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aron Burden/unsplash
출처=Aaron Burden/unsplash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23일까지 비트코인은 큰 반등세를 보였다. 이 기간 동안 비트코인은 2만9500달러에서 5만500달러(바이낸스 기준)으로 약 71% 올랐다.

상승을 거듭하던 비트코인은 23일 이후로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이 글을 쓰는 27일 오후4시30분 현재 비트코인의 시세는 4만735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등세가 컸던 만큼 조정 폭이 클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면 조정 폭은 생각보다 작고, 상승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비트코인의 상승장은 이대로 끝나는 걸까. 나는 최근 투자 관련 기사를 지속적으로 내놓으면서 다양한 데이터와 전문가들의 견해를 보고 듣고 있다. 미래를 확언할 수는 없지만, 여러 데이터와 의견을 종합해 봤을 때 상승장이 한번에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시 경제와 비트코인 미결제약정

거시적인 이슈부터 들여다보면, 한국 시간으로 27일 밤부터 열리는 잭슨 홀 미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잭슨 홀 미팅은 매년 8월 세계 주요국의 중앙은행 총재가 잭슨 홀에서 만나는 미팅으로, 올해는 특히 양적완화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 여부 때문에 세계 증시가 이 미팅에 주목하고 있다.

코인데스크 코리아에 투자 분석 글을 기고하고 있는 장칼은 과거 잭슨 홀 미팅 전후 비트코인 움직임을 분석하며, 미팅 직후보다는 9월 들어 조정이 크게 오는 사실을 밝혔다. 올해는 잭슨 홀 미팅에 테이퍼링이라는 큰 주제가 걸려있지만, 미팅 직전까지 시장은 큰 반응을 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8월 비트코인 시세와 관련해서는 여러 데이터 분석 업체들이 미결제약정의 눈에 띄는 증가를 주목하고 있다. 미결제약정이란 파생상품 시장에서 아직 만기가 되지 않은 상품(포지션)을 고객이 그대로 가지고 있는 상태를 뜻한다. 

통상 파생상품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시장에 대한 방향성에 확신을 가졌을 때 미결제약정이 늘어난다. 미결제약정이 증가할수록 어느 한 포지션이 깨졌을 때 변동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잭슨 홀 미팅과는 별개로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오는 28일이 만기인 비트코인 옵션도 변동성의 중요한 분수령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온체인 데이터는 대체로 상방 가리켜

그렇다면 이 변동성은 상방으로 향할까. 아니면 상승세를 끝내고 하방으로 향할까. 온체인 데이터는 전반적으로 상방을 가리키고 있다. 8월 들어 거래소의 비트코인 입출금량은 보합세를 보이며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크립토퀀트의 블록당 거래소 비트코인 넷플로우(Netflow) 지표를 보면 여전히 출금량이 더 많은 상황이다. 

비트코인 넷플로우란 입금된 비트코인 개수에서 출금된 비트코인 개수를 뺀 값을 의미한다. 넷플로우 값이 양수면 입금량이 더 많다는 뜻이고, 음수면 출금량이 더 많다는 의미다. 통상 출금량의 우세는 매도 압력의 감소를 뜻한다.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 지표 증가 추세는 상방을 더욱 뚜렷하게 가리키고 있다. 아래 크립토퀀트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24일 이후 비트코인 조정에도 불구하고 거래소 스테이블코인 입금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통상 스테이블코인 입금량 증가는 매수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보라색 선) 추이. 출처=크립토퀀트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보라색 선) 추이. 출처=크립토퀀트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선물 시장의 존재다. 가지고 있는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을 선물 시장에 입금해서 매도 포지션(Short Position)을 취할 수도 있다. 온체인 데이터에 대한 해석이 보다 다양해져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 채굴자 지표도 긍정적이다. 지난 5월 중국의 채굴 규제 이후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지표는 크게 감소했으나, 이후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고 최근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7일 이동평균선에 따른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추이. 출처=블록체인닷컴
7일 이동평균선에 따른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추이. 출처=블록체인닷컴

해시레이트는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네트워크에 동원된 연산력의 총합을 의미한다. 해시레이트의 증가는 곧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안정화를 의미하므로, 시장에 긍정적인 바람을 넣을 수 있다.

그러나 해시레이트 지표 역시 장기적으로 주의해야 할 점은 반등 추세가 어디까지 이어지느냐다. 나는 지난 6월 비트코인 채굴 취재를 하면서 현업 채굴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당시 채굴자들은 입을 모아 중국의 채굴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해시레이트가 단기간에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파생상품 시장의 변동성 주의

온체인 데이터는 전반적으로 상승장이 끝나지 않았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온체인 데이터는 단기 추세보다는 중장기적인 추세에 걸맞은 경우가 많다. 단기적인 변동성은 언제나 하방으로 향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지난 7월 26일 바이낸스 선물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3만5200달러에서 순간적으로 4만8168달러까지 올랐다. 당시 비트코인은 지난 5월 조정세를 아직 완연하게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었다. 

지난 7월 26일 당시 바이낸스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는 순간적인 급등세가 나타났다.(파란색 네모 박스. 윗꼬리가 길게 달린 캔들 부분) 출처=바이낸스
지난 7월 26일 당시 바이낸스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는 순간적인 급등세가 나타났다.(파란색 네모 박스. 윗꼬리가 길게 달린 캔들 부분) 출처=바이낸스

이 급등으로 매도 포지션에 스톱 로스(손절가를 미리 정해놓는 것)를 취하지 못한 많은 투자자들이 강제청산을 겪었다. 현물 시장의 비트코인 가격도 당시 3만5200달러에서 4만550달러까지 올랐다.

장기적으로는 상승장이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되더라도, 섣불리 내 자산의 큰 비중을 투입하면 안되는 까닭이다. 특히 선물 트레이딩을 병행하는 투자자라면 리스크 관리에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물은 언제까지나 헤지(위험회피)의 수단이다. 큰 수익을 얻기 위한 레버리지 수단으로 선물 거래를 하면 본인의 투자에 지속가능성을 잃게 된다. 여러모로 변동성의 확대를 점치는 분석가들이 많으므로, 이 점을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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