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라
리브라
출처=디엠(Diem) 영상 캡처
출처=디엠(Diem) 영상 캡처

2019년 페이스북이 주도해 출범한 리브라연합(Libra Association)이 페이스북과 거리를 두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름을 바꿨다.

27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는 리브라연합은 지난 1일 이름을 디엠(Diem, 라틴어로 ‘날(day)이라는 뜻’)으로 변경하고 2021년에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경영진도 확정했다. 최고기술책임자에 달리아 말키, 실장에 크리스티 클라크, 최고법률책임자에 스티브 버넬, 성장·혁신 부사장이자 자문위원에 키란 라즈가 임명됐다.

이들은 이전에 임명된 CEO 스튜어트 레비, 상무이사 제임스 에멧, 최고준법책임자 스털링 데인스, 최고재무책임자 이안 젠킨스, 법무 자문위원 솜야 밥사르와 함께 일하게 된다.

페이스북은 1년여에 걸쳐 비밀리에 개발과 연구 작업을 한 후 2019년 6월 리브라 백서를 공개했다. 당시 리브라는 법정통화 바스켓으로 이루어져 세계 어디서나 결제 수단으로 통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을 계획했다. 그러자 즉시 각국 의회는 자신들이 기술을 이해하고 일정 수준의 규제 감독을 마련해서 금융 안정성에 위험을 끼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을 때까지 리브라의 개발을 멈추도록 요구하고 나섰다.

초창기 회원사 가운데 몇 군데는 프로젝트가 시작되기도 전에 높은 규제의 벽에 부딪히자 리브라에 등을 돌렸다. 페이팔 등 주로 금융 서비스 기업이 규제 리스크를 이유로 리브라연합에서 탈퇴했다.

2019년 11월에 공식적으로 출범한 리브라연합 이사회는 이후 프로젝트의 범위를 좁히고, 2020년 4월에 통화 바스켓 대신 단일 법정화폐나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복수의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디엠의 CEO 스튜어트 레비는 전 리브라 연합이 발행하는 첫 번째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기반 코인이 될 거라고 말했다. 디엠은 현재 스위스 통화감독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마크 윌슨/게티 이미지)
디엠의 CEO 스튜어트 레비는 전 리브라 연합이 발행하는 첫 번째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기반 코인이 될 거라고 말했다. 디엠은 현재 스위스 통화감독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마크 윌슨/게티 이미지)

레비는 규제기관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우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제 프로젝트는 변화를 꾀하며 더는 이사회의 회원도 아닌 페이스북과는 더욱 거리를 두겠다는 암시(1일 보도자료에 페이스북은 거론되지 않았다)를 하고 있다. (다만 페이스북의 자회사 노비(Novi, 전 칼리브라)는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자금 조달에 참여한 또 다른 회원사 중에는 페이스북의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도 참여하고 있는 우주 탐사 그룹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Breakthrough Initiatives)도 있다.

“규제 기관은 더 자율적인 연합을 환영하리라 생각한다. 규제 기관은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리더십 팀이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는 조직을 원한다. 부분적으로는 그러한 이유로 이름을 리브라에서 디엠으로 바꾸게 되었다. 12월1일부터 바로 새 이름으로 사명을 바꾼다.” – 스튜어트 레비, 디엠 CEO

개정된 백서에서는 페이스북의 역할이 축소됐다. 2019년 6월에 발간된 백서에서는 페이스북이 6번 언급되고 “페이스북이 2019년에 지도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비도 페이스북의 주관 아래 출범하는 것으로 설명돼 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발표한 백서를 보면 “페이스북 팀이 연합의 발족과 리브라 블록체인의 출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연합 내에서 특별한 권한을 가지지는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디엠 달러 출시

디엠은 스위스 통화감독청(FINMA)을 통해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곧바로 “디엠 달러”를 출시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디엠이 이르면 지난주에 출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레비는 통화감독청이 신청서를 검토한 뒤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출시 시기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리브라는 원래 2020년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규제 기관의 잇단 반대로 일이 복잡해졌다.

레비는 디엠이 암호화폐를 출시할 때 프로토콜 수준에서 국제 규제를 준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 같은 규제 준수가 소비자 보호 기능 등과 마찬가지로 개발 단계부터 네트워크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름은 왜 바꾸냐고 물을 수 있다. 한 가지 이유는 처음에 리브라가 세계 각지의 규제 기관으로부터 뭇매를 맞았지만, 이제는 우리가 상황을 완전히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는 각각의 토큰이 얼마나 폭넓게 순환할 수 있고, 다음 코인이 어느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할 것인지 명시하기 위해 규제기관과 협업하고 있다. 레비는 규제기관이 편안하게 느끼는 정도를 포함해 여러 요소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비는 개발자들이 계속해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지만, 기술적인 수준에서는 이미 코인을 출시할 준비가 되었다고 했다. 발표 당시보다 프로젝트의 범위가 넓어지기는 했지만, 블록체인을 사용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블록체인이 기술과 거버넌스 측면에서 상당한 장점을 제공한다. 오픈소스 공간에 혁신과 협업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이 전반적인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성공 가능성을 높여 준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점은 우리 스스로는 절대 생각해내지 못했을 용례를 개발하고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프로젝트에서는 국제 송금과 상업 결제를 두 가지의 주요 이용 사례로 꼽고 있다.

또한, 레비는 통화 바스켓 스테이블코인을 급박하게 출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먼 미래에 출시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점진적으로 단일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여러 개 발행하고자 한다. 당장은 통화바스켓에 가치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일은 없겠지만, 단일 화폐 스테이블코인을 여러 개 모으면 사실상 통화바스켓에 연동한 스테이블코인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것이 프로그램 가능한 돈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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