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vided by Paris Hilton
패리스 힐튼 제공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NFT를 발행한 패리스 힐튼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영어 인터뷰는 여기로.

올해 NFT(대체불가능토큰) 붐이 한창일 때 많은 연예인과 유명인사들이 NFT 발행에 나섰다. 스눕독부터 린제이 로한까지 툭하면 누구누구가 NFT를 발행한다는 소식이 하도 많이 들려와서 한동안 NFT 소식을 들으면 별 감흥이 없었다.

국내에선 JYP가 NFT 사업에 뛰어든다고 발표했을 때 "NFT는 역시 이름값 있는 사람이면 아주 쉬운 돈벌이구나"라고 생각했다.

패리스 힐튼이 지난 4월 NFT를 발행한다고 들었을 때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패리스 힐튼과 인터뷰하면서 내가 섣불리 판단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안목이 있는 사람이다. 역시 겉모습만 봐서 판단하면 안 된다.

힐튼은 사실 몇 년 전부터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NFT 같은 창작을 돕는 기술을 진심으로 옹호하는 사람이다.

그는 지난 4월 NFT 데뷔 당시 코인데스크US의 인터뷰에서 NFT 세계가 자신의 “정신과 마음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2개월 후 그는 오리진 프로토콜에 투자하면서 프로젝트의 고문으로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오리진 프로토콜은 NFT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으로, 이용자들이 이더리움 블록체인과 IPFS(Inter Planetary File System, 분산형 파일 시스템)를 사용해서 탈중앙 개인 간(P2P) 방식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만드는 걸 지원한다.

왜 오리진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냐고 물었을 때 그는 “오리진은 크리에이터가 자체적인 웹 사이트와 브랜드를 통해 NFT를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유일한 플랫폼”이라며 “NFT 세계의 리더로서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진에 투자함으로써 그는 자신의 NFT에 대한 믿음이 그저 말에 그치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Hilton posing with the Origin Protocol team. Source: Paris Hilton
힐튼과 오리진 프로토콜 팀. 패리스 힐튼 제공

뿐만 아니라 그는 ICO붐 전인 2016년부터 암호화폐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더리움 블록체인 개발자들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이더리움을 포함한 “더욱 안전하고 기존 시스템보다 훨씬 더 민주화된 통화 시스템”에 끌렸다고 한다.

“이더리움 설립자들은 그들의 암호화폐가 가져올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한 비전을 밝혔고, 나는 그 영향력과 비전을 지금도 믿고 있다.”

근데 그는 무엇 때문에 그토록 NFT에 빠졌을까. 힐튼은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미술과 창작을 좋아했다며 다른 창작가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게 NFT란 가능성이다.

“NFT 세계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은 우리 창의성과 상상력밖에 없다."

그는 인간의 사회활동이 디지털화될수록 사람들이 자신의 가상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도구를 더욱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은 머지않아 자신만의 음악과, 패션, 미술 취향을 NFT로 표현할 것이다.

그는 그런 세계가 “한계가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는 “한국은 기술 발전이 우수한 나라”라며 “NFT 세계의 선두에 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인들이 해당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예술가를 위하여

NFT 생태계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힐튼은 예술가와 창작가들에게 더 많은 힘을 부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창작하는 사람으로서 예술가들을 돕고 싶다. 창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이 어떻게 유통되고 수익을 내는지에 대한 통제권을 가져야 된다고 믿는다.”

그에게 NFT의 진정한 의미는 창작하는 사람이 재능과 의지만 있으면 중개인 없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특히 여성 예술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여성 디지털 아티스트인 블레이크 캐서린과 협업해서 NFT 작품을 출시했고, 여성 창작 NFT 중 최고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 ("Iconic Crypto Queen"이란 작품 판매가는 100만달러 이상이었다.)

Paris Hilton's NFT "Iconic Crypto Queen" fetched over $1 million on Nifty Gateway. Source: Paris Hilton
패리스 힐튼의 NFT 작품 "Iconic Crypto Queen." 패리스 힐튼 제공

그는 또한 세븐스 재단과 여성 중심 NFT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활동과 기획을 이어가면서도 그는 겸손한 자세를 유지했다.

“무엇보다 나는 그저 배우는 사람의 자세를 계속 취하고 싶다. 최대만 많이 배우고 내 창작활동을 이어가면서 사람들이 갖고 싶은 디지털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다.”

앞으로 오리진과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냐고 물었을 때 “자세한 정보를 공유하기에는 이르다”며 “NFT가 될 수 있는 것들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NFT에 관심이 있다면 패리스 힐튼의 활동을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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