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블록체인 금융 이상 없다. 특구가 증명할 것”
[인터뷰]신창호 부산광역시 미래산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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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기자
정인선 기자 2020년 9월17일 08:00

국내 최초·유일의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실험을 이끄는 신창호 부산광역시 미래산업국장은 "부산에 건전한 토큰 이코노미를 만들어야 한다"고 공개석상에서 수차례 강조해 왔다. '블록체인은 육성하되 암호화폐는 안된다'는 정부 기조와 다소 차이가 있는 발언이다. 지난달 중순 부산광역시청 내 집무실에서 신 국장을 만나 '용감한' 발언을 쏟아내는 배경을 물었다. 

신창호 부산광역시 미래산업국장.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신창호 부산광역시 미래산업국장.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부산광역시가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에 지정된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가 궁금하다.

=특구 지정 후 로드맵을 만들었다. 진전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 않은 게 사실이나, 방향은 로드맵로 가고 있다. 애초 비전과 로드맵을 처음 발표할 당시, 부산 특구에 건전한 토큰 이코노미를 만드는 걸 목표 삼았다. 

—그동안 정부의 암호화폐 발행, 유통 금지 기조와 관련한 아쉬움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왔다. 

=블록체인 하면 사실 가상화폐(암호화폐)가 먼저 생각나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중앙 정부의 우려가 커서, 부산시가 처음부터 섣불리 나서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1차 규제특례 대상으로 금융, 물류, 관광, 공공안전 분야 4개 서비스 7개 사업자가 들어왔다. 금융, 즉 BNK부산은행의 디지털바우처가 나머지 셋을 연결하는 모양새로 설계를 했는데, 결국 디지털바우처 이름을 달리 하면 가상화폐가 될 수 있다. 

아직 ICO(암호화폐공개)같은 건 안 되지만, 기술은 갖춰놓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부산은행의 사업도 1차 규제특례 대상에 넣은 거다. 특구 내 실증 사업들을 통해 (암호화폐 관련 사업에 대한) 우려를 불식해야 하는데,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빗썸의 통합거래소 사업도 3차 규제자유특구 규제 특례 대상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 선정은 안 되는 등 암호화폐 관련 사업이 부산 특구로 들어오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다.

=빗썸이 제안한 통합거래소 사업의 경우 아직까지는 어려움이 있다고 봐 지난 7월 3차 규제 특례 대상 선정에선 빠졌다. 이번에 추가로 지정된 사업 중 마이데이터, 의료데이터 등 분야 사업은 가상화폐와 관계가 없어 최종 지정이 크게 어렵진 않았다. 

그런데 세종텔레콤 컨소시엄의 부동산 집합투자 플랫폼 사업은 거의 STO(증권형토큰발행)에 가까운 사업이다보니, 반발과 우려가 매우 많았다. 그래서 무척 힘들었다. 결국 완벽한 STO 케이스는 아니지만 그래도 선정까지 이뤄 냈으니, 이제 제대로 만들어내야 하는 단계다. 

페이스북 리브라, 중국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고, 한국은행도 CBDC 관련 연구를 하고 있긴 하지만, 과거 ICO 광풍이 불었던 걸 생각하면 관련 당국도 섣불리 규제를 풀긴 어려울 거다. 기업들도 이제는 예전처럼 방만한 ICO같은 건 꿈도 안 꾼다. 본인들도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산 특구에서도 ‘토큰이코노미’라는 말 앞에 자꾸 ‘건전한’이라는 수식어를 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고, 어떻게 통제할지에 대한 합의를 이룰 단계다. 디지털바우처와 부동산 집합투자 플랫폼으로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가 제대로 굴러간다는 걸 보여준 뒤, 이를 기반으로 특구 내에서 통제된 형태의 거래소 사업이나 STO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을 장기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특정금융정보법 개정, 암호화폐 과세 방안 마련 등에선 어떤 변화를 읽고 있나?

=사실 기대를 많이 하긴 했는데, 큰 변화가 느껴지진 않는다. 그럼에도 의미를 두자면 정부가 가상자산에 대한 법적 정의를 처음으로 내렸다는 점과,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 두 가지다. 이전보다 많이 나아진 거다.

그런데 여전히 관심이 많이 가는 건, 코인을 이용해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게 할지다. 옛날처럼 대박 나는 게 이미 끝났다면, 이제 안정적 범위 안에서 명확하게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재원 조달 수단 중 하나로 쓸 수 있어야 한다. 벤처기업들도 투자 유치를 많이 해내듯이.

코인의 문제가 변동성과 사기라고들 하는데, 사실 주식이나 화폐 가치도 변동성이 있는 건 마찬가지다. 또 사기 사건이 많았던 건 제대로 된 정보도 없고 규제도 이뤄지지 않아서다. 

—규제 특례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지 않은 기업들은 부산 특구 내 블록체인 실험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사실 일반적으로 ‘특구’ 하면 특정 지역 내에선 규제가 전부 완화돼 뭐든 할 수 있는 모양새를 상상한다. 그런데 규제자유특구가 그런 식으로 운영되진 않는다. 실험을 할 수 있는 사업자는 누구고 사업의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규제를 면제헤줄지를 모두 정해 두는 형태이기 때문에 일반 기업이 들어올 길이 많이 없는 게 사실이다. 그게 어떻게 보면 한계다.

그래서 부산시는 규제 특례 사업 외에 다른 사업들을 통한 실험도 해 보려 한다. 코인플러그와 협업해 구축한 모바일 분산신원인증(DID) 서비스 부산블록체인체험앱이 하나의 사례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규제자유특구 추진단도 현재 부산에 내려와 있는데, 추진단이 입주해 있는 센텀기술타운 센탑(CENTAP)의 모바일 출입증에 이 DID 서비스를 확대 적용하는 등 협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시 자체 사업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상수도 검침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비대면화 하는 것 등이 가능하다. 아직 아쉬운 점이 많더라도, 앞으로 다양한 실험이 특구에서 이뤄질 수 있고, 또 많은 기업이 여기에 참여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한다.

—특구 내에서의 실험이 실험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결국 2년간의 실증 끝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면, 그땐 확산이다. 규제를 없애서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 그게 규제자유특구의 목적이다. 

편집자 주: 지난 7월, 부산광역시가 국내 최초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지정 첫돌을 맞았습니다. 올해 하반기 들어 금융과 관광, 물류, 공공안전 등 분야의 실증 사례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금융과 마이데이터, 의료데이터 등 분야 실증 사례가 추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부산시는 특히 BNK부산은행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디지털바우처’를 중심으로 특구 내 토큰이코노미를 꾸려간다는 ‘빅 픽쳐’를 그리고 있습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가 부산 특구 내 토큰이코노미 구성원이 될 기업과 기관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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