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친화적인 암호화폐 사용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2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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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0년 9월21일 10:00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붉게 이글거리는 하늘, 늘어만 가는 사망자 수, 거대한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 폐허만 남은 삶의 터전… 최근 미국 서부에서 시작한 대형 산불이 12개 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칼럼에서는 기후변화와 함께 암호화폐 업계에 기후변화가 갖는 의미에 관해 얘기해보려 한다.

좋든 싫든 기후변화나 암호화폐 모두 우리 삶에서 사라지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암호화폐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간에 공통점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실은 암호화폐의 미래와 우리가 사는 지구 기후의 미래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기후변화는 국경을 초월하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지만, 이번 달 발생한 산불을 계기로 캘리포니아와 오레곤 주민들이 배운 것처럼 그 영향이 매우 국지적으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즉, 기존 민족국가의 중앙화된 지배층이 억제하지 못하는 탈중앙화된 현상이란 뜻이다.

기후 협약을 두고 시행은 고사하고 정부 간 합의점을 도출하는 일마저 장기간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우리에겐 기후변화를 관리할 탈중앙화된 거버넌스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이 전략은 자신의 행동이 미치는 영향을 세계 다른 지역 사람들이 하는 행동의 영향에 맞추는 플랫폼에 각 지역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등록하게 유도하는 전략으로, 이미 블록체인 커뮤니티의 몇몇 연구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양한 장비로 구성된 탈중앙화된 네트워크 안에 있는 센서들이 만들어낸 환경 관련 데이터를 포착한 후 수정 불가능한 방식으로 기록하도록 국제 블록체인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는 방안에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렇게 하면 정부나 임팩트 투자 펀드들이 자신의 행동을 평가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측정치들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러시아 브라츠크에 있는 비트리버 채굴장. 출처=코인데스크 애나 베이다코바 기자.
러시아 브라츠크에 있는 비트리버 채굴장. 출처=코인데스크 애나 베이다코바 기자.

예일대 공개 기후(Open Climate) 프로젝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 기후 원장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매터리움(Mattereum) 설립자 비네이 굽타는 본지 칼럼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생산 공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블록체인 추적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니 몬스터

기후 데이터 개선과 녹색 개발 자금 지원을 위해 블록체인 솔루션을 활용하려는 프로젝트들이 많지만, 암호화폐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개 이보다는 협소하고 감정적인 성격의 논란이다. 바로 ‘많은 전기를 소모하는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우리를 환경파괴로 이끄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비트코인을 비난하는 진영의 대표적인 인물로 디지코노미스트(Digiconomist)의 설립자이자 연구가인 알렉스 드 브리스가 있다. 디지코노미스트는 비트코인 채굴 네트워크와 세계 각국의 탄소 배출량을 비교하는 지표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로, 드 브리스는 현재 비트코인 채굴 네트워크의 탄소 배출량이 아제르바이잔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를 포함한 여러 연구자는 대부분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지만(코인셰어스(CoinShares)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해시파워 중 73%가 재생 에너지를 사용한 채굴), 암호화폐를 사용하지 않는 개인과 기업들이 사용할 양까지 모두 써버리는 바람에 원래라면 그들이 사용하지 않았을 탄소 배출이 심한 에너지원을 쓰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칼럼을 통해 벌써 여러 차례에 걸쳐 이는 일리 있는 지적이지만, 불필요한 불안감을 과도하게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매우 역동적으로 바뀌는 비트코인 탄소배출 전망을 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재생 에너지 기술과 비트코인 채굴칩 모두 지속해서 진화하고 있으며, 효율성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채굴자들끼리 비트코인 보상을 놓고 경쟁하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시장에서 그들은 점점 더 저렴한 재생 에너지원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효율성이 증대될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의 성장과 함께 재생 에너지 생산업체들이 더 나은 제품을 생산하게 하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다.

문제는 그 목표를 얼마나 이른 시일 내에 달성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최근 캘리포니아 산불 사태로 인해 이는 더 시급해 도달해야 할 목표가 됐다.

앞으로 에너지 효율성은 탄소 순 배출량이 0점이 되는 ‘네트 제로(net zero)’를 목표로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말처럼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는 모두 죽는다. 비트코인 이용자든 아니든 원래 같았으면 비효율적이고 탄소 배출이 심한 에너지원들을 활용했을 텐데, 지구촌 여러 지역에서 정부 보조금과 부패로 인해 아직도 이런 에너지원으로도 수익성 좋은 기회들이 생기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런 맥락에서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력소비 지수(Cambridge Bitcoin Electricity Consumption Index)에 의한 연간 총 네트워크 사용 전력이 67.4테라와트시(TWh)라는 사실은 심히 우려할 만하다. 우리는 아직도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석탄을 태워 얻고 있다.

 

전력망 관리

하지만 서두에서도 말했듯 암호화폐나 기후변화 위험 그 어느 것도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오히려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기후변화를 억제하면서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있을까?

이더리움(Ethereum)의 선례를 따라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작업증명(PoW) 방식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비트코인의 합의 알고리듬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뜩이나 불만이 많은 비트코인 커뮤니티 전체에 걸쳐 이렇게 근본적인 하드포크를 조율해 실행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뿐더러 이는 영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토대로 변하지 않는 ‘디지털 금’이란 비트코인의 가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일이다.

대신 실무 차원에서 변화를 줘야 하며, 채굴자들에게 그저 효율성 높은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라고 설득하기보단 시스템 전반에 걸친 솔루션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엔 암호화폐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암호화폐 커뮤니티들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에너지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그리드 전반에 걸친 맞춤형 솔루션이 필요하다.

레이어원의 서부 텍사스 채굴 시설. 출처=레이어원
레이어원의 서부 텍사스 채굴 시설. 출처=레이어원

피터 틸이 투자자로 참여한 채굴 기업 레이어원(Layer1)을 보자. 최근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란 사실은 차치하고, 레이어원은 비트코인과 환경 관리가 동시에 가능한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채택했다.

레이어원은 텍사스주 전기신뢰성위원회와 협약을 맺고 서부 텍사스 지역에 있는 채굴장을 전력 사용이 몰리는 시간에는 가동하지 않는 대가로 그에 상응하는 지원금을 받기로 했다. 이로써 전력망 관리 업체는 전체 커뮤니티의 전력 사용과 생산에 있어 피크 시간대와 그렇지 않은 시간대를 더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전체 전력 공급망에서 일반 가구의 태양광 발전 비중이 점차 증가하면서 시간대에 따른 전력망 관리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같은 에너지 시장에서는 태양광 발전에 ‘덕 커브(duck curve)’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현상은 태양이 강한 낮 시간대에 태양광 발전 패널로 여유분 전력을 생산하지만, 전력 사용량은 사람들이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에어컨을 많이 돌리는 밤 시간대가 가장 많아서 전력 생산과 사용 사이의 간극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효과적인 전력 저장 메커니즘이 없으면 이렇게 낮에 생산한 에너지가 그대로 낭비돼 전체 전력 시스템에 엄청난 기회비용을 초래하게 된다. 그래서 낮에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해 이 여유분 전력을 사 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메사리(Messari)의 메이슨 니스트롬이 말한 것처럼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그 역할을 하기에 아주 적합하다.

레이어원의 CEO 알렉산더 리글이 지난해 본지 브레디 데일 기자에게 말했듯, 비트코인 채굴자들에게 덕 커브를 관리하게 한다면 채굴자들이 지나치게 많은 전력을 사용해 청정에너지가 채굴 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막는다는 비평가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다. 리글은 “현재 재생 에너지 이용률이 여전히 낮기 때문에 제로섬 게임이 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럴 경우 비트코인이 생태계 내에서 커뮤니티들의 지속 가능한 에너지 사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전략적인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그리드 전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가정용 태양광 발전을 가능하게 해 에너지 탈중앙화라는 회복력을 갖추고 탈탄소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는 더 넓은 의미의 공생 관계로 이어진다.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에너지를 돈으로 바꾸는 일에 집중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희소성 있는 디지털 화폐 비트코인의 자기 주권적 특성을 계속 유지하면서 화폐를 저장·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탈중앙화된 시스템을 해커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한다. 비트코인 이용자들에게 이는 가장 중요한 서비스다. 커뮤니티와 채굴자들이 에너지 공급 관리에 따르는 위험과 혜택을 함께 나눈다면 환경적으로도 지속 가능하며 개인간(P2P) 금융·결제 시스템을 영속화하는 공통의 이해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환경 재앙이라는 섬뜩한 헤드라인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글로벌 주체로서 입지를 다지는 방법이다.

 

변동성 업계에서 지수를 개발한다는

데이터 제공업체 디파이 펄스(DeFi Pulse)에서 내놓는 탈중앙화 금융 앱에 예치된 총 자금 규모(TVL) 통계는 사실상 신생 분야인 탈중앙금융(DeFi, 디파이) 생태계의 급속한 성장을 측정하는 기준이 됐다. 아마도 그래서 급성장하는 디파이 부문을 위한 지수를 디파이 펄스에서 가장 먼저 만들게 됐는지도 모른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디파이 토큰 10종의 실적을 추적하는 ‘디파이 펄스 지수(DeFi Pulse Index)’가 이번 달 출시된 이후 지난 17일 디파이 펄스의 협력사 셋 프로토콜(Set Protocol) 웹사이트에서 추이를 확인한 결과 처음 9일간 상당히 큰 폭으로 지수가 움직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지난 8일 99.73달러로 시작한 디파이 펄스 지수는 나흘 만인 지난 12일 36.4%의 증가세를 보이며 136.03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그 후 하락세가 이어져 107.79달러까지 떨어졌다.

출처=디파이 펄스
출처=디파이 펄스

9일간 8%가 조금 넘는 순 증가율을 보였다는 건 전통적인 금융에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선 괜찮은 수익률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몇 달간 계속된 다른 디파이 토큰 가격의 급등세에 비한다면 실망스러운 수익률임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디파이 부분 전체 TVL이 68억2000만달러에서 87억8천만달러로 29%나 증가했다는 결과를 내놓은 디파이 펄스의 자체 분석과도 모순된다. 자동화된 시장조성자(AMM) 기반 디파이 프로토콜 스시스왑(SushiSwap)이나 탈중앙화된 대출 프로토콜 에이브(Aave)가 출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디파이 펄스 지수만 업계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놀랄 건 없다. 디파이 펄스의 시도는 높이 사지만, 이렇게 변화무쌍한 초기 단계에 어떤 지수를 개발한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디파이 펄스 지수 개발팀은 10개의 디파이 토큰을 골랐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이 포트폴리오는 흐름에 뒤처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디파이 펄스 지수엔 유니스왑(Uniswap)은 있었지만, 유니스왑에서 포크해 만들어진 프로토콜로서 AMM을 통해 유니스왑의 유동성만 흡수하려고 개발된 스시스왑도, 에이브도 빠져 있었다. 스시스왑이 출시된 뒤 유니스왑의 토큰 가격은 급락했지만, 스시스왑의 매서운 급등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스시스왑의 토큰 가격은 출시 초기 급등세를 이어가다 설립자 가운데 한 명이 보유한 토큰을 대량 매도하면서 갑자기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다시 그가 프로토콜에 자금을 돌려놓자 가파른 반등 곡선을 그렸다. 이렇듯 새롭게 출시된 프로토콜들의 영향으로 디파이 부문 전체 가치가 크게 올랐다.

즉, 디파이 부문에서 새롭게 등장한 주역들이 기존 리더들을 제치고 갑자기 대세로 급부상하는 대규모 ‘의자 놀이’를 하는 것과 같다. 물론 큰 변동성은 달갑지 않지만, 새로 출시된 프로토콜들 덕분에 디파이 부문 전체의 가치가 크게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구성 요소가 고정될 수밖에 없는 지수의 특성상 이런 사실이 디파이 펄스 지수에선 나타나지 않았다. 지수를 새로 개발하는 작업이 이렇듯 구체화된다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지수를 만들기엔 시기적으로 다소 이른 감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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