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안대교. 출처=Doo Ho Kim/flickr
부산 광안대교. 출처=Doo Ho Kim/flickr

DAXPO(디지털자산박람회) 2020이 끝났습니다. 저희도 이제야 행사 피로감도 가신 것 같네요. DAXPO는 코인데스크코리아가 2019년부터 시작한 연례 컨퍼런스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인 부산시에서 열 예정이었죠. 그런데 8월 중순, 코로나19의 2차 유행으로 행사 2주 전에 급하게 온라인 컨퍼런스로 전환했습니다.

이때부터 코인데스크코리아는 더욱 바빠졌습니다. 오프라인용으로 준비했던 걸 모두 취소하고, 준비되지 않았던 스튜디오 예약과 촬영 준비 등을 시작해야 했으니까요. 다행히 큰 무리없이 행사를 잘 마쳤고, 모든 세션은 유튜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댁스포의 가장 큰 특징은 여러 정부 부처가 참여했다는 점입니다. 한국은행이 CBDC 연구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했고, 금융감독원은 국내외 가상자산 규제 동향을 설명했습니다. 경찰청은 모네로를 받은 '박사방' 조주빈을 어떻게 잡았는지 발표했고요. 중앙은행, 금융당국, 수사당국까지 암호화폐와 관련된 부처 대부분이 참여한 셈이죠.

국외 기관의 참여도 눈에 띕니다. 일본 금융청과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FinCEN) 등 미·일 금융당국도 DAXPO에 참여해 규제 현황을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미 국토안보수사국(HSI)도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를 검거한 과정을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국내 금융기관들이 처음으로 공개를 주저했던 디지털자산 전략을 공유한 것도 의미있었습니다.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은 미래에 대부분 자산이 디지털화될 걸 예상하며, 디지털자산 수탁을 준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고요. 은행뿐만 아니라 한화자산운용, SK증권, 교보증권도 참여해 디지털자산의 미래를 논의했습니다.

부산 블록체인특구를 제대로 알아보는 세션도 있었습니다. 부산시, BNK부산은행, 세종텔레콤, BPN솔루션 등 특구 주체들이 모여 부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자세히 설명했고요. 그라운드X, 야놀자, 밀크파트너스, 코인플러그, 다날핀테크, 크립토퀀트, 해시드 세션에선 업계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치권도 참여했습니다.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출신인 이용우 의원은 핀테크 혁신을 발표했고, 정무위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가상자산법'을 공부하고 준비하겠다고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만약 가상자산법이 생긴다면 국내에서도 금융기관이 합법적으로 진출하고, 산업이 확장하는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선 금융기관도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규제당국이 허용한 선물상품 시장도 있고요. 올해 DAXPO 발표자를 보시면, 국내에서도 정부가 깡그리 무시하는 수준은 벗어나 조금씩 암호화폐 산업의 규제, 제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속도가 빠른 블록체인 업계에서 내년 DAXPO는 또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됩니다. 특금법 시행 후 규제의 파고 속에 부디 살아남고 성장해, 내년엔 광안대교를 바라보며 회 한 접시에 소주 한잔을 나누고 싶습니다. 아, 참고로 DAXPO는 댁스포라고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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