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DC 2018과 UDC 2019 프레스 배지. 출처=함지현/코인데스크 코리아
UDC 2018과 UDC 2019 프레스 배지. 출처=함지현/코인데스크 코리아

네 번째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1)의 국문 기사, 영문, 중문 번역까지 모두 끝났다. 

코인데스크 코리아 기자 모두가 고생하며 취재한 게 떠올라 괜히 시원섭섭한 마음이 든다. 특히 나는 2018년 첫 UDC에 참여했던지라, UDC가 블록체인 업계 연례 행사가 된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사실 UDC 2018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비바람'이다.

UDC 2018 취재를 위해 제주도로 향하던 비행기는 폭풍우로 유난히 덜컹거렸고, 불안감을 누르느라 억지로 잠을 청해야 했다. 이날 취재기자단의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행사도 한 시간이나 늦게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DC 2018은 굉장히 의미있는 행사로 기억에 남았다. 지금은 블록체인 업계에서 입지를 공고히 다진 업체들이 첫 선을 보인 자리였기 때문이다. 

탈중앙화금융(디파이, DeFi) 생태계의 선두주자로 부상한 테라,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모의실험 사업을 수주한 그라운드X, NFT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람다256 등이 UDC 2018에서 비전을 발표했다.

오프라인 행사인 만큼, 시간표를 보고 본인이 원하는 세션을 골라 들을 수 있는 묘미도 있었다. 다만 질문을 받다가 정해진 시간을 넘기는 등 진행에 있어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UDC는 지난해부터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비대면 UDC 취재는 처음이라 살짝 어색했지만, 오히려 좋은 점도 있었다. 자잘한 사건사고가 있게 되는 오프라인 행사에 비해 진행이 매끄러웠으며, 제대로 못 들은 부분은 영상을 뒤로 돌려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세션 내용도 나아졌다. UDC 2018 때는 청중의 블록체인 이해도가 낮다보니 프로젝트 소개에 그쳤지만, 이제는 연사들도 업그레이드된 수준 높은 내용을 발표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알고랜드와 쿼크체인의 세션을 흥미롭게 들었다. 알고랜드는 알고랜드 블록체인으로 댑(Dapp) 개발 과정을 시연했으며, 쿼크체인은 유니스왑 V3가 도입한 ‘유동성 집중화’ 개념을 자세히 소개했다. 개발자를 위한 컨퍼런스라는 취지에 부합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UDC 2021은 UDC 2018에 비해 국내 프로젝트 팀의 세션이 별로 없었다. 아무래도 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앞두고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완전히 새로운 프로젝트가 아닌 이미 어느 정도 안착한 프로젝트 위주인 만큼, UDC 2018년 때처럼 신선한 맛은 없었다. 

정리하자면, 이번 UDC는 잔잔했지만 심도는 더 깊었다. 그 모습이 블록체인 업계와 닮아있는 듯하다. 혈기왕성한 10대가 어느 정도는 절제력을 갖춘 20대로 들어선 것처럼, UDC와 블록체인 업계도 그렇게 같이 나이를 먹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오프라인 행사로 다시 진행되면 조금은 활기가 더해지지 않을까? 올해 UDC는 온라인 행사다보니 프레스 배지 모으는 재미가 없어진 게 제일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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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UDC 2021
함지현 "공포에 사서 환희에 팔아라"라는 명언을 알면서도 늘 반대로 하는 개미 투자자이자 단타의 짜릿함에 취해 장투의 묵직함을 잊곤 하는 코린이입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이 현명한 투자를 할 수 있게끔 시장 이슈를 보다 빠르고 알차게 전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투자의 대부분은 BTC(비트코인)와 ETH(이더리움)입니다. 현재 이더리움 확장성 개선 프로젝트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SOL(솔라나), ROSE(오아시스 네트워크), AVAX(아발란체), RUNE(토르체인) 등에 고등학생 한 달 용돈 수준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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