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세진 코빗 대표 "상장 코인, 타 거래소 수준으로 맞추겠다"
"현재 타 거래소 1/3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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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현
함지현 2021년 11월2일 14:13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을 숫자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번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호 가상자산사업자(VASP)
3년 만에 흑자 전환
4대 거래소 중 점유율 4위

코빗은 2013년 7월 국내 최초의 가상자산 거래소로 출범했으나, 후발주자인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등에 거래량으로 추월당했다. 보수적인 상장 정책이 그 원인으로 작용했다. 2021년 3월에야 코빗에 상장된 가상자산 수가 30개를 넘었을 정도로 코빗은 그간 상장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2021년 2분기부터 상황이 역전됐다.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앞두고 다른 거래소들이 신규 상장을 줄이고 대규모 상장폐지를 단행한 것과 달리, 코빗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상장에 나섰다. 현재 코빗에 상장된 가상자산 수는 67개로, 올해 1월(28개)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럼에도 4대 거래소 중 업비트에 이어 두 번째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심사를 통과했다. 

1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만난 오세진 코빗 대표는 "2021년은 '코빗은 돈도 못 벌고 왜 저러고 있지'라는 세간의 질문에 대한 결과를 보여드린 해였다"며 "코빗 대표로서 지낸 2년과 앞으로의 2년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코빗 대표. 출처=코빗 제공
오세진 코빗 대표. 출처=코빗 제공

-제 2호 가상자산사업자로 인정받은 소감을 말해주세요.

"사실 저희도 놀랐습니다. 날짜를 계산해보니 업비트는 신고서 제출 29일째만에 수리 결정이 이뤄졌고, 저희는 그보다 좀 더 빠른 26일 만에 신고서 수리가 결정됐습니다.

이처럼 신고 수리가 빠르게 이뤄진 것은 코빗의 보수적인 상장과 거래소 운영 정책을 금융 당국도 잘 알아주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도권 안으로 들어갔으니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설 때입니다."

 

-최근 적극적인 상장 정책을 펼치는 것도 그런 차원인 건가요? 

"코빗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코인 거래만을 지원했습니다. 이는 옥석을 가릴 눈이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눈을 정확히 판단받을 제도적 기준이 없어서였죠. 이제는 제도적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는 상황이라 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아직 코빗에 상장된 가상자산 개수는 타 거래소 대비 3분의 1에 그칩니다. 코빗에서 거래되는 코인 개수를 다른 거래소 수준으로는 맞출 예정입니다."

 

-주의 깊게 보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대외비라 공개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대표인 저조차도 상장심의위원회의 한 일원으로서 상장 직전에야 어떤 프로젝트가 상장되는지 알게 됩니다. 다만,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분야의 코인을 후보군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규 상장 코인 관련 ‘저금통(퀴즈를 풀면 에어드롭하는 서비스)’이 상당히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알고 투자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저금통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새로 상장된 가상자산이 어떤 것인지는 알아야 하잖아요? 기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인데, 그냥 설명만 해두면 읽지 않으실 것 같아서 재미를 위해 에어드롭을 추가했습니다."

 

-코빗은 지주사(NXC)가 있다보니 100% 자유롭게 결정을 내리긴 어려울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코빗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서 제출 전부터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해왔습니다. 코빗의 ‘보수적인 경영’이 인정받은 것으로 보면 될까요?  

”하하. 대단하게 해석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지주사와 코빗은 인정하고 인정받는 관계는 아닙니다. 지주사는 회사를 구성하는 스테이크홀더 중 하나죠. 이외에도 고객과 임직원, 주주가 같이 회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상장을 늘리는 건 주주뿐 아니라 고객과 임직원 등 다양한 스테이크홀더의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입니다."

 

-코빗의 낮은 유동성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인 것 같습니다.

"최근 코빗은 솔라나, 인터넷컴퓨터, 미나 등을 4대 거래소 중 가장 먼저 상장했고, 이에 시장이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특정 코인이 업비트에 상장한 것을 보고 찾아보면 코빗에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 시작한 거죠. 

업비트보다 코빗이 유망 코인을 빠르게 상장한다는 걸 알게 된 이용자들은 코빗이 이후 어떤 코인을 상장할지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이로 인해 코빗에 가입하고 유동성에 참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 더 좋은 코인을 상장하기 용이해지죠."

 

-거래 수수료율이 높은 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기준점이 업비트(0.05%)라면 그렇게 느낄 수 있습니다. 업비트가 타 3사에 비해 굉장히 낮은 편이죠. 다만, 국내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거래소 10곳 중 코빗의 수수료율(0.15%)이 높은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윗값보다는 아래에요. 그런 만큼 대단한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출처=코빗 제공
출처=코빗 제공

-코빗이 최근 리서치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있는데요, 코빗의 리포트 사업 방향을 어떻게 잡고 계시나요?

"리서치 보고서가 겨냥하는 대상이 개인 투자자인지, 기관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요즘 증권사 보고서는 개인이나 기관이 다 보잖아요? 또 뉴스에 인용돼 나온 리포트 내용을 개인 투자자가 접하기도 합니다.

코빗 보고서를 무료로 배포하는 것도 특정 타깃이 없어서에요. 다만, 기관이 좀 더 알아보고 싶을 경우 즉석 질의응답 등은 기관 서비스로 추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코빗 유튜브를 진행하는 정석문 이사가 리서치 조직을 이끌 예정입니다."

 

-첫 보고서 발간 시기는 언제로 예상하시나요?

"11월에서 12월 사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관련 인력을 충원하면서 동시에 보고서도 준비하는 중입니다. 첫 번째 보고서다보니 올해 블록체인 트렌드를 돌아보거나 내년도 전망을 다루는 게 어떨까 고민하고 있고요,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출시로 비트코인 입지가 바뀌는 것도 분석할 예정입니다.

향후에는 탈중앙화금융(디파이, DeFi)와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최근 떠오르는 시장 섹터를 분석하고, 업계 주요 투자사와 포트폴리오 자산을 모니터링하고 업계 인사이트를 제공할 방침입니다."

 

-코빗 웹 2.0에서 보여준 메타버스와 NFT 사업은 어떻게 확장시킬 계획이신가요?

"두 사업 모두 그 개념을 이용자에게 소개한다는 자리인 것 같아요. 수익성을 염두에 두고 확장하기보다는 '이런 것들을 이렇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하고 알려주는 차원인 거죠. 

그 중 메타버스 기반 플랫폼 코빗타운은 저희의 개입 없이도 이용자들이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자는 게 주 목적입니다. 현재 접근성을 향상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등 한창 개편 작업 중입니다. 

NFT 마켓도 마찬가지로 소통의 이슈입니다. 요새 100억원짜리 NFT가 너무 많이 나오다보니까 공급자들은 그 가격에 팔아야 하나 싶고, 수요자들은 그 돈이 없으면 시장에 들어가지 못하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NFT 마켓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의 드라마 '빈센조' NFT 콘텐츠 거래에 참여해본 이용자들은 'NFT 모두가 100억원까지 하는 건 아니구나'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공급자와 수요자의 가격 기대치를 맞출 수 있는 거죠. 

NFT 마켓은 기존의 외부 플랫폼 API를 끌어오는 방식이 아닌 저희가 직접 작품을 선별하고 게재할 수 있는 구조로 리브랜딩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드래곤 등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콘텐츠 업체와도 꾸준히 교류하고 있고요."

 

-금융권에 몸 담으셨던 대표님이 보기에 현재 가상자산 사업의 가장 큰 한계는 무엇인지요.

"중개인(거래소)이 기형적으로 패권을 갖고 있습니다. 발행사와 투자자들이 힘을 가져야 하는데... 상장만 해도, 금융권에서는 글로벌 투자회사(IB)가 미상장 업체에 가서 기업공개를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피칭하는데 가상자산 업계는 오히려 상장을 원하는 곳이 거래소에 찾아가잖아요? 이러다보니 돈이 중개인쪽에만 몰립니다.

가상자산 시장에선 초반에 거래소 사업 모델이 너무 성공을 거둔 게 그 원인인 것 같아요. 발행 시장이나 투자 시장이 활성화돼야 합니다.

대중과 정부의 인식 차이도 한계일 것 같아요. 이미 대중은 가상자산을 금융투자자산처럼 인식하는데 정부는 그렇지 않잖아요. 또한, 기존 금융 시스템을 커버하던 법들이 가상자산 시장을 완전히 다루지 못하는 점도 한계입니다."

 

-미국에선 비트코인 선물 ETF가 승인을 받았는데, 국내에서도 가상자산이 금융상품과 결합될 여지가 있을까요?

"비트코인이 망하지 않는 이상 나올 것입니다. 2~3년 내로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내 규제 상황을 보긴 해야겠지만요."

 

-곧 있으시면 취임 만 2년인데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지난 2년은 VASP 신고를 잘 마치고 사고가 터지지 않는 것에 집중하는 CEO였다면, 앞으로는 사업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2년이 될 것입니다. 직함은 똑같지만, 개인적으로 새로운 대표가 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2021년은 코빗에게 어떤 한 해로 남을까요? 

"누구나 '코빗이 보수적인 상장 정책 등으로 인해 신고가 빨리 수리됐구나'라고 유추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든 것 같아서 2021년을 잘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상장도 하면서 '코빗이 할 수 있는데 안 한 거였구나'하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코빗이) 과도기를 잘 거쳐나가고 있다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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