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뒤처진' 한국 업계의 트래블룰 대응
미국 거래소, P2P 시스템 개발
한국, 8~9월 발표될 특금법 시행령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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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김병철 2020년 8월5일 07:00
자금이동규칙. 출처=Markus Spiske/Pexels
자금이동규칙. 출처=Markus Spiske/Pexels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가상자산사업자들에게 암호화폐 송금 시 송금인·수취인 파악을 주문한 자금이동규칙(트래블룰)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국내 금융당국과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의 준비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업계는 우선 8~9월께 입법예고될 것으로 예상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을 기다리고 있다. 특금법은 자금이동규칙(전신송금 시 정보제공)을 강제하고 있으나, 이를 지켜야 하는 사업자 범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시행령에 포함될 예정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국내에는 아직 큰 변화는 없다. 특금법 시행령이 나와야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행령을 개정 중인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최근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와 자금이동규칙 솔루션 기업 등을 만나며 업계 현황을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국내에서 자금이동규칙과 관련있는 기업은 시그나(쿨빗엑스), 람다256, 보난자팩토리, 헥슬란트, 유스비 등이 있다.

빗썸, 업비트 등 국내 주요 거래소들이 회원사인 한국블록체인협회에선 수개월 전부터 자금이동규칙 공동망 구축이 논의됐으나 아직 결정된 건 없는 상황이다. 조인트벤처, 제3기관, 협회 등이 공동망을 운영하는 방안들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개정 특금법에 따라 자금이동규칙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제3기관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있고, 현재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한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에선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이를 위한 백서를 준비 중이다. 코인베이스, 제미니, 크라켄, 비트렉스, 비트고 등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은 사용자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P2P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

관련 업계 스스로 데이터 교환을 위한 표준 프로토콜 개발에 나선 경우도 있다. 디지털상공회의소(CDC), 글로벌 디지털 금융(GDF), 국제디지털자산거래소연합(IDAXA)이 참여하는 인터VASP(InterVASP)는 지난 5월 IVMS101이라는 메시지 표준을 발표했다. 네덜란드의 ING도 은행으로는 최초로 자체 프로토콜(TRP)을 개발해 암호화폐 거래소 등에 제공할 예정이다. 

다른 FATF 회원국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현재 트래블룰 준수를 의무화한 것은 아니어서, 미국 등의 사례는 업계의 자율적·주도적·선제적 대응이라 평가할 만하다. 반면,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가 여전히 모호한 한국에서는 업계가 당국의 정책 방향을 먼저 신경쓰는 셈이다.

FATF는 지난 7월 열린 31기 3차 총회에서 "회원국의 법제 도입 및 민간의 트래블룰 이행을 위한 기술개발 등을 비춰 볼 때 민·관 모두 발전이 있었으며, 현 시점에서 추가 개정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재 기술발전 속도를 볼 때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도 자금이동규칙을 지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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