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반대론 vs. 화산
지열 에너지 활용한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채굴 지원 방안이 시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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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e Morris
Dave Morris 2021년 6월16일 18:24
출처=Marc Szeglat/Unsplash
출처=Marc Szeglat/Unsplash

지난주 상원 청문회에서 엘리자베스 워런(민주, 매사추세츠) 의원은 암호화폐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암호화폐가 제 기능을 하지도 못하면서 범죄의 온상이 됐고, 환경까지 파괴했다는 비판이었다.

암호화폐와 범죄를 억지로 엮는 공격은 새롭지 않고, 쉽게 반박할 수 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을 해킹한 범죄자들이 강탈한 비트코인을 연방수사국(FBI)이 대부분 회수할 수 있던 것도 비트코인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기록된 덕분이었다.

범죄를 저질러 번 돈을 고스란히 추적당하고 싶어 하는 범인은 없을 거다. 비트코인은 거래 내역이 기록돼 자금의 흐름을 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금(달러)보다 범죄집단에 매력이 없다. 실제로 범죄자들은 비트코인보다 달러를 선호한다. (물론 연방수사국을 비롯한 중앙의 권력기관이 범죄 수익을 환수하는 데 동원한 방법이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블록체인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지만, 이 글의 주제가 아니므로 논외로 한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 출처=Wikimedia commons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 출처=Wikimedia commons

오히려 특히 작업증명(proof of work) 방식을 따르는 비트코인 채굴로 인해 벌어지는 환경파괴 논란은 반론을 펴기 까다로운 문제다. 비트코인은 채굴에 적잖은 에너지가 들도록 설계됐다. 물론 당신이 비트코인을 위해 이 정도 에너지는 충분히 쓸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이 쓰는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지구 온난화와 그로 인한 기후 재앙을 막는 데 인류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실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채굴이라고 예외가 되긴 어려워 보인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일은 비트코인뿐 아니라 모든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래서 비트코인 채굴만 콕 집어서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식의 비판은 정당하지 않다.

그러나 작업증명 방식의 암호화폐 채굴은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기 좋은 분야이기도 하다. 워런 의원이 청문회에서 비트코인을 비난한 바로 그날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엘살바도르의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동시에 채굴자들이 깨끗한 지열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엘살바도르는 화산 지대에 있어 지열 에너지를 쓸 수 있다.

지열 에너지가 재생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원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더구나 엘살바도르의 지열 에너지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낭비되고 있다. 인류는 쓸모 있는 상품이나 원자재를 지구 안에서라면 어디로든 쉽게 옮길 수 있는 기술을 갖췄는데, 여전히 먼 거리를 수송하기 쉽지 않은 상품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전기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출처=엘살바도르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출처=엘살바도르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엘살바도르 경제는 수십 년간 만연한 부패 탓에 빈사 직전 상태로 부켈레 대통령의 지상 과제도 부패를 척결하는 일이다. 엘살바도르의 발전소 대부분은 운영 효율성이 매우 낮고, 지열발전소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에 비트코인 채굴을 접목하면 쉽게 활용하지 못하던 에너지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이미 중국에선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수력발전소 가동률을 높일 수 있었고, 미국에선 석유 시추 과정에서 태워 버리던 천연가스를 활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하기도 했다.

이는 환경 문제에 평소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암호화폐를 지지하는 이들이라면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워런 의원은 환경 문제를 진심으로 우려해서 한 말이겠지만, 암호화폐 친환경 채굴이 널리 보급되면 환경 이슈는 오히려 암호화폐의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는 소식을 가장 뼈아프게 받아들일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미국이 전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원하는 대로 찍어낼 수 있는 나라라는 사실은 그동안 미국 경제를 지탱해 온 주춧돌과 같았다.

일각에선 이를 "과도한 특권"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달러를 쓰지 않고도 전 세계 경제가 굴러갈 수 있게 된다면 이는 미국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입힐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미국 정치인들은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며 우려를 일축해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트코인과 관련해 자주 하던 말을 되풀이했다.

"난 비트코인이 싫습니다. 달러에 대항마가 되려는 또 다른 통화니까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 일인 만큼 달러의 패권을 지키려는 이들은 잠재적인 경쟁자의 예봉을 꺾을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서슴지 않고 할 것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채굴과 관련한 친환경 국제 표준을 세우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일론 머스크와 마이클 세일러가 중심이 돼 꾸린 비트코인 채굴위원회와 만나 친환경 에너지로 채굴한 비트코인에 "녹색 비트코인 인증"을 부여하는 방법을 비롯해 채굴을 종합적으로 감독하고 관리할 수 있는 독립 기구를 세워야 한다.

비트코인 채굴을 친환경 산업의 아이콘으로 만드는 일은 전 세계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또한, 지정학적 이해관계에 따라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비트코인을 향한 부당한 비판을 일삼는 이들에게서 날카로운 무기 하나를 빼앗아오는 일이기도 하다.

영어기사: 송인근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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