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학교. 출처=셔터스톡
예일대학교. 출처=셔터스톡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발전 기금을 운용하는 대학들이 지난해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거래소에 계좌를 개설하고, 조용히 암호화폐를 사들여 온 것으로 코인데스크 취재 결과 확인됐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두 익명 소식통에 따르면, 하버드와 예일, 브라운 대학교와 미시간주립대를 포함한 여러 대학이 거래소에서 직접 암호화폐를 사들여 왔다. (여러 아이비리그 대학 발전 기금이 2018년 이래 암호화폐 전문 벤처 캐피털 펀드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가져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암호화폐에 투자한 대학 발전 기금이) 제법 많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많은 대학 발전 기금이 자산을 암호화폐에 조금씩 분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일대와 브라운대는 보도 시점까지 코인데스크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하버드대와 미시간주립대 발전 기금은 답변을 거절했다. 코인베이스 또한 답변을 거절했다.

코인베이스가 발표한 2020년도 연례 보고서에 대학 발전기금에 대한 언급이 하나 있긴 하나, 구체적인 이름이 언급되진 않았다. 

소식통은 몇몇 대학 발전기금이 코인베이스에 약 18개월 동안 계좌를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2019년 중순부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이 (암호화폐에 투자한 지) 최소 1년은 됐을 것"이라며 "아마 올해 안에는 다들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을까 싶다. 대체로 수익을 꽤 냈을 거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대학 발전기금은 교육 기관들이 주로 자선 기부의 형태로 축적한 자본 풀을 의미한다. 이들 기금은 교육과 연구 지원에 쓰이며, 투자 목적으로 다양한 자산에 배분되기도 한다.

가장 규모가 큰 하버드대의 대학 발전기금은 40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예일대는 300억달러 이상, 미시간주립대는 약 125억달러, 브라운대는 47억달러 규모의 기금을 갖고 있다. 각 기금이 암호화폐에 얼마나 투자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체 자산 규모에 비하면 아주 작은 일부만이 암호화폐에 할당됐을 가능성이 높다.

출처=Clay Banks/unsplash
출처=Clay Banks/unsplash

앞서 2018년 데이비드 스웬슨 예일대학교 최고투자책임자는 암호화폐 전문 벤처캐피털 두 곳에 투자하며 주목받은 적 있다.

예일대학교는 당시 앤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벤처캐피털에 투자한 데 이어, 프레드 에르삼 코인베이스 공동창업자, 매트 황 세쿼이아 캐피털 전 파트너가 만든 암호화폐 벤처캐피털에도 투자했다.

이후 다른 여러 대학도 예일대를 따라 암호화폐 벤처캐피털에 투자했다.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다트머스대학,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미시간주립대 등이 뒤를 이었다. 분명한 것은 이들 대학 중 몇 곳은 한발 더 나아가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했다는 점이다.

암호화폐 헤지펀드 분야에 몸담은 또 다른 익명 소식통은 지난 몇 달간 '큰 변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확정 급여형 퇴직 연금과 공적 연금이 모두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대학에서 투자 운용 담당자로 일한 적 있는 아리 폴(Ari Paul) 블록타워 캐피털 공동설립자는 "3년 전에 들었다면 아마 그럴 리 없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많은 기관이 지금은 비트코인을 친숙하게 느낀다. 그들은 비트코인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으며, 코인베이스나 피델리티, 앵커리지와 같이 당국의 규제를 받는 곳에서라면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번역: 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Ian Allison 이안 앨리슨 기자는 코인데스크에 합류하기 전 와 에서 핀테크 분야를 담당했다. 2017년 스테이트 스트리트 데이터 혁신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한 앨리슨 기자는 DAO 토큰을 소량 구매했었지만, 이를 회수하지는 않았다. 앨리슨 기자는 현재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프로젝트 어디에도 투자한 자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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