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이 바닥 아직도 더럽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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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모 기자
박근모 기자 2020년 11월10일 06:00

Case1. A업체의 임직원이 암호화폐 도박과 사기에 연루됐다는 기사를 씀. A업체는 해당 기사가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며, 명예훼손 및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 법원 "기사의 적시사실이 허위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음" 코인데스크코리아 승소, 명예훼손 '혐의없음' 

Case2. 블록체인 기업 C업체가 파트너십을 준비한다는 걸 취재해 보도. 회사 발표 전에 기사가 나와, 가격 상승이 아니라 폭락했다며 투자자 커뮤니티가 항의. 

위 사례는 1년 반 전 나에게 실제 일어난 일이다. 사실 이것뿐만 아니라 이 바닥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인맥을 동원한 압박이나 협박도 심심치 않게 당했다.

최근에도 A 프로젝트와 관련한 취재를 하는 중 해당 프로젝트의 실소유주라는 인물과 만났다. 그는 대뜸 틀니를 꺼내서 보여주며 폭행을 당해서 이빨이 하나도 없다는 설명과 함께 "기자님을 걱정해서 하는 이야기"라며 "기사가 나가서 코인 가격이 폭락하면, 투자자들이 기자님한테도 이렇게 해꼬지 할까 봐 걱정된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기도 했다.

출처=Gratisography/pexels
출처=Gratisography/pexels

1년 반 전만 하더라도 국내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산업이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이런 지저분한 일이 발생하는 것은 흔한 '성장통'이 아닐까 했다. 하지만 여전히 여기저기서 이런 사건이 반복되는 모습을 보며 실망스러움을 넘어서 걱정이 앞선다.

서두를 이렇게 거창하게 시작하는 건 최근 주변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 때문이다. 내가 겪었던 일들이 아직도 이 바닥에서는 흔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블록체인 밋업 커뮤니티 '존정보'를 운영하는 스존 김태린씨로부터 최근 연락을 받았다. 과거 내가 겪었던 소송 경험담과 대응 방법을 알고 싶어했다. 무슨 일인지 내막을 들어보니, 자신의 블로그에 TMTG라는 암호화폐에 대해서 글을 썼는데, 해당 프로젝트의 재단이 작성 글이 허위 사실이라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했다는 거다.

김태린씨는 고소에 맞서 변호사를 선임하고, 피같은 휴가를 내서 경찰 조사도 받았다. 나는 직업이 기자다보니 회사 차원에서 대응을 했지만, 개인 입장에서 직접 이런 송사를 진행하기는 피곤한 일이다. 나는 김태린씨에게 해당 글이 공익을 위한 것이며, 허위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정리해 조사관에게 제출하라는 조언을 건낼 수 밖에 없었다. 

또 다른 유명 암호화폐 인플루언서 타로핀은 최근 '레이븐' 코인에 대한 하나의 글을 썼다. 그는 블로그 글을 통해 레이븐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사건은 그 이후 발생했다. 해당 프로젝트의 커뮤니티에서 들고 일어섰다. 그 글로 인해 레이븐 코인 가격이 크게 출렁 됐기 때문이다. 더이상 의혹에 대한 진실 유무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1년 반이 지났지만, 이 바닥에서 벌어지는 일은 여전하다. 코인 가격을 띄울 수만 있다면 협박과 재갈 물리기를 서슴지 않는다. 투자자도 이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다. 지저분하다.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나는 이 바닥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가능성을 믿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이 많다고 믿고 싶다. 이 바닥이 깨끗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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