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즘 상장폐지를 보면서 생긴 작은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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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희
한서희 2020년 7월9일 17:00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코즘(COSM)의 거래지원을 종료했다. 업비트는 그 이유로 △타 프로젝트와 인수합병으로 인한 디지털 자산의 기술적 변동 내역이 사전 협의되지 않았으며 △출처 및 용도가 불분명한 코즘을 임의로 추가 발행하면서 사전 공지를 이행하지 않았고 △투자자의 자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무적 변동요소에 대한 공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이런 거래지원 종료는 ‘업비트 디지털자산 거래지원 종료 정책’에 따른 것이다. 여기서 거래 종료 사유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적시되어 있다. 적용된 규정은 맨 마지막 규정인 ‘업비트 사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경우’인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 상장 후 디지털 자산 관리 체계
- 법령에 위반되거나 정부 기관 또는 유관 기관의 지시 또는 정책에 의해 거래 지원이 지속되기 어려울 경우

- 해당 디지털 자산의 실제 사용 사례가 부적절하거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이 부정적인 경우
- 해당 디지털 자산의 기반 기술에 취약성이 발견되는 경우
- 해당 디지털 자산이 더이상 원래의 개발팀이나 다른 이들로부터 기술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 해당 디지털 자산이 업비트에 거래지원이 개시되었을 당시 맺었던 서비스 조건 및 협약서를 디지털 자산 개발팀 또는 관계자들이 위반한 경우
- 해당 디지털 자산에 대해 사용자들의 불만이 계속적으로 접수되는 경우
- 또는 상기 각호의 사유와 유사하거나 업비트 사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경우

가상자산 유통시장은 유가증권이나 코스닥시장과 같은 엄격한 상장요건이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전통적인 주식시장 중에서 가상자산 시장과 가장 유사한 시장을 들라고 하면 코넥스 시장이 있다. 코넥스 시장은 성장 초기의 중소 벤처 기업이 원활하게 주식을 상장할 수 있도록 만든 시장이기 때문에 유사한 측면이 크다. 그렇다면 가상자산 시장의 상장폐지와 관련해서 코넥스 시장의 상장폐지 제도를 참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코넥스 시장은 거래대상 자산의 특성을 고려해 재무상태 및 경영성과와 관련된 상장폐지 요건은 적용하지 않고 있다. 대신 아래 사유로 실질심사를 받고, 그 결과 폐지 결정이 내려지면 해당 주식은 시장에서 상장폐지된다.

1) 특례상장기업의 지정자문인 미선임
2) 감사의견 부적정, 의견거절
3) 최대 주주 등의 지분을 제외한 주식이 5% 미만(분산요건 미달)
4) 사업보고서 미제출
5) 기업설명회 미개최의 사유가 있을 때
6) 불성실공시, 회생절차개시신청, 상장 관련서류 허위기재 누락, 횡령 배임, 주된 영업정지 등

이번 코즘 사안은 코넥스 시장의 상장폐지 규정 중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면 불성실 공시 등에 따른 실질심사 결과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폐지 결정에 이르게 된 경우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코넥스 시장에서도 공시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물론 가상자산 시장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가장 첫번째 단계가 투명한 공시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공시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고려돼야 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조치는 매우 타당한 측면이 있다.

현재 가상자산 유통시장에는 상장과 관련해서 엄격한 심사기준이 존재하거나 법령 내지 규칙에 따른 상장폐지 절차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런 상장폐지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몇년 전의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을 생각해보자. 상장만 하면 엄청난 이익이 발생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사업개발이 아닌 코인 상장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랬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상장폐지 되는 종목들이 나오고 있고 거래소 스스로 그 기준을 마련해둔 것이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이 스스로 정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변화의 단초라고 생각한다.

이런 변화에는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의 시행도 한몫 했을 것이다. 개정 특금법은 2021년 3월25일부터 시행된다. 그렇게 되면 이제 사업자는 6개월 이내인 2021년 9월25일까지 금융당국 신고를 완료하고 영업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거래소의 자정 노력이 신고제를 의식한 탓인지, 아니면 고객들의 보호를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런 긍정적인 바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업권법의 제정을 통한 전체적인 산업 구조의 정비도 필요할 것이다.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에 이어서 업권법의 제정까지도 이루어지길 희망해 본다.

한서희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한서희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한서희 파트너 변호사는 법무법인 바른의 4차산업혁명대응팀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인공지능(AI) 등을 맡고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자문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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