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세대에서 암호화폐 세대로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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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0년 8월31일 08:00
출처=언스플래시
출처=언스플래시

지난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기 전, 밀레니얼 세대와 성인이 된 Z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암호화폐 기술이 돈의 개념을 바꿔 놓을 거라 믿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이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법률회사 미셸모어(Michelmores)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3%만이 암호화폐에 투자한 반면 1980~1996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중 부유한 젊은이들은 20%가 암호화폐에 투자했다. 한편 해리스(Harris)와 블록체인 캐피털(Blockchain Capital)의 공동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비트코인에 익숙한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조사 대상자의 43%였던 반면, 18~34세 젊은이들은 응답자의 60%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연령대엔 밀레니얼 세대(10년)와 Z세대(6년)가 섞여 있다.

하지만 적어도 미국과 영국에서만큼은 밀레니얼 세대와 성인이 된 Z세대가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인 투자 상품을 더 많이 신뢰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앞선 데이터는 해당 집단이 암호화폐로 완전히 갈아탄 것이 아니라 암호화폐에도 투자하는 집단임을 보여준다.

이렇게 중요한 디지털 네이티브 집단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릴 기제는 무엇이 될까? 어떻게 하면 이들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열성 지지자들처럼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돈과 투자, 부의 축적에 있어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이라 믿게 할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그 촉매제가 될 수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에 미친 경제적 여파를 생각해 보라. 4억개의 정규직 일자리에 해당하는 노동 시간이 사라졌고, 파산 신청은 건수를 셀 수도 없이 쌓여 있다. 또 정부 부채는 GDP의 100% 수준을 이미 넘어섰거나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 1930년대 대공황이 그 후 수십년 동안 사람들의 경제적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쳤던 것처럼 코로나19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여파가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게 될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앞으로 내릴 결정들이 중요해질 것이다. 필자는 그 결정들이 그들을 비트코인으로 이끌 것이라 본다.

 

태도 충격

필자에겐 Z세대인 두 딸이 있다. 한 명은 대학교 2학년에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고, 1학년 때처럼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예정이다. 나머지 한 명은 가을에 11학년(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데, 이 중요한 시기에 언니처럼 집에서 온라인으로 학습을 하게 됐다. 성인이 되기 전, 인생에서 통과의례로 거쳐야 하는 일들을 필자의 딸들은 다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내기 어렵다.

하지만 둘은 운이 좋은 편이다.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퓨리서치(Pew Research)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인이 된 Z세대(18~23세)의 절반이 코로나19로 본인이나 가족이 실직했거나 월급이 줄었다고 답했다.

한편 24세 이상인 밀레니얼 세대 중 많은 이들이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취업, 장기적 투자 전략을 세우는 일 등 인생을 좌우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기에 놓여있다. 인생에서 이렇게 중차대한 시기에 코로나19가 갑자기 불쑥 나타났다. 그리고 코로나19는 이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게티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와 에이지 웨이브(Age Wave)를 대신해 해리스 여론조사(Harris Poll)에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응답자의 1/3 정도가 이미 자신의 재정적 안전에 코로나19가 극도로 또는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X세대의 24%, 베이비붐 세대의 16%, 침묵 세대의 6%가 그렇다고 응답한 것보다 높다.

화폐의 가치 저장수단으로서의 가치는 그 화폐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해당 화폐의 가치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바라보는 관점에 의해 정해진다는 걸 고려했을 때, 미래의 잠재수익에 대한 기대가 감소하는 현상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돈에 대한 생각을 바꿔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이 두 세대가 디지털 화폐를 바라보는 태도는 이번 코로나19 위기 이전부터 크게 달라질 준비가 돼 있었다. 인터넷과 함께 자라온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이용자와 발행자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고, ‘내 목소리는 내가 낸다’는 생각이 일반화되면서 DIY와 자율 정신을 더 많이 함양했다. 다만 ‘내가 은행이 되자’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사고방식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제로 수익률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렇듯 젊은 세대의 변화하는 기대와 태도가 그들의 돈에 대한 생각을 바꿀 문화적 자극제가 되고 있다. 중앙은행이 전례 없는 수준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주식과 채권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지만, 기껏해야 수익률이 1%대에 머무는 등 아주 저조하다 보니 그에 따른 재정적 동기도 있는 상황이다.

수많은 나라에서 거의 제로금리에 가까운 중앙은행 금리 때문에 자연히 당좌·보통예금 수익률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국채와 회사채 수익률도 크게 하락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한편 코로나19 위기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기업들은 주식 분기 배당금을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였다.

지난 20년간 채권 수익률은 꾸준히 낮아졌지만, 수익률 하락은 가격 상승효과를 동반해 수익으로 연결했기 때문에 채권을 보유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호재였다. 이렇게 이익을 본 사람 중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거의 없었으며, Z세대는 그보다 더 적었다. 채권 수익률 하락으로 인한 혜택은 주로 그들보다 위 세대인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의 몫이었다.

이제 수익률은 더 낮아질 수 없는 수준까지 낮아졌다. 젊은이들은 향후 50년간 시장에 투자할 준비가 끝났지만, 금리 수익이나 자본 이익을 기대할 수 없다.

만약 주식이 계속해서 오른다면 채권 수익률이 아무리 낮아도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사실 낮은 채권 수익률 때문에 주식이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중앙은행의 과도한 개입으로 주식 시장에 버블이 끼지 않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가치 평가 측정 기준들이 모두 과매수 상태임을 지적하고 있다. 배당수익률은 낮아지는데, S&P500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이 최고점이라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살 수 있는 게 없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요즘 주택 가격은 젊은이들이 살 수 없는 수준인데, 거의 바닥인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하한가 제약까지 더해져 향후 기대 수익률도 낮아졌다.

 

멈출 수밖에 없는 러닝머신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이 수조 달러 규모의 돈을 무제한으로 계속 찍어낼 수 있다면 이 러닝머신은 멈추지 않고 영원히 달릴 수 있다. 평균 주가수익비율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것이고,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젊은이들은 증시 인플레이션에 편승해 그다음 세대에 리스크를 전가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최소한 ‘낮은 물가 상승’과 ‘견실한 경제 성장’이라는, 지난 30년간 증시를 떠받쳐온 최상의 조건들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과 그로 인한 정책 대응이 이 둘을 모두 불가능하게 만들 거라 본다. 팬데믹에 대처하는 미국 정부를 향한 전 세계의 신뢰는 급락했고, 연준의 통화 확대정책(지난주 정책 수정 발표로 사실상 확인됨)은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며 달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 한편 이동제한 조치로 경제 성장이 타격을 입고, 여행과 근무에 대한 제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늘어만 가는 부채를 잡아야 하는 기업들과 정부는 자금 조달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즉,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이 채권 수익과 기업 수익을 앞질러 실질적인 손실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안정적인 방법을 찾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임이 분명하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이렇게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으로 인해 그들이 현재 모으고 있는 법정화폐에 대한 신뢰가 깨지게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 때문에 젊은이들이 명목 금리 자체가 없는 비트코인으로 눈을 돌리게 될까? 그럴 수도 있다.

젊은 세대가 비트코인이 약속하는 검열에 저항하는 디지털 희소성을 받아들이고, 이용자들을 화폐 가치 하락과 정치적 불확실성, 몰수, 경제적 의존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기능을 높이 산다면, 법정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고평가된 자산들의 낮은 수익률과 비교해 비트코인의 가치가 점점 더 높아 보일 것이다.

결국 이것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가진 특권이다.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의 구식 통화 시스템을 함께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자기 세대에 이득이 될 새로운 시스템을 직접 만들 것인가?

 

지난 50년 동안의 법정화폐 기반 자산 수익률

이번 주 칼럼을 준비하면서 필자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의 장기 사이클 흐름을 분석했다. 내년 이맘때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금을 달러와 고정 비율로 바꿔주는 금태환 정책을 폐기하고 독단적으로 법정화폐 시대를 열었던 ‘닉슨 쇼크(Nixon Shock)’ 50주년이기 때문에 지난 5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세인트루이스 연준은행의 FRED(Federal Reserve Economic Data) 서비스에서 제공한 아래 차트를 보면, 첫 10년 동안 급격한 변화의 초기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금수 조치에 더해 변동환율제 도입으로 물가가 매섭게 상승하자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은 초고금리 정책을 단행한다. 대출 비용이 늘어나면서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도 자연히 급등했다. 볼커 의장이 힘들게 내린 결정으로 인해 아래 차트에서 회색으로 표시된 경제침체 시기 가운데 두 번의 침체기가 1980년대 초에 연달아 찾아온다. 하지만 이내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쌓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대안정기(Great Moderation)’를 맞이했다. 그렇게 인플레이션 문제는 잡혔고, 채권 수익률은 다시 내렸다. 그후 40년 간 이런 흐름은 계속됐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출처=세인트루이스 연준은행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출처=세인트루이스 연준은행

꽤 합리적이게도 이 이야기는 오랜 시간 좋은 선례로 받아들여졌다. 미국은 물가 상승 억제와 대출 비용 감소를 통해 장기간에 걸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그렇게 미국은 냉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용을 댈 수 있었고, 신흥 시장에 자금을 쏟아붓는 새로운 미국식 글로벌 자본주의를 만들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생긴 과도한 열정이 더 치명적인 호황과 불황의 경기 사이클을 만들어냈는데, 상호 연결성이 점차 증대되는 세계에서 특히 신흥 시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경제위기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신용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1990년대에는 중앙은행(특히 연준)이 가격 조건을 만드는 역할뿐 아니라 불확실성과 공포가 시장을 덮치는 시기엔 시장을 뒤에서 방어해주는 역할을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그린스펀풋(The Greenspan Put)’ 참조).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그후 몇 년 동안 이런 현상은 최고조에 이르게 되는데, 당시 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 하한(zero bound)’까지 내렸지만, 여전히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제를 부양시킬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후 연준은 전례 없는 양적 완화 정책을 펴며 은행이 보유한 수조 달러를 시장에 푼다.

또 다시 새로운 위기에 봉착한 우리는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연준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돈을 찍어냄으로써 증시를 떠받치고 있고,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다. 시장이 역사를 반복하도록 그냥 내버려두지 왜 걱정을 하느냐? 그럴 경우 40년에 걸쳐 반등한 채권 가격이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익률 하락의 반대를 의미하며, 일각에선 이를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위험한 버블로 보기도 한다. 각국 중앙은행과 기업들이 미국 국채를 다량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모든 종류의 제2금융권 대출을 위해 인기가 높은 담보를 제공한다. 경제가 붕괴해 시장이 망가지면 ‘닉슨 쇼크’보다 더 큰 충격파가 있을지 모른다.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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