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은 강력한 호재다
[칼럼]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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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행 스트리미 대표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 2020년 11월12일 17:07
출처=Gayatri Malhotra/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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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은 비트코인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바이든의 경제공약이 지켜진다고 가정하면, 트럼프 집권 시나리오와 비교해서 비트코인 가격이 어떻게 다르게 변할까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한 몸이 되어 돈을 시중에 살포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경제환경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이 새로운 투자처로서 각광받을 거란 견해를 전제하더라도, 바이든 당선은 트럼프의 당선보다 훨씬 강력한 비트코인 상승 기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화 정책: Biden = Trump

통화정책은 사실 대통령의 권한이 아닌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입니다. 트럼프가 재선되어 지난 몇 년 간과같이 아무리 (유례 없이) 중앙은행에게 금리 인하를 압박할지라도 그다지 그 실효성이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그리고 제 생각에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통화팽창 기조가 선회되기는 힘든 실정입니다. 따라서 역대급 돈풀기 속 '인플레이션 헤지', '디지털 금' 혹은 '대안 금융 시스템'으로서의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 증가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무차별하게 유효하다는 결론입니다.

 

무역 정책: Biden≈Trump

트럼프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본격화하며 지난 2~30년간 가속화되었던 국제화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매수 내러티브 중의 하나가 '글로벌 화폐'였는데요. 패권 전쟁과 반 국제화에 따른 무역·국제금융 마찰을 극복할 수 있는 결제망 및 대안화폐로서의 비트코인의 수요가 늘어난다 것이 주된 스토리라인입니다.

바이든이 비록 국제 공조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글로벌 리스트이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관세나 'Made in America' 정책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전반적인 무역정책 기조가 빠르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합니다.

예컨대, 바이든 또한 미국산 전기차에만 세금공제를 해주겠다는 것을 공약했으며, 바이든 선거캠프는 트럼프의 무역전쟁 방법과 전술에 대한 의견차가 있지 기본적인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는 점을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미중 패권 경쟁이 빠르게 종식되거나 유권자들의 반 국제화 정서가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 이상, 트럼프에서 바이든으로 백악관의 주인이 바뀌어도 ‘글로벌 화폐’의 내러티브는 계속 유효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재정정책-지출: Biden≈Trump 또는 Biden > Trump

트럼프는 2조달러 이상을 주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지출한다고 했고, 바이든은 향후 10년간 약 1.3조 달러 정도를 친환경 인프라 및 교육 등에, 0.7조 달러를 국내 제조업 부흥을 위해서 지출한다고 했습니다. 바이든의 경우 의료보험 확대나 학자금 대출 지원,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 타깃을 맞추기 위한 지출까지 따져보면 위 계획에서 언급된 것보다 더욱 대규모의 재정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역은 다르지만 양쪽 다 강력한 확장 기조는 동일하며, 양쪽 모두 돈을 찍어서 재정을 마련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재정적자에 구애받지 않고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하나 되어 무제한적으로 돈을 푸는 전시경제 혹은 MMT(현대통화이론) 기조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상수로 봐야 합니다.

이러한 정치 경제적 여건에서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내러티브는 확산되었습니다. 지난 3월만 해도 가치저장 수단 혹은 인플레이션 헤지로서 반신반의하던 비트코인에 이제는 미국 주요 헤지펀드들과 스퀘어 등 미국 유수의 기업들도 뛰어들었습니다.

MMT 기조의 지속 여부는 누가 대통령이 되는지와 무관하지만, 바이든의 당선은 이 기조를 정책적으로 또 이념적으로 공식화하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헤지펀드와 상장사들이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가운데, 전시경제의 공식화는 ‘모험적 안전자산(Risk-on safe haven asset)’으로서의 비트코인의 가치를 보다 돋보이게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Markus Spiske/Unsplash
출처=Markus Spiske/Unsplash

 

재정정책-조세: Biden >> Trump

무엇보다 바이든의 조세 정책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바이든 증세가 국회의 비준을 받지 못하여 공약에만 그칠 수도 있습니다.)

소득세 인상으로 인한 고소득자들의 탈세 수요가 비트코인으로 옮겨올 것이라는 주장도 존재하지만, 미국과 같이 발전되고 투명한 가상자산 금융 인프라(예, 거래소)가 있는 나라에서 개인의 탈세 수요가 증세로 인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가장 핵심적인 동인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핵심적인 동인은 법인세 인상과 장기 보유 주식에 대한 양도세 증세의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가 35%에서 21%로 깎아 놓은 법인세를 다시 28%로 올리는 것은 그다지 급진적인 변화가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두 조합이 주식 시장에 주는 영향은 상당할 수 있습니다.

지난 4년간 주식 시장의 역대급 호황을 이끈 요인 중에는 '바이백'이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기업이 남는 유보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해서 자기들의 주식 가치를 부양하는 행위입니다. 트럼프의 감세 이후 자사주 매입의 규모는 약 2배가량 증가했는데, 이는 '바이백'이 주주 이익에 명확하게 부합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법인세 인하로 기업의 잉여 현금이 늘어났습니다. 장기로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들은 법인의 잉여 현금을 배당받으면 37%의 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바이백'을 통해서 값이 오른 주식을 양도했을 때는 증분의 23.8%만 내도 됐습니다.

더구나 금융시장은 이성적인 투기꾼들을 항상 끌어들여서 가격 상승·하락의 파고는 더욱 극대화됩니다. 즉, 지난 몇 년간의 주식 시장에는 '바이백' 물량과 그 전체 물량의 수십배가 레버리지된 매수세가 존재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바이든의 증세안은 '바이백'의 매력도를 떨어뜨립니다. 첫 번째로 법인세 인상은 기업의 잉여 현금을 감소시키고, 대주주들의 장기 보유 주식에 대한 양도세는 23.8%에서 39.6%로 거의 2배에 가깝게 증세됩니다.

이는 주식 가격을 부양하던 주요 동인 중 하나가 갑자기 한순간에 사라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레버리지 된 투기수요까지 감안하면, 지난 몇 년간의 상승장을 '롤백' 시키려는 하방 압력이 생겨버린다는 뜻입니다.

지난 10년간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중에 푼 엄청난 양의 돈은 피신처를 찾아서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갔고, 현금흐름이 건전한 미국 S&P 500 회사들의 주식은 지난 몇 년간 사실상 ‘모험적 안전자산(Risk-on safe haven asset)’ 역할을 했습니다.

모험적(Risk-on)이라고 지칭한 이유는 유동성장세에 '리스크 테이커'들이 주도하는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존 경제환경과는 너무 다르고, 돈이 갈 데가 없으니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이는 주식이 새로운 안전자산군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바이든이 조세 정책이 통과하여 태세가 하락으로 전환되는 순간 비트코인은 보다 매력적인 돈의 도피처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타: Biden > Trump

바이든의 노동정책의 경우 핵심은 결국 최저임금 인상입니다. 노동자의 임금 인상은 결국 기업의 이익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위 세제 개편만큼 민감한 요인은 아니지만 이는 주식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이기에 위와 동일한 논리가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추가적으로 바이든 민주당의 경우 전통적으로 실리콘밸리의 기술혁신을 선호하는 입장이며 석유, 가스 산업과 같은 전통 기업들보다 신기술 기업에 대한 지원을 해 왔습니다. 또 바이든은 트럼프와는 달리 비트코인에 대해서 부정적인 언급을 한 적이 없다는 점도 바이든 당선이 비트코인에 보다 긍정적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위 분석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 요즘과 같이 돈이 넘쳐날 수 밖에 없는 경제 환경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비트코인은 매력적인 투자처이다.
  • 다만 바이든의 경우 트럼프보다 친기업 성향이 약하고 법인 및 대주주들에 대한 증세를 할 것이기에 주식시장의 퍼포먼스가 떨어질 수 있다.
  • 따라서 넘쳐나는 돈의 저축 수요(Withholding demand)가 주식시장에서 다른 곳으로 분산될 수 있으며, 그 대안 중 하나로서 비트코인이 상대적 각광받을 수 있다.
  • 그러므로 바이든의 당선은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 보다 비트코인 가격에 더욱 강력한 호재다.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함의를 떠나서, 개인적으로 바이든의 당선은 보다 상식에 부합하는 방향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힘이 너무 과도해졌을 때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서 선출된 정부가 다양한 정책적인 방법으로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은 정부의 기본적인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바이든이 내놓은 조세 정책의 경우 1940년대에 그 선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마구 돈을 찍어내던 1940년대 전시 경제 상황과 지금의 상황은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당시 루즈벨트 정부는 유동성 살포에 따른 기업 비대화의 부작용을 강력한 법인세로 완화시켰습니다.

다만 항상 불확실성은 계획과 실천과의 간극에서 나옵니다. 거시경제 내러티브를 따르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경우, 이번 상승장의 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과연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와의 대립과 반대 여론을 극복하고, 공약으로 내세운 재정정책을 실천할 수 있는지라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 가격만큼이나 다이나믹한 미국 대선이었고, 다이나믹한 국제정치 경제 환경만큼이나 변화 무쌍할 것 같은 비트코인의 내러티브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 글은 이준행 스트리미(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 운영사) 대표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며, 투자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투자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이 글이 투자 결과와 관련한 법적 책임 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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