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공개된 미국의 개인지갑 트래블룰 규제
미 재무부, 암호화폐 거래소에 고객신원확인 요건 제시
암호화폐 업계 반발 속 '규칙 제정 사전 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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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hilesh De
Nikhilesh De 2020년 12월21일 11:26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출처=게티이미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출처=게티이미지

거래소에 보관하고 있는 암호화폐를 개인지갑으로 옮기려는 미국 암호화폐 사용자는 지난 18일 미국 재무부가 제정한 규칙에 따라 고객신원확인(KYC) 요건을 따라야 할지도 모른다.

정확히 말하면 재무부는 새로운 규칙을 제정한다고 사전 통고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중앙화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암호화폐를 전송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하루 이체 금액이 1만달러(1100만원) 이상인 경우, 개인정보를 거래소에 제공해야 한다. 거래소는 거래액이 1만달러가 넘는 경우 기록을 제출하고 저장하거나, 3천달러(330만원) 이상의 거래 기록을 보관해야 한다.

즉, 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 사용자가 보유한 암호화폐를 자신이나 타인의 개인지갑에 전송하고자 하는 경우, 거래 금액이 3천달러가 넘을 때마다 자세한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할 수 있으며, 거래소는 1만달러 이상을 전송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국 핀센(FinCEN)에 보고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된다.

규칙이 시행되면 개인과 거래소는 자금을 전송하기 위해 더 많은 작업을 해야 하고, 거래소가 보관하거나 재무부에 보고해야 하는 개인정보의 양도 늘어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암호화폐는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과 한층 더 비슷해진다. 기관투자자는 암호화폐를 더 편안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약속하는 프라이버시와 자주권은 약화된다.

에릭 월 트위터: (재무부가 제안한) 규칙이 통과돼 제정되면, KYC 규제가 적용되지 않던 당신의 지갑으로 암호화폐를 인출할 때 전보다 밟아야 할 절차가 하나 더 추가된다.기존: 거래소 - 개인 지갑규제 적용 후: 거래소 - KYC 규제 적용된 지갑 주소 - 개인 지갑
에릭 월 트위터: (재무부가 제안한) 규칙이 통과돼 제정되면, KYC 규제가 적용되지 않던 당신의 지갑으로 암호화폐를 인출할 때 전보다 밟아야 할 절차가 하나 더 추가된다.기존: 거래소 - 개인 지갑규제 적용 후: 거래소 - KYC 규제 적용된 지갑 주소 - 개인 지갑

재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이 규칙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 보고와 관련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반 사용자들은 2021년 1월4일까지 의견이나 피드백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문서에서는 미국 연방정부 관보에 규칙이 발간된 12월23일부터 15일 내로 피드백을 제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핀센은 국가 보안을 위해 규칙의 제안과 시행을 위한 효율적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미 당국은 국제 테러자금 조달, 무기 확산, 제재 회피, 초국경 자금세탁이나 규제 약물, 도난 및 사기 신원 문서와 문서를 획득하기 위한 기기, 위조상품, 악성 소프트웨어나 기타 컴퓨터 해킹 도구, 화기, 독성 화학물질을 구매하거나 판매하기 위해 가상통화(CVC)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 핀센 규칙제정 사전통고

지난달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트럼프 행정부가 개인 지갑으로 자금을 이체할 때 소유주에게 고객의 신원 파악에 필요한 정보를 거래소에 요구하는 규칙을 급조하고 있다고 트윗한 후부터 새로운 규제에 관한 소문이 무성했다.

당시 암스트롱은 이 규칙으로 인해 엄청난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규칙은 작년에 회원국이 가상자산사업자(VASP, 암호화폐 거래소 등)에 고객신원확인(KYC)과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을 시행하도록 요구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지침과 결이 같다.

당시 FATF는 지침을 통해 개인 암호화폐 지갑도 가상자산사업자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VASP가 자연인인 경우, 영업소가 위치한 국가에서 라이선스를 받고 등록해야 한다. 라이선스와 등록에 관한 결정은 국가별로 몇 가지 고려사항을 포함할 수 있다.” – FATF 지침

 

의견수렴 기간

재무부가 제안한 규칙에 따르면, VASP는 고객이 24시간 이내에 1만달러 이상의 암호화폐를 개인지갑에 전송할 때마다 고객의 신원을 검증하고, 거래 상대방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핀센에 보고해야 한다.

이 규칙은 화폐서비스사업자(MSB, money service business)가 호스트가 없는 지갑에 3천달러 이상을 전송하는 경우, 은행에서 자금을 이체할 때 요구되는 것과 같은 정보를 수집하고 검증하도록 한다.

이 규칙의 주요 타깃은 개인지갑으로 보인다. (핀센은 이를 호스트 없는 월릿이라고 부른다.) 개인지갑은 물리적인 지갑과 마찬가지로 사용자에게 개인키 접근권을 제공하고, 자금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제공한다.

재무부는 핀센의 자금세탁 감시 목록에 있는 국가와 관련이 있는 해외 지갑에도 KYC 보고 규칙을 적용할 예정이다. 미얀마(핀센은 버마라고 칭한다), 이란, 북한 등이 목록에 있다.

핀센은 암호화폐 거래 활동 중 상당수가 수상한 활동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CVC 부문에서 규제 준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상당수가 보고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핀센은 2019년에 약 1190억달러에 달하는 수상한 활동 관련 신고를 받았다.” – 핀센

문서는 이러한 거래 중 대다수가 법률 위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재무부 문서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지칭하는 용어로 보이는 '법정통화 지위를 갖춘 디지털 자산(LTDA)'에 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 용어는 10월 말 처음으로 정부 문서에 등장했다.

문서는 주석을 통해 LTDA가 법정통화 지위를 갖추고 있지만 화폐는 아니며, “코인이나 외화, 여행자 수표, 무기명 증권”이나 기타 금융상품과 비슷하게 취급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몇몇 국가들이 LTDA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지만, 현재로서 “LTDA를 활용한 거래는 제한적”이며, LTDA는 CVC와 다르다고 주장한다.

 

암호화폐 업계의 반발

“암호화폐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익명 거래를 허용해 현금이 제공하는 시민의 자유를 디지털 공간으로 옮겨준다는 것이다.” – 마르타 벨처, 변호사

일렉트로닉 프런티어 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의 특별 자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벨처는 미국 정부가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을 감시하던 도구를 암호화폐에 적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홍콩 시위대가 지하철역에서 길게 줄을 선 모습을 담은 사진이 있다. 시위자들이 자신이 시위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추적할 수 없도록 전자 형태가 아닌 현금으로 티켓을 구매하려고 줄을 선 것이다. 이 사진은 무현금 사회가 감시 사회라는 것을 강조한다. 현금의 익명성을 디지털 세계로 끌어오는 것이 시민의 자유에 매우 중요하다는 걸 그대로 보여주는 사진이다.” – 마르타 벨처

이 규칙은 세부사항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도 전에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반발을 샀다. 암스트롱은 의도치 않은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규칙을 비판했다.

므누신 재무부장관과 재무부 산하 기관들이 너무 급하게 새로운 규칙을 시행하려 한다는 우려도 있다. 핀센은 암호화폐를 포함한 해외 송금에 트래블룰을 적용하기 위한 기준을 낮췄다. 규칙 변경 제안에 여론을 수렴하는 기간이 있기는 하지만, 보통 이 기간이 적어도 30일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제대로 여론을 들어보는 절차도 생략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막바지에 급히 규칙을 제정하면 미국에서 암호화폐 산업이 안전하게 성장하도록 뒷받침해주는 장기적이고 세심한 규제를 만들 수 없다. 규제 당국에서 인정하든 하지 않든, 암호화폐는 사라지지 않고 국가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다. 이렇게 은근슬쩍 무시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 크리스틴 스미스, 미국 블록체인협회장

코인센터(Coin Center)의 연구부장 피터 반 발켄버그도 기록보관 요건이 “암호화폐 거래에서 실행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이번 제안이 성급하다고 평가했다.

핀센은 이러한 우려를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피드백 기간을 제공할 법적 의무가 없는데도 대중에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간을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핀센은 규칙의 시행을 늦추게 되면 자금을 빼돌리도록 도와주는 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화당 의원들도 규칙을 비판하고 나섰다. 워렌 데이빗슨(오하이오), 톰 에머(미네소타) 테드 버드(노스캐롤라이나), 스콧 페리(펜실베니아) 의원은 므누신 장관에게 의원들과 논의할 것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상원의원 당선자 신시아 루미스(와이오밍)도 우려를 표명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써클(Circle)의 CEO 제레미 앨레이어는 재무부에 공개서한을 보내 규칙이 “위험을 해결해주지 않을 것이며, 산업 전반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화되는 국제 규제

미국 외에도 여러 국가에서 암호화폐 지갑과 관련해 거래자의 신원을 더 엄격히 확인하고 검증하게 하는 규칙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 네덜란드, 스위스 금융당국도 올해 지갑 관련 규칙을 강화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거래소가 고객이 암호화폐를 어디에 사용하려고 하는지와 자금을 이체하려고 하는 지갑의 소유권을 증명할 것을 요구한다.

스위스는 올해부터 거래소에서 “비수탁 월릿의 소유권을 증명하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도 암호화폐 거래소에 신원 파악을 요구하며 익명 계좌를 금지했다. 또, 추가적인 디지털 ID 규칙 제정을 암시했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프랑스의 재무장관 브루노 르메어는 규칙을 시행하면서 FATF가 아니라 암호화폐가 테러 자금 조달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규칙 제정 사유로 꼽았다.

반 발켄버그는 미국의 규칙 제안이 다른 국가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래도 미국이 다른 국가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로 한 점은 다행이다. 전통적인 금융기관에 이미 적용되고 있는 규칙을 암호화폐 산업으로 연장할 것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 반 발켄버그, 코인센터 연구부장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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