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로 문열린 래핑 암호화폐의 최종 승자는?
wBTC, renBTC, wETH '래핑 암호화폐' 등장
디파이 시장 1년만에 140억달러 규모로 21배 성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모 기자
박근모 기자 2020년 12월23일 10:04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다양한 응용 서비스(Dapp)와 토큰 발행 시스템 등을 필두로, 블록체인 산업에서 시장 우월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더리움이 차세대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로 손꼽히는 디파이(Defi)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이커다오의 스테이블코인 다이(Dai), 달러와 가치가 고정된 테더(USDT) 등을 제치고 비트코인을 연동한 wBTC 등이 상호운용성을 무기로 주목받으면서 래핑 암호화폐가 전성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초창기 디파이는 비트코인 혹은 이더리움을 맡기고, 다른 암호화폐를 빌려 가는 단순한 모델로 시작했다. 하지만 다양한 금융기법이 암호화폐와 결합하면서 점차 고도화되고 복잡해졌다. 특히 유동성풀을 활용한 이자농사가 연간 수익률 수백%를 달성하는 등 인기를 끌면서, 디파이 시장은 올해 1월 6억7000만달러(약 7400억원)에서 현재 140억달러(15조4500억원)로 1년 사이에 약 21배에 달하는 전례 없는 성장을 했다. 

전세계 디파이 시장 규모 변화. 출처=디파이펄스
전세계 디파이 시장 규모 변화. 출처=디파이펄스

디파이 시장의 확대는 이더리움 위에서 비트코인 등 다양한 암호화폐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로 이어졌다. 이더리움은 프로그래밍 코드만으로 계약 조건 설정 및 실행이 가능한 스마트계약뿐만 아니라 ERC20 표준을 통해 암호화폐간 상호운용성 확보가 가능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디파이 서비스가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바로 wBTC, renBTC, wETH 등이다. wBTC는 '싸다', '포장하다'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Wrap'과 비트코인(BTC)을 합친 것으로, 미국의 암호화폐 수탁기업인 비트고(Bitgo)가 2019년에 비트코인을 담보로 이더리움 플랫폼에서 ERC20으로 발행한 최초의 래핑 암호화폐다.

wBTC 등 이더리움 위에서 새롭게 발행된 암호화폐의 시가총액은 어떻게 결정될까? 정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일반적인 암호화폐가 그러하듯 발행돼서 시장에 유통 중인 암호화폐 규모가 결국 래핑 암호화폐의 시가총액이 된다. 단, 래핑 암호화폐는 특정 기업(비트고 등)이나 시스템(RenBridge 등)에 예치한 오리지널 암호화폐가 곧 유통량, 시가총액이 된다.

앞서 설명한 wBTC를 예로 들자면, 지난 22일 기준 비트고에 11만5634.1059 BTC가 예치돼 있고 이를 토대로 시장에는 11만5630.9399 wBTC가 유통 중이다. 수량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이유는 예치 후 발행 과정에서 수수료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즉 wBTC의 시가총액은 약 27억7320만8819달러(약 3조600억원)이다.

wBTC. 출처=wBTC 홈페이지
wBTC. 출처=wBTC 홈페이지

참고로 암호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의 21일 오후 5시 기준 비트코인의 유통량과 시가총액은 각각 1857만6862 BTC, 약 44조9700억원이다. wBTC의 규모는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6.8%에 해당한다.

디파이 서비스 기업 그로우파이의 모종우 공동창업자는 "wBTC는 비트고에 실제 비트코인을 예치해야만 발행할 수 있다"며 대부분의 래핑 된 암호화폐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기본 구조는 오리지널 암호화폐를 예치하고 발행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래핑 암호화폐는 오리지널 암호화폐의 시총을 넘을 수 없는 셈이다.

현재는 거의 모든 래핑 암호화폐가 이더리움 위에서 발행되고, 디파이 서비스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클레이튼, 트론 등 블록체인 인프라 플랫폼은 저마다 수익성과 편의성을 강조하며 디파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과연 이들이 이더리움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다는 예측이 많다.

모종우 공동창업자는 후발 블록체인 플랫폼이 파격적인 지원을 하지 않는 한 이더리움을 넘어서기는 어렵다고 봤다. 여기서 파격적인 지원은 이더리움 디파이 서비스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지적받는 거래 수수료를 겨냥한 무료 수수료 정책, 다양한 토큰 발행 시스템, 댑(Dapp)을 비롯한 디파이 서비스 구축 등이다. 또 이더리움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히는 수많은 개발도구(SDK)와 개발 지원 환경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도 필수다.

모종우 공동창업자는 "이더리움의 가장 큰 장점은 이미 wBTC, 다이, 테더 등이 디파이 생태계를 구축해서 다양한 ERC20 토큰과 상호운용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말하는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은 이더리움에서 발행된 모든 토큰은 유니스왑과 같은 암호화폐 중계 플랫폼에서 래핑 암호화폐간에 손쉬운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이더리움의 상호운용성은 비트코인을 wBTC로 연동해 테더, 다이, 이더, 혹은 다른 래핑 암호화폐로 교환뿐만 아니라 이를 매개로 다양한 디파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끝으로 지난 1일 이더리움2.0의 시작을 알리는 0단계 비콘체인(Beacon chain)이 가동됐다.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합의 알고리듬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더리움2.0에서 디파이와 래핑 암호화폐는 어떻게 될까. 모종우 공동창업자는 당분간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출처=아케오테크
출처=아케오테크

이더리움1.0에서 이더리움2.0으로 완전한 전환은 앞으로 적어도 2~3년은 더 걸릴 뿐만 아니라, 이더리움2.0은 기존 체인과 별도로 구축되는 만큼 디파이 서비스의 완전한 전환이 어렵다면 별도의 블록체인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모종우 공동창업자의 설명이다. 이더리움에서 하드포크로 이더리움과 이더리움클래식으로 분리된 것처럼 이더리움2.0이 되더라도, 이더리움1.0은 그대로 남아서 디파이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디파이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래핑 암호화폐 발행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모종우 공동창업자는 "디파이의 핵심은 유동성에 있다.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산이 암호화폐화 돼야 한다. 그 중심에 래핑 암호화폐가 있다. 아직은 비트코인을 연결한 wBTC 등이 있지만, 이더리움 위에서 발행된 테조스 등도 래핑 암호화폐로 준비되고 있는 등 다양한 디파이 서비스와 함께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랩핑 암호화폐 현황

1. wBTC
참여기업 : 비트고, 카이버네트워크, 메이커다오, 컴파운드, 고팍스 등
발행규모 : 115,711 WBTC
기타 : 2019년 2월 등장한 최초의 래핑 암호화폐. 비트고에 비트코인 예치 후 발행.

2. renBTC
참여기업 : 1인치, 발란서, 커브, 유니스왑, 제로엑스 등
발행규모 : 14,019 RENBTC
기타 : 탈중앙화 발행 방식. wBTC에 비해 발행 수수료 저렴

3. tBTC
참여기업 : Keep, 썸마, 크로스체인 등
발행규모 : 1,707.55 TBTC
기타 : 완전 탈중앙화 발행 방식. 상대적으로 규모 작음.

4. wETH
참여기업 : 레이더 리플레이
발행규모 : 1,153,917 WETH
기타 : 이더리움의 이더를 ERC20으로 래핑해서 발행.

5. hBTC
참여기업 : 후오비글로벌, 유니스왑, 코인게코, 코인마켓캡
발행규모 : 4,810 HBTC
기타 :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글로벌 주도.

6. bTCB
참여기업 : 바이낸스
발행규모 : 9,601 BTCB
기타 :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스마트체인을 통해 발행.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으로 보내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