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 제공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 제공

취임 2년 만에 물러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젊은 세대의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를 “잘못된 길”로 표현한 데 대해 실언이 아니라 “마음 먹고 한 경고였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30일 이임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가상자산 시장이 과열된 데 대해 누군가, 언젠가는 얘기해야 하는 것이었고 마침 정무위에서 질문이 나왔기에 대답했다”며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답변이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미리 내용을 준비해서 한 말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잘못된 길'과 ‘어른으로서 얘기해야 한다'는 부분이 서로 떨어져 있었는데 섞여서 (논란이) 더 커졌다”고 해명했다. 이어 자신의 발언이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며, 과열된 시장이 연착륙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 정무위에 출석한 은 위원장은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들이 엄청난 자금을 거래하고 있는데 정부가 손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질문을 한 데 대해, “이건 인정할 수 있는 화폐가 아니다는 걸 정부가 일관되게 얘기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많이 간다고 국민들이 많이 투자한다고 관심 갖고 보호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된 길로 간다면 잘못된 길로 간다고 분명히 얘기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하루에 20%씩 급등하는 자산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더 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면서, “어른들이 얘기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은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됐고, 20만명이 넘게 찬성했다. 은 위원장은 “국민청원 제기가 개인적으로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면서도 “20·30대의 분노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매도에 대해서도 “욕을 얻어 먹더라도, 개방된 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만 공매도를 금지할 수는 없었다”며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임사에서 “전세계적인 팬데믹에서 ‘175조원 플러스 알파'의 역대급 규모의 금융안정대책으로 시장 불안을 조기에 잠재웠다”고 자평했다.

이어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대응으로 자영업자·중소기업은 유동성 고비를 넘길 수 있었고, 기간산업 연쇄도산, 대규모 고용불안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아직도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어 마음 한켠은 여전히 무겁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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