폐 기술의 발달로 이런 프로젝트들이 가능해진 것이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높은 비트코인 온체인 거래 수수료(현재 건당 약3달러)를 계속 지불하면서까지 마이크로태스킹에 대한 보상을 모두 치르지 않았다. 수수료가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한 오프체인 거래를 가능하게 해주는 라이트닝네트워크(Lightning Network)의 제2 레이어 솔루션의 개발로 스택(Stak)과 같은 웹사이트들이 큰 비용 부담 없이 고객에게 마이크로 태스킹에 대한 보상을 해줄 수 있게 됐다. 필리핀과 아르헨티나에 있는 스택 이용자들은 웹사이트에서 마이크로태스킹으로 사토시를 벌어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에도 기회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의 비트코인 수요는 여전히 결제 수단보다는 초인플레이션 국가에서 가치 있게 여기는 금 같은 투기성 자산이나 가치저장 수단에 더 가깝다. 그럼 달러 부족 국가들이 일상적인 결제와 송금 거래를 하는 데 겪는 어려움은 어떻게 되는 걸까?

여기서 스테이블코인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월릿 제공업체 리피오(Ripio)가 대표적인 예다. 리피오의 CEO 세바스찬 세라노는 리피오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테이블코인인 USD코인(USDC)과 다이(Dai)의 실제 이용자 수요가 지난 1분기에 10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여기엔 명확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바로 사람들이 익숙한 것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오픈머니 이니셔티브(Open Money Initiative)에서 활동하고 있는 칼슨의 동료 알레한드로 마차도는 “나이지리아와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원하는 건 사실 비트코인이라기보단 달러다. 따라서 달러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 자산을 갖고 있다면 해결책을 찾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해결책이란 테더(Tether)나 USD코인, 다이처럼 이더리움(Ethereum)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라, 비트코인만이 제공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마차도는 자국민을 위해 발리우(Valiu)를 공동 설립했다. 발리우는 테더나 USD코인 같은 예치금 모델이나 다이 같이 스마트계약에 기반한 담보 시스템 대신 두 가지를 종합해 안정성을 확보한다. 고도의 비트코인 거래-헤징 전략을 통해 달러 대비 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디지털 계약을 제공하는 것이다.

산업국들이 초래한 여러 문제를 겪은 신흥 시장에서 현재 이런 다양한 방안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방안들이 널리 사용될 수 있을진 더 두고 봐야 한다. 일례로 나이지리아의 비트코인 일일 거래량은 800만달러인데, 2개월 전보다 2배 증가한 수치긴 하나 전체 경제 규모가 4200억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암호화폐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것처럼 암호화폐의 이용 사례가 가장 명확하게 나타나는 곳은 개발도상국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한 이후 아프리카뿐 아니라 다른 신흥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는 이 양상은 현재 암호화폐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트렌드를 보여준다. 암호화폐의 대중화까지는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개도국에서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종류의 암호화폐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을 보면 암호화폐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혜택을 가져다주는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둘로 쪼개진 아메리칸 드림

미국의 30개 우량기업 주식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 Jones Industrial Average)는 당초 미국 경제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축소판 같은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졌다. 미국의 번영도를 측정하는 용도로 다우존스 지수가 자주 쓰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아메리칸 드림을 집약해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필자는 중요한 질문 하나를 던지고자 한다. 월가의 가장 대표적인 지수인 다우 지수는 지난 2주간 어떤 움직임을 보였는가?

미국 현충일이었던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이 아무런 무기도 없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했다. 이날부터 지난 목요일(4일)까지 11일간 다우 지수는 7.4% 상승하며 사상 최고의 50일 실적을 기록했다. 이후 실업률 호재에 힘입어 다우 지수는 금요일(5일) 오후 현재 또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지난달 25일 이후 다우존스 지수 실적 그래프.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지난달 25일 이후 다우존스 지수 실적 그래프.

한 번 생각해보자. 그 11일 동안(거래일로는 9거래일) 미국에서는 수백만명이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다시금 주목받게 된 인종 불평등 문제와 끊임없이 계속되는 부당함에 항거하기 위해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일부 경찰은 여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했고, 시위대 중 일부는 상점을 약탈하고 차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불 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격으로 정치적 분열의 골을 더 깊게 만드는 사이,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0만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그 와중에 증시는 예상보다 강력한 경기회복을 기대하는 심리로 인해 상승세를 보였다고 CNBC 전문가들은 말했다.

여기서 필자는 대안적인 이론을 하나 제시하고자 한다. 바로 미국의 존재를 위협하는 위기가 오래 지속될수록 연준에서 금융자산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부으리란 사실을 투자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같은 시기에 헤지펀드들의 배를 불려주는 일이 국가적인 분열 사태를 해결하는 데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오히려 금융 시스템의 실패를 여실히 드러내고,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필요성만 더 강조해줄 것이다. 지금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한 시기다.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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