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등어의 물류 신선도는 블록체인으로 보증된다"
[인터뷰]박정화 비피앤솔루션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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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기자
정인선 기자 2020년 9월1일 09:00

공급망관리는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검토하는 대기업들이 가장 눈독 들이는 분야 중 하나다. 다수의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가운데, 단계마다 데이터가 위·변조될 위험을 막아주면서, 최종 단계에서 유통 이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부산광역시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1차 규제특례 대상에 선정돼 9월 실증 돌입을 앞둔 블록체인 수산 물류 플랫폼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공급망관리 효율화를 목표로 한다. 이 사업을 주도하는 부산 기반 기업 비피앤솔루션은 본래 무선주파수인식기술(RFID)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중공업 관제 시스템을 만들어 기업들에 납품해 왔다. 

지난 8월12일 코인데스크코리아와 만난 박정화 비피앤솔루션 사업기획팀 이사는 “비피앤솔루션이 이미 보유한 관제 기술을 ‘주특기’로 하면서, 블록체인이라는 가장 저렴한 신뢰 보장 시스템을 더해 물류 신선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공동어시장 안 가보셨죠? 거기가 한국에서 제일 큰 어시장인데, 배에서 내린 생선을 여전히 구루마(손수레)로 탑차에 옮깁니다.”

박정화 비피앤솔루션 이사.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박정화 비피앤솔루션 이사.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박 이사는 “전국에서 부산에 수산물 유통사업자가 가장 많다”면서, “이들을 만나보면 대기업이나 마켓컬리 같은 신흥 강자의 유통체계에 비해 자신들이 뒤처져 있다는 걸 이미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유통업자들이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를테면, 스마트 콜드체인 시스템을 활용해, 항구에 닿은 배에서 수산물을 내려 이를 집하해 가공 공장으로 옮기고, 이어 1, 2차 유통업체를 거쳐 소비자에게 가 닿기까지 전 과정을 IoT와 블록체인으로 관제해 유통 이력의 신뢰도를 높인다면 다들 환영할 것이란 뜻이다.

비피앤솔루션은 우선 비교적 작은 규모 어선이 입항하는 부산시수협 다대포공판장에서 하루 1톤 정도 소량의 수산물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어 IoT 센서를 장착한 탑차를 이용해 수산물을 사하구 장림공내에 구축한 전용 생산시설로 옮겨 1차 분류·가공한 뒤, 스마트 콜드체인 시스템을 통해 2차 가공·판매업자 또는 소비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 때 수산물이 담긴 어상자에는 RFID칩을, 어상자에서 소분된 포장재에는 QR코드를 부착한다. 중간유통업체와 소비자 등 각 단계별 참여자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이를 태그하면, 퍼센트(%) 단위로 수치화 된 ‘물류 신선도’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수산물이 언제 배에서 내려 어떤 유통, 가공, 운반 과정을 거쳐 현재 단계까지 왔는지 이력도 한눈에 확인 가능하다. 박 이사는 “온도와 습도뿐 아니라 충격도와 방사능 농도, 실시간 위치, 그리고 이상거래 발생 여부 등 데이터까지 실시간으로 추적·수집해 블록체인에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신선도'가 아닌 '물류 신선도'라는 용어를 쓰는 건, 배가 한 번 떠서 입항하기까지 최대 15일이 걸리는데, 그 과정의 신선도까지는 우리가 보증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거꾸로 말해 적어도 배가 육지에 닿는 그 순간부터의 신선도는 퍼센트로 표현된 수치만큼 확실하게 보증 가능하다는 의미다.

“서로 전혀 관계가 없는 별개의 법인끼리 제품을 유통하지만, 마치 한 회사가 컨트롤하듯 정보를 공유하고, 그 정보의 신뢰성을 블록체인으로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브랜딩이 마무리되지 않아 가칭이지만 BBF(Busan Blockchain Food)를 브랜드화 해, 블록체인 버전의 해썹(HACCP,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처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해양물류 플랫폼 서비스. 출처=비피앤솔루션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해양물류 플랫폼 서비스. 출처=비피앤솔루션

비피앤솔루션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협업해 물류 전용 블록체인 시스템 및 콜드체인 플랫폼 개발을 마쳤다. IoT 장비 설계와 시제품 제작, 수산물 가공, 분류 공간 시설 구축, 콜드체인 전용 화물차량 제작도 완료했다. 오는 9월부터 연말까지 기능 위주의 1단계 실증을 앞두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부산은행이 개발한 디지털바우처를 도매 대금 지급에 활용하는 거래 부문 실증에 들어간다. 박 이사는 “실제 대금 지급에 디지털바우처가 쓰이려면 현재 200만원인 1회 거래 한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바우처를 활용해 낮은 수수료로 고액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면, 기존에 시장에서 현금을 주고받는 재래식 거래의 불편함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식품 유통 과정에서 상품이 상온에 노출될 확률이 언제 가장 높은지 아나? 바로 차량이 막 창고에 도착했을 때다. 스마트 콜드체인 시스템에서 디지털바우처를 활용한 대금 지급까지 해결 가능해지면, 차량 문을 열어 물건을 확인하는 과정 없이 물건을 넘길 수 있게 된다. 그만큼 도중에 신선도가 떨어질 확률도 낮아지는 셈이다.”

편집자 주: 지난 7월, 부산광역시가 국내 최초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지정 첫돌을 맞았습니다. 올해 하반기 들어 금융과 관광, 물류, 공공안전 등 분야의 실증 사례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금융과 마이데이터, 의료데이터 등 분야 실증 사례가 추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부산시는 특히 BNK부산은행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디지털바우처’를 중심으로 특구 내 토큰이코노미를 꾸려간다는 ‘빅 픽쳐’를 그리고 있습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가 부산 특구 내 토큰이코노미 구성원이 될 기업과 기관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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