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일론 머스크 트위터
출처=일론 머스크 트위터

‘약 주고 병 주는’ 머스크 입에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급락했지만, 국내에선 곧바로 반등으로 돌아서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12일(현지시각) 트위터에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사용한 차량구매 결제를 중단하기로 했다”는 성명을 올렸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하며 비트코인으로 전기차 구매를 허용하는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날 새삼스럽게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위한 화석 연료 사용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며 결제 허용 중단 이유를 언급했다. 컴퓨터를 활용해 전기를 대규모로 소비하는 비트코인 채굴 방식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CCAF)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매년 소비하는 110TWh(테라와트시) 전력은 스웨덴이나 말레이시아의 전력 소비량과 비슷하다.

머스크 발언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5만달러가 무너지는 등 암호화폐 시장이 충격을 받았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 자료를 보면, 한국시각 오후 12시 5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3.7% 급락한 4만9696달러(약 561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9.7%, 도지코인은 12.2% 급락 중이다. 하지만 같은 시각 국내 거래업체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1.5% 반등한 6320만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시세보다 12.5% 높은 ‘김치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오전 한때 65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더리움 가격도 5% 상승한 500만원대에 거래되고 도지코인은 10% 급등 중이다.

이러한 가격 ‘디커플링’ 현상에 대해 머스크가 비트코인에 여전히 결제 여지를 열어두고 대안화폐 모색에도 나서겠다는 등 특유의 이중적 화술이 국내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머스크는 이날 성명에서 비트코인 채굴이 좀 더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결제를 다시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에 수반되는 “에너지의 1% 이하를 사용하는 다른 암호화폐”를 대안으로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트위터에서 도지코인을 테슬라 결제에 채택하는 것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암호화폐가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저작권자 ©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