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블록체인은 죽지 않았다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4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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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1년 2월8일 16:57
출처=Carson Masterson/Unsplash
출처=Carson Masterson/Unsplash

'돈을 다시 생각하다'를 찾아주신 모든 분을 환영한다.

이번 주 뉴욕엔 폭설이 내려 뉴욕에 사는 사람들은 추위에 떨었지만, 이더(ETH) 투자자들은 포근한 한 주를 보냈을 것이다. 이더 가격은 한 주간 25%이상 올라 신고점을 경신하고, 가격 상승률 측면에서 비트코인을 크게 앞질렀다. 한편 이더리움 중심의 DeFi(디파이) 데이터에 따르면, 디파이 총예치자산(TVL) 규모는 또 다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 수치들은 디파이와 이더 사이 공생 관계의 규모를 보여주지만, 동시에 이더리움2.0 업그레이드를 실행하기 위해 개발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지도 보여준다. 혼잡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현재 비싼 거래 수수료(가스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아래에 설명).

이더가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는 소식부터 디파이 토큰과 다른 암호화폐 자산들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전했는데, 이번에는 시장의 또 다른 흥미진진한 주제인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와 게임스톱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게임스톱 사태가 불러온 정치, 경제, 사회, 기술적 여파가 이번 주 ‘돈을 다시 생각하다’ 팟캐스트의 주제였다.

이번 주 쉴라 워렌과 나는 팟캐스트 ‘히든 포스(Hidden Forces)’의 진행자 드미트리 코피나스와 함께 이른바 월스트리트베츠, 게임스톱 현상을 두고 루즈벨트 전 대통령부터 반 월가 시위(Occupy Wall Street), 감시 자본주의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로 날카로운 대화를 나눠보았다.

그러니 꼭 들어보시길. 하지만 그 전에 이번 주 칼럼을 먼저 읽어 주시길 바란다.

 

기업용 블록체인은 죽지 않았다.

다만 암호화폐가 필요할 뿐.

이번 주, 코인데스크의 이안 앨리슨 기자는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IT 기업인 IBM의 실패에 관한 이야기를 헤드라인 기사로 다뤘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문제는 바로 IBM이 블록체인 자문 서비스클라우드 서비스 매출 창출원으로 돌리려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 비트코인 신봉자들과 암호화폐 비평가들 모두에게 기업용 블록체인은 죽었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될 거란 점이다. 그들은 가치 저장수단이나 아니면 결제를 위해 자체 암호화폐 사용을 지원하는 것 외에는, 사업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실용적인 용도가 없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말이 완전히 틀린 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블록체인에 기반을 두었거나 블록체인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다자간 컴퓨팅(MPC) 솔루션 분야에서 여전히 수많은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당초 해당 기술의 실제 사용을 발목 잡았었던 여러 가지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신뢰 컴퓨팅, 사물 인터넷(IoT) 통합, 디지털 신원 부문에서 진정한 발전이 일어나고 있다.

한편, 다면화된 솔루션에서 눈에 띄지 않는 배경 요소로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이미 공급망 앱, 공중보건, 증명시스템에서 실제 운영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능동형 정보관리 시스템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왔는데, 예를 들어 채굴 공급망에서 다이아몬드나 다른 상품들의 이동을 추적한다든지, 디지털 신원 시스템에서 개인키를 관리할 때 사용하기도 하고, 코로나19 관련 접촉 추적앱에서 공공 데이터 사용과 개인정보 보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중 많은 시스템이 IBM 기술을 사용한다. 이처럼 백엔드에서 사용되는 기술에 ‘블록체인이 해결책’이라는 과장된 수사가 붙지 않는다고 해서 기술의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더 큰 문제점은 IBM이 키운(의도하진 않았겠지만) 잘못된 사고방식, 즉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접근하는 방식에 있다. 기술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이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에 가져다 줄 변화에 대해서 기업 임원들이 커다란 오해를 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란 소리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먼저 블록체인 기술이 내부가 아닌 외부 툴이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 블록체인 기술의 주 목적은 특정한 비즈니스 생태계 안에 있는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 기업들이 중개자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는 경쟁기업과 사업 파트너들이 블록체인 기반의 데이터 공유 시스템을 모두 똑같이 지지해야 함을 의미한다. 기꺼이 남에게 통제권을 내어주고, 블록체인 기반 접근법이 초래하는 차질의 비용을 감당하겠다는 담대함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담대함을 갖췄을 때에만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시스템 전체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자원 관리에 있어 효율성을 증대시키며, 기업과 사회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한 경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모두의 기술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을 판매하는 유명 컨설팅업체들은 IT 시스템에 장착하기만 하면 그 즉시 효율성과 수익률 증대를 가져다 주는 기업 소유의 ERP 소프트웨어 상품과 블록체인을 비슷한 기술인 것처럼 잘못된 인식을 심어 놓았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란 그리 간단치 않다. 실은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이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솔루션을 공급망이나 전력망에서 활용하려면, 참여자 개개인이 코드 개발, 자원 컴퓨팅, 데이터 공유에 있어 다수의 이익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 내가 코인데스크에 합류하기 이전, 컨설팅을 하던 시절에 즐겨 썼던 말이 있었다.

“블록체인은 모두의 기술이지 개인의 기술이 아니다.”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 경쟁 관계에 있는 다수가 이 기술을 사용하기로 하고, 기술의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까지도 공유하기로 합의했을 때만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이다.

출처=모에 나/코인데스크
출처=모에 나/코인데스크

더 나아가, 기존 기업의 핵심 사업에 도전하는 획기적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비롯해 여러 경쟁사들과도 자원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영업 기밀과 경쟁력을 보호하려는 사업 모델과는 정반대 개념인 개방되고 협력적인 참여 자세, 그리고 향후 닥칠 어려움에 대한 열린 접근방식을 필요로 한다. 보너스와 일자리를 지키는 일에 치중하는 많은 사업가들에게는 요원한 꿈 같은 일이다.

하지만 어려움이 닥쳤을 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 나중에는 기업 전체를 무너뜨릴 정도로 큰 대가를 치르게 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 그리고 실제 혁신 기술을 남들보다 먼저 받아들일 만큼 대담한 기업들이 그렇지 못한 기업들에 비해 경쟁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다. 이 혁신가의 딜레마가 향후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할 참여 기업들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 기업들은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

물론 기업용 블록체인을 옹호하는 이들은 보통 ‘개인’ 대 ‘모두’의 문제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기업들이 너도나도 앞다투어 산업용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조성하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선사 머스크(Maersk)가 트레이드렌즈(TradeLens) 컨소시엄을 만들었을 당시 앨리슨 기자가 보도한 것처럼, 이런 단체들은 정확한 관리가 어려운데 그 이유는 경쟁기업들과 사업 파트너들이 단체 설립을 주도한 기업의 의도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기업에서 자사의 주도권을 타기업에 넘겨주기를 꺼려할 뿐만 아니라, 규제 등 제약으로 인해 참여자가 정해져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컨소시엄들은 누구나 아이디어를 내고 공유할 수 있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비해서 혁신성이 떨어지는 프라이빗한 폐쇄 루프 환경을 만든다.

 

급변을 받아들여라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블록체인 사업 컨소시엄이 성공을 거두려면 컨소시엄 외부의 기업들과 그들이 가져올 모든 위협까지도 받아들여야만 한다.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근간을 이루는 오픈 액세스 개방형 혁신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여야 한다.

여기서 IBM이 할 역할이 있다. IBM 컨설팅 부문을 남겨 놓은 뒤, 블록체인에 대한 열린 접근방식이 여전히 성공을 거두는 것을 지켜보라. 그럴 경우, 잘 팔리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아닌 개방형의 분산원장 아키텍처상에서 무엇을 만들고 개발할 것인지를 고민하라.

예를 들어 IBM 금융서비스·디지털자산(IBM WW Digital Assets Lab) 부문 총괄 니틴 가워는 자유로운 퍼블릭 블록체인 혁신의 완벽한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은행과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이 역동적인 오픈소스 디파이 세계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주제로 획기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디파이의 잠재력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컨설팅 분야에서는 언스트앤영(EY)의 블록체인 총괄 폴 브로디 정도만 그와 비견할 만 할 것이다)

한편, IBM 건강과학팀은 ‘IBM 디지털 헬스 패스(Digital Health Pass)’라는 앱을 개발해 코로나19 관련 보건 기록을 공유·관리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가 가능한 혁신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겉모습만 보고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단 사실을 모를 수 있으나, 디지털 헬스 패스는 엄연한 블록체인 기반 앱이다.

IBM의 블록체인 홍보하는 과정에서 잘 보여지지 않았을 수 있으나, IBM은 시대와 함께 변화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이뤄낸 기업이다. 그간 IBM이 수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칠 때 그 변화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메인프레임 컴퓨터에서 PC로, 소프트웨어 개발로, 또 컨설팅 서비스로 변모해온 IBM의 지난 여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블록체인을 마법 같은 해결책으로 제공하려 하지 말고, 그 대신 실용성 있는 신규 앱의 백엔드 요소로 포함시킨다면, IBM은 블록체인 사업 부문에서 진정한 변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비트코인 상승세를 뛰어넘은 이더

이더리움의 자체 토큰인 이더는 이번 한 주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기사를 쓰고 있는 현재 시간을 기준으로 개당 1740달러라는 신고점을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 역시 이번 한 주간 괜찮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더의 상승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최근 이더 가격의 상승이 지난 2018년 1월에 있었던 이더 붐과 비교되면서, 우리는 암호화폐 부문에서 비트코인이 얼마나 우세한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출처=슈아이 하오/코인데스크
출처=슈아이 하오/코인데스크

코인데스크의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 슈아이 하오는 비트코인과 이더, 그리고 코인데스크 20에 있는 다른 18가지의 디지털 자산의 시가총액을 각각 1월 말 기준으로 집계했다. 그런 다음 올해부터 201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분석을 했다. 물론 암호화폐 시가총액에서 이더가 지난 2018년 이더 붐 이후 올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지속 가능한 흐름일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답을 알려면 디파이와 이더리움 2.0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너무 높은 거래 수수료

지난 한 주가 이더리움에 있어 중요한 한 주였던 건 이더리움 네트워크상에 있는 디파이 앱에 있어 중요한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디파이 총예치자산 규모는 매주 새롭게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데, 지난 5일 오전 약 334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신기록이 놀라웠던 건 지난 달 29일 273억1000만달러에서 단 1주일 사이에 엄청난 속도로 달성한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성장에 따르는 문제들도 존재한다. 특히나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확장성이 뛰어난 이더리움 2.0 블록체인으로의 이전을 완료하지 않은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거래 주문이 밀려 혼잡한 상황이 계속되자 채굴자들에게 지급되는 거래 청산 비용이 과도하게 올랐다. 지난 4일 이른 새벽, 이른바 이더리움 ‘가스(gas)비’는 또 한번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블록체인 컨설턴트 마야 제하비는 디파이 혁신가들에게 문제와 기회가 동시에 주어졌다며, 값비싼 가스비 때문에 이용자들이 느끼는 놀라움과 온체인에서 비싼 거래 처리를 하지 않아도 돼 거래 비용을 낮춰준다(이론상)는 레이어2 디파이 솔루션의 전망을 내놓았다.

제하비 트윗: 디파이를 처음 이용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가스비를 확인한 이후의 반응

한편 트위터(Twitter) 핸들 @youngtilopa라는 ID를 쓰는 사람은 최근 화제의 중심에 있는 주식 ‘게임스톱’과 ‘디파이’의 구글(Google) 검색 통계를 비교하기도 했다.

@youngtilopa 트윗: 디파이는 아직 눈에도 잘 띄지 않는 수준에 있다. 디파이에 엄청난 성장성이 있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지만, 우린 여전히 시작 단계에 서있다.

우리에게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한 이유다. 디파이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레이어2가 확장성을 증대시키고 거래 비용을 낮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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