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그거 사기 아니냐? 언제까지 할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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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모 기자
박근모 기자 2020년 10월6일 07:00
출처=플리커
출처=플리커

 

"가상화폐 그거 사기 아냐? 나라에서도 못하게 한다는데, 그런 거로 기사를 써도 괜찮대?"

햇수로 벌써 4년째 명절 때마다 고향에 내려가면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그나마 지금은 아내가 '앞으로 유망한 기술이래요'라며 내 편을 들어줘서 다행이라는 걸 꼭 말하고 싶다.

사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취재하는 우리 같은 기자나 업계 분들에게는 일반  대중의 이런 시선이 익숙하다. 한편으로는 이해도 된다. 나만 하더라도 2016년쯤에 썼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한 기사를 다시 되짚어 보면, 마지막에 '투자에 유의해라', '사기 가능성이 있다', '가격 거품에 주의해야 한다' 경고의 메시지로 마무리했다. 당시에는 나조차도 암호화폐가 거품이고 사기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이다. -물론 지금도 이런 생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만큼 워낙 초기 시장이다 보니, 블록체인 기술보다는 거래소를 중심으로 암호화폐 거래와 가격에만 모든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자 젊은 층 사이에서는 'ICO(암호화폐공개)'가 유일한 재태크 수단으로 꼽히며 묻지마 투자 열풍이 불었다. 그 결과물은 혹독했다. 암호화폐 투자 사기가 빈번해지고, 가격 급등락으로 인한 투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2018년 초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의 '가상화폐 거래는 사실상 도박'이라는 발언으로 이어졌다. '크립토 겨울'의 시작이다.

안타까운 점은 일련의 굵직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를 이용한 다단계 사기나 해킹, 성착취동영상 거래('박사방' 등)는 끊임없이 이어지며, '암호화폐=도박', '암호화폐=사기', '암호화폐=범죄' 등의 이미지가 씌워졌다. 처음 블록체인 기사를 썼을 때만 하더라도 가족들이 '그거 뭔데, 좀 이상한 거 아니야'라는 반응이 '그거 사기잖아'로 바뀐 계기일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올해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암호화폐=사기'라는 말과 '계속 블록체인 기사를 쓸 거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만큼 기자로서 할 일도 많다. 내년에는 이런 이야기를 듣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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