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암호화폐 거래소 운명은 은행에 달렸다
특금법 시행령… 은행이 판단해서 실명계좌 개시
FIU, 11월 초 입법예고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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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김병철 2020년 10월26일 16:13
금융위원회. 출처=한겨레
금융위원회. 출처=한겨레

내년부터 암호화폐 거래소의 사업, 폐업 여부는 사실상 은행의 판단에 맡겨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런 내용이 골자인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코인데스크코리아가 26일 일부 입수한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수리의 핵심인 실명입출금계정 발급에 은행의 주관적 판단이 포함됐다. 

개정 시행령의 실명계정 개시 기준은 5가지다. 이중 4개는 객관적 기준이다. 

1. 고객 예치금 분리보관
2.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
3. 신고 불수리 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것

  • 3호: 벌금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 4호: 신고가 직권 말소돼 5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등

4. 고객의 거래내역 분리 관리

마지막 5번째 기준에 따르면, 은행이 가상자산 사업자의 자금세탁 위험성을 평가한 후, 실명입출금계정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5. 금융회사 등이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개시하려는 경우에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자금세탁행위와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구축한 절차 및 업무지침 등을 확인하여 법 제5조제3항제1호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의 금융거래 등에 내재된 자금세탁행위와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의 위험을 식별, 분석, 평가해야 한다.

이는 현재 은행과 암호화폐 거래소 간 실명입출금계정 계약 구조와 다르지 않다. 그동안 거래소 등 업계는 객관적 기준만으로 이루어질 희망했으나, 결국 가상자산 사업자의 사업 여부는 최종적으로 은행의 판단에 맡겨진 셈이다.

은행의 판단에는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금융당국의 입김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의 운명을 결정하는 게 부담스러운 은행들도 앞서 객관적 기준만으로 구성해 달라고 FIU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블록체인 업계에선 특금법 개정 이후,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가 대폭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현재 은행과 실명입출금계정을 계약한 거래소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4곳 밖에 없다. 은행이 추가로 실명입출금계정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2021년 9월 이후 국내 거래소는 최대 4개만 살아남는다는 얘기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규제가 사업을 접게 만들면 안 된다. 빅테크와 핀테크에게도 (규모에 따라 규제) 예외가 있듯이 조금이라도 살릴 수 있는 곳은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금법 부대의견에 따라, FIU는 이번주 안에 국회 정무위원 의원실을 모두 방문해 특금법 시행령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FIU의 보고 문서에는 실명입출금계정에 대한 내용만 담겼다. 애초 이번주로 예상됐던 시행령 입법예고는 11월 초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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