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 VASP 신고 막바지 준비
ISMS 인증, AML 솔루션 구축 이어
은행 실명입출금 계정 발급 여부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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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기자
정인선 기자 2021년 2월18일 17:50
출처=언스플래쉬
출처=언스플래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7일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이용 및 보고에 관한 법률(특금법)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매뉴얼을 공개한 가운데,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VASP 신고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기존에 은행으로부터 실명 확인 입출금계정을 발급받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대 거래소는 내달 25일 접수가 시작되면 바로 신고 서류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제출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한 모양새다. 

업비트 관계자는 "사전에 예고된 만큼 그동안 착실히 준비해 왔다"면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매뉴얼에 맞춰 이른 시일 내에 신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고 수리 이후에도) 고객 불편이 없도록 시스템 구축 또한 완료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코인원 관계자는 "지난해 2월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최근 NH농협은행과 실명확인 계좌 재계약을 마치는 등, 신고 수리에 필요한 준비를 차근차근히 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코빗 관계자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은행 실명계정 발급 등을 이미 마친 상태로, 예상대로 신고 절차를 진행하는 데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빗썸 관계자는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가이드라인 내용 중) 원화마켓을 운영하지 않을 경우엔 실명계정 없이도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가 가능하다는 내용만 조금 새로울 뿐, 나머지는 모두 예상대로"라고 말했다. 

중소형 거래소들도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ISMS 인증을 취득하는 데 이어 신고 수리의 핵심 요건인 실명계정 발급을 위해 시중 은행들과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빗코 관계자는 "특금법의 초점이 자금세탁방지에 맞춰진 만큼 전담팀을 구성하고 통합 AML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자금세탁방지 체계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 실명입출금 계정 발급에 필요한 준비 또한 하나씩 점검해 나가며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고팍스와 지닥 등 거래소도 "실명입출금 계정 발급을 위해 시중 은행들의 실사를 거쳐 시스템 연동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 실명입출금 계정 발급 요건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소형 거래소 관계자는 "신고 매뉴얼이 나온 만큼 은행들도 (실명입출금 계정 발급과 관련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고려해 주길 바란다"면서도, "기존에 실명계정을 발급받은 거래소와 '후발 주자'들 사이에 동등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형 거래소 관계자도 "특금법과 그 가이드라인에선 '거래소 영업 신고를 하려면 은행에서 실명입출금 계좌를 받아오라'고 하지만, 현재 어떤 은행에 가서 문의해도 공식적으론 '우린 그런 거 안 한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라며 실명입출금 계정 발급 요건과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감독규정 개정안 예외 사유 규정에 따라) 원화 마켓을 운영하지 않을 땐 실명입출금 계정이 없어도 영업할 수 있다고 하지만, 원화 마켓을 두지 말라는 건 사실상 거래소 문을 닫으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거래소 간 오더북 공유 허용 여부와 요건이 더 명확해 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해외 거래소 가운데 어떤 거래소를 '국내에 영업 신고를 한 거래소에 준하는 자격을 갖췄다'고 판단할지 애매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도 "'고객 간 가상자산(암호화폐)의 매매·교환을 중개하는 행위가 정확히 오더북 공유 행위를 뜻하는 것이 맞는지 불명확한 상태"라고 말했다. 

고객확인 의무와 의심거래보고 의무 이행 시점을 개정법 시행일인 3월 25일부터가 아닌 신고 수리 이후부터로 미룬 데 대한 안도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각에선 그동안 법 시행일부터 금융 당국의 신고 수리 시점까지 거래소가 주민번호 등 고객의 개인식별 정보를 수집해야 할 의무는 있으나 권한은 없는 공백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개정법 시행일에 바로 주민등록번호 등 고객 정보를 수집한 주체가 정작 VASP 신고는 통과하지 못할 경우 이미 수집한 정보를 어떻게 파기해야 할지 등이 애매하기에 유예 기간을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여러 거래소가 비슷한 시기에 고객확인(KYC) 솔루션을 오픈할 경우 그 직후 가격이 급변하는 장세가 올 수 있다"면서, "이 때 KYC 절차를 제때 완료하지 못해 매수나 매도를 하지 못하는 고객 사례가 나올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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