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거래소 신고제… 63곳 중 몇이나 살아남을까?
다음주까지 신고해야 사업 가능
코인 거래소 제도권 진입
업비트 등 4곳만 실명계정 보유
ISMS 인증 없는 35곳 폐업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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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현
함지현 2021년 9월15일 14:44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 로고. 출처=각 거래소.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 로고. 출처=각 거래소.

국내 암호화폐(가상자산, 코인) 거래소의 운명을 가를 9월24일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마감일인 이날을 기점으로 국내 코인 거래소 63곳이 10곳 안팎으로 대폭 줄 전망이다. 신고를 통과하지 못한 거래소는 폐업할 우려가 있는 만큼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정부가 파악한 국내 코인 거래소는 63곳이다. 앞으로도 영업을 하려는 거래소는 ①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②은행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정) 등의 요건을 갖춰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신고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까지 신고서를 제출한 곳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4곳이다.

13일 기준 아이에스엠에스 인증을 받은 거래소는 28곳이지만, 은행 실명계정을 확보한 건 업비트(케이뱅크), 빗썸·코인원(NH농협은행), 코빗(신한은행) 4곳뿐이다. 은행은 실명계정 발급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거래소에서 자금세탁 문제가 터질 경우, 실명계정 계약을 체결한 은행도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코인은 국경 간 이동에 제약이 없고, 개인 간 이전 시 추적하기 어려워 금융당국은 범죄·테러 자금의 세탁에 연루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만약 자금세탁 우려 국가로 자금(코인)이 흘러간 사실이 금융당국에 적발될 경우 그 과징금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만큼, 실명계정 발급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리스크가 크다"며 "은행들은 거래소의 코인을 통한 자금세탁을 방지하는 시스템이 안정화될 때까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재 고팍스, 한빗코, 지닥, 후오비 코리아 등도 은행과 논의 중이지만, 실명계정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9월 이후 계속 원화마켓을 운영하게 될 거래소는 4곳 안팎에서 10곳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더불어민주당 가상자산티에프(TF) 관계자는 "일부 거래소만 남으면 독과점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그리 많이 살아남을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은행과 실명계정 계약을 맺지 못했다고 신고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아이에스엠에스 인증을 취득한 곳은 코인마켓만 운영하는 거래소로 신고할 수 있다. 원화로 코인을 사는 원화마켓과 달리, 코인마켓은 코인으로 또 다른 코인을 사는 시장이다. 거래 수단이 코인이라 은행을 통한 원화 입출금이 필요 없다. 이 경우 9월24일까지 원화 거래를 종료해야 한다.

실제 플라이빗, 코어닥스 등은 코인마켓 사업자로 신고하기 위해 원화 마켓을 중단했다. 그러나 코인마켓만 운영해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 거래소들의 주요 수익원이 원화마켓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로, 그 규모가 코인마켓의 수백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13일 업비트 기준 이더리움의 하루 원화 거래대금(2494억원)은 비티시(BTC·비트코인)마켓 거래대금(2억원)의 1200배를 넘는다. 비티시마켓 거래 수수료(0.25%)가 원화마켓(0.05%)보다 5배 높다고 해도 두 마켓 간 수수료 격차는 상당하다.

이들 거래소는 차라리 상황이 나은 편이다. 아이에스엠에스 인증조차 받지 못한 35곳은 아예 신고 자격이 안 돼 사업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에스엠에스 인증을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신고기한까지 남은 일정을 고려할 때 추가로 인증을 받는 사업자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무사히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끝은 아니다. 심사가 늦어지면 12월24일에야 생존한 거래소 명단이 나올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신고를 받은 후 최대 3개월 동안 신고 요건과 고객 예치금 분리 관리 등을 점검하고, 그 과정에서 미흡한 점을 발견하면 신고 접수를 반려할 수 있다. 형태는 신고제지만 사실상 인가제와 같이 운영된다.

거래소 줄폐업에 앞서 이용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거래소가 신고 요건을 갖췄는지 확인해야 한다. 신고서 제출 여부는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 아이에스엠에스 인증 명단은 과기부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이에스엠에스 인증조차 받지 않은 거래소 이용자라면 폐업에 대비해 원화와 암호화폐를 출금하는 게 안전하다. 특히 금융위는 한 거래소에만 상장된 '나홀로 상장' 코인을 주의하라고 안내했다. 해당 거래소가 사업을 접으면 이런 코인의 가치는 사실상 0원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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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o srlee 2021-09-15 16:17:24
독과점의 폐해를 막으려면 중소기업한테도 공정한 기회를 주셔서 서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Kim Eileen 2021-09-15 15:44:23
설마 빅4만 살아남지는 않겠죠?며칠 남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켜보고 싶기는 한데...무튼 나홀로 상장 코인들은 이젠 정리매매 빨리 들어가는게 맞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