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위기’ 가상화폐 거래소, 헌법소원·소송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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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덕 한겨레 기자
한광덕 한겨레 기자 2021년 6월28일 16:34
출처=Tingey Injury Law Firm/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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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심사를 받지 못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인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정부나 은행을 상대로 헌법소원과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27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이들 거래소들은 금융당국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은행에 검증 책임을 떠맡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의 신고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바뀐 특금법은 암호화폐 거래소들에도 자금세탁 방지의무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은행으로부터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입출금 계좌를 받았다는 확인서 등을 9월 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제출하고 신고절차를 마쳐야만 영업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향후 자금세탁 사고에 연루될 가능성을 우려해 거래소 검증 작업을 회피하고 있다. 일부 은행이 기존 실명계좌 제휴 관계인 업비트, 빗썸·코인원, 코빗에 대해 ‘자금세탁 위험평가’를 시작했을 뿐 다른 거래소에 대한 평가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결국 대다수의 거래소가 검증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암호화폐의 주무부처로 검증 책임이 있는 금융당국이 직접 기준을 정하고 거래소를 걸러내야 하는데, 은행이 발급하는 실명계좌를 특금법 신고 전제 조건으로 끼워넣어 실질적 검증 책임을 시중은행에 떠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법률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부작위’에 대해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거래소 운영자들 사이에서는 “시한(9월 24일)까지 특금법 신고를 마치지 못할 경우 헌법소원이나 소송 제기를 검토하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특금법 전문 변호사는 “정부가 법으로 거래소를 자금세탁 방지 의무 대상에 넣어놓고도, 은행으로부터 검증 기회조차 받지 못한 거래소들이 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방법과 절차를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부의 ‘부작위’에 관한 헌법소원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은행의 금소법 위반도 거론한다. 금소법은 '금융상품판매업자는 금융상품 계약조건에 금융소비자를 부당하게 차별해선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은행이 뚜렷한 이유없이 거래소의 실명계좌 발급과 검증 자체를 거부하는 행위는 금소법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거래소 독과점 문제도 논란이다. 기존에 실명계좌를 확보한 4대 거래소만 현재 은행의 심사를 받고 있는데, 이는 2018년 당시 법무장관이 더 이상 실명계좌를 못 내주겠다고 막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살아남지 못한 거래소들은 정부와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거래소와 코인 발행 주체인 재단(프로젝트) 사이에서는 이미 소송전이 번지고 있다. 빗썸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된 드래곤베인 재단은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업비트에서 상장폐지된 피카 프로젝트는 코인 상장 당시 거래소가 ‘상장 피(수수료·대가)’를 받았다며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소송 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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