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급등은 새로운 화폐전쟁의 시작
윤기영의 원려심모(遠慮深謀)
화폐전쟁 1.0은 기축통화를 둘러싼 국가와 금융기관간 전쟁
화폐전쟁 2.0은 화폐시스템 둘러싼 국가와 개인·기업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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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영
윤기영 2021년 4월5일 11:30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올랐다. 2017년 12월 중순 2000만원을 넘었다가 400만원까지 폭락했던 비트코인이 다시 급등해 6000만원대를 넘어섰다.

재닛 옐런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암호화폐가 주로 범죄에 활용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규제를 예고했으나, 시장은 잠시 영향받는 데 그쳤다. 금과 같은 실질적 가치도 없어, 국가가 신뢰를 주지도 않는 가상 화폐가 이렇게까지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류의 화폐 시스템과 경제 시스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암호화폐의 가격 급등 원인을 자산투자회사가 비트코인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넣었고, 페이팔(Paypal)은 미국내 거래에 있어서 암호화폐로 결제를 가능하게 했으며,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자동차 결제를 허용한 것을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는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에 가깝다.

암호화폐가 돈이 되므로 이들 기업이 움직였다고 보아야 한다. 직접적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에 대응한 각국의 화폐발행량 증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이하 디지털 화폐) 추세에 따른 지하경제의 이탈 등을 이유로 보아야 한다. 이는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에 대한 반발인 동시에, 국가공동체의 공유재산과 신용인 법정화폐에 대한 개인과 기업의 이탈로 정의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통틀어 ‘화폐전쟁 2.0’이라고 불러보자. 화폐전쟁 1.0이 기축통화를 둘러싼 국가와 금융기관의 전쟁이라면, 화폐전쟁 2.0은 국가와 글로벌화된 개인 및 기업 간의 화폐 시스템을 둘러싼 전쟁이다. 화폐전쟁 2.0은 디지털 전환의 한 모습이 될 수도 있다. 일부 학자는 탈중앙화와 탈기축통화라는 긍정적 측면을 강조한다.

필자는 그러한 측면이 있음도 긍정하나, 암호화폐의 가격급등은 국가공동체와 글로벌화된 개인 및 기업 사이의 갈등과 전쟁이라는 측면을 주목한다. 화폐전쟁 2.0은 화폐시스템에서의 ‘조세회피’로 보아야 한다.

출처=Vadim Artyukhin/Unsplash
출처=Vadim Artyukhin/Unsplash

암호화폐는 지속가능할까?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비트코인 전기사용지수(CBECI)에 따르면, 2021년 현재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사용되는 전세계 연간 전기 소비량은 130TWh를 넘을 것으로 예측되었다(1). 이는 아르헨티나와 노르웨이의 연간 전기소비량을 넘는다(2).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갈수록 채굴 경쟁이 높아져 전기소비량은 증가할 것이다. 130TWh는 비교적 전기료가 싼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전기요금만 대략 13조원이 넘는 소비량이다.

비트코인 채굴 수익률은 2021년 2월을 기준으로 47%로 아주 높다(3). 그런데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지구온난화에 대응해 탄소세가 본격적으로 부과되면, 전기료가 올라가고 이는 비트코인 채굴 수익을 줄어들게 할 것이다. 전기료가 현재의 2배에서 3배가 된다면 비트코인의 채굴 수익성은 사라진다.

수익률 저하는 비트코인 채굴 경쟁을 약화시키고, 이는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산수 계산의 부담을 줄여 소모 전기량을 줄게 할 것이다.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컴퓨터의 성능 개선도 전기 소모를 줄일 것이며,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이 전기비용을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구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1.5도 이상 높아지고 바닷가의 대다수 도시가 잠겨질 미래에도 비트코인을 포함한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의 채굴이 지속되기는 어렵다.

비트코인의 신용이나 가치가 튤립 버블처럼 사라질 것으로 단언하는 것은 어렵다. 비트코인 현상을 과학기술 시각에서만 봐서는 안된다. 비트코인은 글로벌한 개인과 기업이 이 대안적 암호화폐에 신용을 주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비트코인의 채굴이 중단되더라도, 그 신용이 또 다른 대안화폐로 이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각국 정부에서도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약화하는 암호화폐를 허용하기 어렵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양적완화는 이익의 사유화와 위험의 사회화 사례에 해당한다. 금융위기에서도 미국의 월가는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그렇다고 암호화폐가 이익의 사유화와 위험의 사회화를 막을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다다익선의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독과점 경향을 띤다(4). 게다가 디지털 기술로 인해 이 독과점은 국경을 넘어 진행된다. 즉, 글로벌 차원의 경제적 양극화가 진행될 것이다. 암호화폐는 이 글로벌 경제적 양극화의 고속도로가 될 수 있다. 이익의 사유화와 위험의 사회화는 암호화폐로 해결되지 않으며,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암호화폐가 지속될 명분이 크지 않다.

그렇다고 비트코인의 신용이나 가치가 튤립 버블처럼 사라질 것으로 단언하는 것은 어렵다. 비트코인 현상을 과학기술 시각에서만 봐서는 안된다. 비트코인은 글로벌한 개인과 기업이 이 대안적 암호화폐에 신용을 주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비트코인의 채굴이 중단되더라도, 그 신용이 또 다른 대안화폐로 이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출처=위키미디어 코먼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출처=위키미디어 코먼스



디지털화폐와 암호화폐 사이의 경쟁

중국이 위안화와 1:1 가치를 가지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이하 디지털 화폐)를 2020년 말 발행한 이후로, 디지털 화폐에 대한 논의가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중국의 디지털 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하지는 않았다. 디지털 화폐가 반드시 암호화폐일 필요는 없다.

중국의 디지털 화폐 발행 배경에는 화폐발행 비용을 줄이고, 중국의 지하경제를 통제하려는 의도가 있다. 아프리카 같은 저개발국에서의 위안화 사용 확대도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 중국의 지하경제 통제는 바람직한 것이기도 하나, 중국 내부 권력투쟁의 일환일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 화폐 사용이 정착되면, 중국 내부의 통제는 단·중기적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다.

저개발국에서의 디지털 화폐 사용 확대 배경에는 저개발국의 인플레이션 위험과 열악한 금융시스템이 있다. 미국이나 중국의 디지털 화폐는 저개발국에 적정 금융 기술(appropriate financial technology)이 될 수 있다. 적정 기술이란 기술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아프리카 지역에도 무선전화의 보급이 상당히 진행되었으므로, 디지털 화폐는 결제시스템으로 활용될 수 있다.

디지털 화폐를 통해 기존 패러다임을 개선하려 하는 움직임과 암호화폐를 통해 기존 패러다임을 전복하려는 움직임이 충돌할 것이다. 화폐전쟁 2.0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 징후다. 디지털 전환의 한 모습이며, 글로컬 정치·경제·사회 전환을 위한 ‘변화의 씨앗’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저궤도인공위성 무선 인터넷 기술의 성숙으로 디지털 화폐의 사용은 확대될 것이다. 이에 따라 미·중 간 자국의 디지털화폐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질서의 다극화 진행에 따라 이 경쟁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유럽연합의 디지털 유로화, 인도의 디지털 루피화도 그 경쟁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의 화폐신용도가 올라가고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디지털 원화도 그 경쟁에 한 발 정도는 걸칠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 화폐를 통해 기존 패러다임을 개선하려 하는 움직임과 암호화폐를 통해 기존 패러다임을 전복하려는 움직임이 충돌할 것이다. 화폐전쟁 2.0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 징후다.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전환은 생산방식의 변화이거나 혹은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힘의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교육제도, 직업과 근로방식, 정부 체계, 경제 체계, 도시 구조를 포함한 사회구조와 가치관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다. 화폐전쟁 2.0은 크게 보자면 디지털 전환의 한 모습이며, 글로컬(Glocal) 정치·경제·사회 전환을 위한 변화의 씨앗(seed of change)으로 볼 수 있다.

출처=Karolina Grabowska/pexels.com
출처=Karolina Grabowska/pexels.com

 

글로컬 정치·경제·사회 시스템 등장의 신호탄?

화폐전쟁 2.0의 전개 양상은 정해지지 않았다. 디지털 경제의 최종 모습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과 같다(5). 암호화폐 경제가 디지털 경제의 대안 미래(alternative futures) 중 하나라는 것을 인지한다면 화폐전쟁 2.0이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 불명확하다는 것은 명료하다. 화폐전쟁 2.0의 미래가 불확정하다는 의미는 이들 미래에 우리의 자유의지가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 가능성을 위해서는 미래 시나리오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화폐전쟁 2.0 미래 시나리오는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이 성공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현재의 블록체인 기술은 지구온난화 추세로 보아 지속가능하지 않다. 에너지 효율 차원의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대안적 기술이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설사 그러한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화폐전쟁 2.0의 진행을 잠시 멈추게 하는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판단된다. 블록체인 이외의 대안 신뢰시스템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화폐전쟁 2.0 시나리오는 2 by 2 시나리오 도출 방법을 따랐는데, 3개 시나리오만 제시했다. 새로운 정치·경제·사회 체제의 경우 글로벌, 국가, 기업 및 사회단체가 협치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6). 이들 3개의 미래 시나리오는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며, 시각을 축으로 전개되거나 혹은 공존할 수 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미래 시나리오가 모든 가능한 대안 미래를 도출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그럴 수도 없다. 미래는 가능성으로 열려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나리오에서 대표적 대안 미래를 제시해, 미래 위험을 회피하고 미래 전략을 수립하며,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사회적 합의를 유도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화폐전쟁 2.0 미래 시나리오. 출처=윤기영 한국외대 겸임교수
화폐전쟁 2.0 미래 시나리오. 출처=윤기영 한국외대 겸임교수

이 시나리오에서 가로축은 국가와 개인 및 기업의 경쟁을, 세로 축은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이 기존 체제를 유지할 것이냐 혹은 새로운 체체로 전환될 것이냐로 했다. 국가와 개인 및 기업의 화폐전쟁에서 특정 국가는 공익이 아니라 소수 집단의 이익을 위한 매개체일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로 소수의 개인과 기업이 글로벌 차원의 부의 이동을 위해 블록체인을 이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국가와 개인·기업의 경쟁은 선악의 경쟁이나 공익과 사익의 경쟁으로 단순화할 수 없다. 다만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과 블록체인의 결합은 글로벌 차원의 부의 이동의 고속도로가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달성되는 미래는 끔찍할 수도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화폐전쟁 2.0 미래 시나리오는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이 성공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현재의 블록체인 기술은 지구온난화 추세로 보아 지속가능하지 않다. 에너지 효율 차원의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대안적 기술이 등장할 것이다. 그러한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화폐전쟁 2.0의 진행을 잠시 멈추게 하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블록체인 이외의 대안 신뢰시스템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법정화폐와 암호화폐가 공존하는 시나리오는 현재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달성된다. 글로벌 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법정화폐와 암호화폐가 공존할 것으로 전망한다. 저개발국의 경우 자국의 법정화폐보다 암호화폐와 미국 등의 디지털 화폐를 선호할 가능성도 있다.

전 세계적인 재정적자 추세와 경제적 양극화 추세로 보아 재정적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자국의 법정화폐에 대한 신뢰를 가지지 못한 글로벌 기업은 조세천국으로 국적을 옮기고 암호화폐로 자산을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국가는 약화되고 글로벌 기업이 보다 큰 목소리를 얻게 될 것이다.

글로컬 협력적 공유 경제 시나리오는 정치·경제·사회 체제가 전환되는 시나리오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글로벌 거버넌스, 국가, 기업 및 시민사회단체가 협치하는 시스템이다. 기후위기, 글로벌 차원의 유휴생산력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소비 욕망도 존중되나, 절제와 자제도 중요한 가치로 인정받는 사회가 될 것이다. 글로컬 협력적 공유 경제 시나리오는 글로벌 거버넌스와 각 국가의 주권, 지방분권 및 그 이외의 범국가적 디지털 공동체가 병존하는 사회다. 건국대의 최배근 교수(7)가 비트코인 가격 급등을 통해 본 미래 전망은 이 시나리오와 유사할 것으로 판단한다.

글로컬 협력적 공유 경제 시나리오는 공상처럼 보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포스트 캐피탈리즘(post capitalism)에 대한 논의가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음은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시나리오가 언젠가는 달성될 것이나, 그리 빠르지는 않을 것이다. 21세기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8).

디지털 국가 자본주의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암호화폐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그 대안으로 디지털 화폐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경우에 달성되는 미래다. 중국은 이러한 미래를 지향할 가능성이 크며, 미국도 중국의 체계를 일부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사회는 화폐전쟁 2.0에 대한 원려(遠慮)를 통해 한국사회의 향기와 색깔에 맞는 미래의 정치·경제·사회 체제를 심모(深謀)해야 한다.

출처=Chris Leipelt/Unsplash
출처=Chris Leipelt/Unsplash

 

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

블록체인(9)의 사전적 정의는 분산 암호화 원장이다. 블록체인이라는 명칭은 원장, 즉 데이터 블록이 체인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그 형상을 따라 정해졌다. 체인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함은 하나의 블록이 바로 앞 블록의 원장 정보 전체의 요약본을 가지고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분산이라 함은 전체 블록체인이 한 곳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 분산되어 있음을 뜻한다. 컴퓨터 분야에서 분산이라 함은 전체 데이터를 쪼개서 분산하거나 처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흔한데, 블록체인의 경우 동일한 전체 데이터가 여러 곳에 공존 분산한다.

블록체인이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고, 특정 블록체인은 다른 블록체인보다 우선권이 없으므로, 이때문에 탈중앙화라 할 수 있다. 다만 전체 블록체인 정보를 보유하는 조직은 주로 블록체인을 채굴하는 기업이므로, 이들 기업이 특정 국가에 몰려 있다면, 탈중앙화는 선언에 불과할 위험이 있다. 이 분산의 특징으로 인해 원칙적으로 어디서나 이 데이터를 읽을 수 있으며, 원장에 기록을 요청할 수 있다.

암호화라 함은 블록을 체인으로 연결하는 바로 앞의 블록 전체 정보 요약본이 암호화 알고리즘의 하나인 해시 알고리즘(Hash Algorithm)으로 구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시 알고리즘의 특징은 원본에서 요약본은 만들 수 있으나, 요약본으로 원본을 만들 수 없다는 데 있다.

암호화 블록체인으로 인해 특정 블록을 바꾸려 한다면, 그 이후의 모든 블록 정보를 바꿔야 한다. 그것도 분산된 모든 곳의 블록체인을 사실상 동시에 바꾸어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거대한 비용을 요구한다. 이로 인해 사실상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이는 블록체인을 글로벌 차원의 신뢰시스템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했다.

원장이란 거래를 기록하는 데이터베이스임을 의미한다. 블록체인 발굴에 대한 보상으로 전자지급에 코인을 지급하거나, 전자지급에서 다른 전자지갑으로 코인을 이체하는 정보를 이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블록체인에 코인의 지급, 이체와 같은 정보만 저장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진에 대한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으며, 의료데이터의 저장도 가능하다.

다만 이 블록은 크지 않아서,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의 경우 한 개의 블록체인 크기는 2MB로 영어를 기준으로 대략 2백만자를 저장할 수 있고, 이론상으로 하나의 거래를 기록하는데 100바이트를 쓴다면 약 2만개의 거래를 기록할 수 있다. 그런데 2MB면 최근 스마트폰에서 찍은 사진 한 장도 제대로 저장할 수 없다. 이에 따른 제약이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기술이 대안으로 등장했다.

블록체인을 채굴한다는 의미는 하나의 블록을 만들기 위해 일정한 컴퓨터 알고리즘에 따라 단순한 산수 문제를 풀어야 한다. 단순한 산수라 함은 이를 우회하거나 혹은 간략한 해법이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하여, 따라서 순수한 계산을 해야 한다. 이 계산을 병렬로 진행하여 시간효율을 높이기 위해 병렬 컴퓨터의 구조를 가지는 비디오 카드를 사용하게 된다.

단순 계산을 위해 컴퓨터는 상당한 전기를 소모하게 된다. 그 전기 소모량이 비트코인 채굴에만 2021년 3월 중순을 기준으로 연간 130TWh다. 비싼 전기료를 들여 블록체인을 채굴하는데 보상으로 코인을 발급한다. 반감기가 있는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한 개의 블록체인을 채굴할 때 2023년까지 12.5 코인을 지급한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4년이며, 반감기에 따라 지급하는 코인의 수를 절반으로 줄인다. 참고로 또다른 블록체인인 이더리움(Etherium)은 반감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블록체인에 코인의 최초 발급과 거래가 기록된다. 즉, 블록에 채굴되지 않으면, 그 블록체인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게 된다. 비트코인의 경우 반감기가 완전히 종료돼도 블록체인 채굴의 실익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블록체인에 거래를 기록하는 데 일정한 비용을 받을 수 있고 이것이 경제적 보상이 될 수 있다. 다만 경제적 보상이 크지 않으므로 블록체인 채굴 경쟁이 낮아질 것이고, 이는 채굴에 소비되는 전기량을 줄이게 된다.

앞에서 언급한 것은 퍼블릭 블록체인에 대한 설명에 국한된다. 블록체인은 그 채굴을 위해 귀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고, 전기 생산에 있어서 화석연료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으므로, 블록체인 채굴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샘이 된다. 현재의 추세가 지속되는 경우 2050년이 되어도 인류는 화석연료에서 탈피할 수 없다. 비싼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를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적인 차세대 블록체인 개발에 대한 수요가 있으나,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블록체인 채굴이 상당한 전기를 사용하게 하는 것도 블록체인 해킹과 위·변조를 불가능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적 블록체인은 상호모순일 수 있다. 만약 에너지 효율적 블록체인 기술이 개발된다면 위·변조의 위험이 그만큼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현재로서는 에너지 효율적인 신뢰 시스템으로서의 차세대 블록체인이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차세대 블록체인을 개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

윤기영/한국외대 경영학부 미래학 겸임교수, 에프엔에스 미래전략 연구소장
synsaje@gmail.com

주)
1. Cambridge Bitcoin Electricity Consumption Index
2. Criddle, Cristina (2021.02.10). Bitcoin consumes 'more electricity than Argentina'. BBC.
3. Hughes, Thomas (2021.02.01). This Is Why Bitcoin Will Hit $59,000 In 2021. Entrepreneur.
4. 이명호 (2021.02). 플랫폼 독점, 자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 월간SW중심사회 2021년 2월호
5. 윤기영 (2021.02) 디지털 경제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월간SW중심사회 2021년 2월호
6. 협치는 영어 Governance를 한글로 번역한 것이다.
7. 최배근 (2021.03.03). 비트코인, 정체가 무엇인가? 근대 화폐시스템은 지속 가능한가? Youtube, 최배근 TV, 최배근TV 라이브 32회.
8. 예헤즈켈 드로어 저, 권기헌•윤기영•이강희•조진형•이대웅 역 (2020) 인류지도자를 위한 비망록: 나는 인류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박영사
9. 윤기영, 김숙경, 박가람 (2021) 『디지털 전환과 비즈니스 모델링』 박영사, 2021년 출간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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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다50원 2021-04-05 23:25:05
참으로 좋은 글이며, 이 글은 성지가 될것입니다

이리 2021-04-06 02:17:44
정말 좋은 인사이트 얻고갑니다!

파이코인 2021-04-06 1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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