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 이익, 기타소득 아닌 금융투자소득"
조세재정연구원 "경제적 실질이 금융상품에 가깝다"
주식 양도세 공제 채권 20배…“혜택 과도”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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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김동환 기자 2020년 8월25일 18:40
출처=백소아/한겨레
출처=백소아/한겨레

정부가 내년부터 암호화폐 투자 수익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과세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지적이 나왔다.

강동익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5일 발간한 ‘재정포럼 8월호’에 실린 ‘2020년 세법 개정안 평가’ 글을 통해, "가상자산은 경제적 실질이 금융상품에 가깝기 때문에 금융 당국과 세제 당국은 가상자산을 재분류하여 금융투자소득으로 과세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강 부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정의하는 데 있어, 지난 3월 개정된 특정금융정보법으로 정의된 '자산'으로 규정할 뿐, 금융상품을 규정하고 있는 자본시장법으로는 정의할 수는 없다는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 속성상 금융투자소득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소득세법 상 기타소득은 "이자소득·배당소득·사업소득·근로소득·연금소득·퇴직소득 및 양도소득 외의 소득"으로 규정돼있으며, 복권 당첨금이나 저작권료, 물품 대여료, 강연료, 원고료, 사례금, 습득한 금품 등이 이에 해당된다. 언뜻 암호화폐 투자 이익과 거리가 멀어보일 수 있지만, 현행법상 암호화폐는 자본시장법상 금융상품 대상으로 정의되지 않은 상태다. 과세를 하기 위해서는 기타 소득 분류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 거꾸로 암호화폐 투자 이익을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하려면, 암호화폐가 자본시장법상 지위가 필요한 셈이어서 후속 입법논의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주식 5천만원 양도세 공제는 너무 과도하다"

한편, 정부가 2023년부터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를 시행하면서 연 5천만원 수익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 강동익 부연구위원은 “금융투자 활성화를 위한 금융세제 개선은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의 과도한 공제혜택으로 실효성에 의문이 있고 다른 종목과 형평성 문제도 있다”며 공제혜택 축소를 주장했다.

금융투자소득은 이익이 여러 해 동안 누적돼 발생할 수 있고, 금융투자는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종합소득과 별도로 구분되며, 이월공제 기간을 둔다. 지난 7월 기재부는 이월공제 기간을 5년, 기본공제 금액을 5천만원으로 하는 세법개정안을 발표한 상태다.

다만, 상장주식과 주식형 공모펀드는 합산해 연 5천만원까지 공제되지만, 비상장주식·채권 등 다른 금융상품은 공제액이 연 250만원으로 20배나 차이 난다. 그는 “상장주식·공모펀드의 기본공제 금액이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높아, 기타 금융상품 투자 유인을 떨어트리고 자산 다각화를 저해할 것”이라며 “기본공제 금액을 축소해 적용하고, 여러 상품 간 기본공제를 동일하게 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2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2020년 세법개정안’ 사전브리핑에서 정부안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2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2020년 세법개정안’ 사전브리핑에서 정부안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기획재정부

주식을 팔 때 양도가액의 0.25%를 내는 증권거래세를 내년엔 0.23%, 2023년엔 0.15%까지 낮추는 개정안에 대해, 금융업계는 더 낮추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식 양도차익에 과세를 하므로 거래세까지 물리면 이중과세가 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강 부연구위원은 “여러 연구 결과 증권거래세 인하는 경제적 효과가 작은 것으로 나타나며, 증권거래세를 폐지할 경우 이에 해당하는 재원을 마련할 방안과 이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반대 뜻을 밝혔다. 그는 ‘이중과세’ 주장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가 없다”고 단언하며 “그런 논리라면 소득세를 낸 세후 소득으로 물건을 구매할 때 내는 부가가치세도 이중과세가 되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번 세법 개정안에는 과세표준 10억원을 초과하는 초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소득세 최고세율을 현행 42%에서 45%로 올리는 내용도 담겨있다. 강동익 부연구위원은 소수의 고소득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증세는 재분배 효과가 제한적이고, 소득이 증가했을 때 지불해야 하는 세금도 더 늘어나므로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만6천명에 불과한 납세자를 대상으로 과세를 강화하는 현 개정안보다 대부분 납세자의 세 부담을 조정하는 각종 공제 및 면제 제도 축소가 바람직하다”고 했다. 비과세·감면제를 축소하더라도 저소득층의 세금 인상 폭보다 고소득층의 세금 인상 폭이 더 크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고소득자의 세 부담 비중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열어 주식 양도차익 과세 및 증권거래세 세율 인하,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 등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법인세법 등 16개 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최종 확정된 정부 안은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다음 달 3일까지 정기국회에 제출해 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취재: 김동환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이경미 한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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