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두환 해외재산 추적하던 한국계 미국 검찰 고위 간부, '메타' 감찰실장 재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지성
전지성 2021년 12월2일 08:52
우 리(Woo S. Lee· 한국 이름 이우석) 전 법무부 차장검사. 출처=아시아태평양반부패정상회의 웹페이지
우 리(Woo S. Lee· 한국 이름 이우석) 전 법무부 차장검사. 출처=아시아태평양반부패정상회의 웹페이지

미국 법무부(DOJ)에서 형사 범죄 관련 국제 자금세탁방지 및 범죄수익환수 업무(Money Laundering and Asset Recovery Section’s International Unit in the Criminal Division)를 지휘하던 한국계 고위 검찰 간부가 지난해 11월 페이스북(메타)으로 이직해 내부 감찰과 준법 등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국제 자금세탁방지 수사에 정통한 한국 법조인들에 따르면, 우 리(Woo S. Lee·한국 이름 이우석) 전 미국 법무부 차장검사(Deputy Chief)는 지난해 11월 메타의 감찰, 준법 감시 등 업무를 총괄하는 감찰실장(Director of Special Investigations at Meta)에 취임했다.

당시 페이스북은 리 전 차장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밝히고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해 영입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우 리 전 법무부 차장검사가 메타 감찰실장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링크드인 페이지. 출처=우 리 메타 감찰실장 링크드인 캡처
우 리 전 법무부 차장검사가 메타 감찰실장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링크드인 페이지. 출처=우 리 메타 감찰실장 링크드인 캡처

 

페이스북에 왜 국제자금세탁방지 전문가?

페이스북이 왜 법무부의 국제 자금세탁방지(AML) 전문가를 고위직으로 영입했는지 밝힌 적은 없다. 리 전 차장의 책임과 업무도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메타에서 그의 직무를 표현한 '특별수사(Special Investigations)'가 명확하게 내부 감찰을 뜻하는지, 페이스북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와 관련 소송 대응 등을 의미하는지도 여전히 관심사다. 메타엔 현재 법무 총괄 책임자가 따로 있다.

다만 당시 페이스북의 고민 거리 중에 국제 자금세탁에 대한 미국 규제 당국의 우려와 정치권의 비판이 있었다.

2019년 6월 페이스북은 '리브라'라는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앞세워 '세계통화' 발행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 안정을 지향하는 가상자산이다.

리브라는 세계에서 은행 계좌가 없는 17억명이 추가 비용 없이 페이스북 메신저 등을 이용해 간편하게 돈을 송금하거나 결제할 수 있다는 서비스였다. 

페이스북이 이용자 24억명에 기반해 글로벌 단일 통화의 원대한 이상을 밝힌 셈이었다. 마스터카드, 비자 등 28개 글로벌 기업이 리브라연합에 참여했다. 

발표 한 달 만에 미국 정부와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졌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리브라 프로젝트는 자금세탁에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상용화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하원의원들도 "리브라가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위협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을 때까지 프로젝트를 중단하라"고 공식 요청했다.  

며칠 만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리브라가 자금세탁과 마약거래 등에 악용될 거라는 우려를 씻을 수 있을 때까지 출시를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2020년 4월 리브라연합은 백서2.0을 통해 기존 계획을 대거 수정했다. 특히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금지(CFT) 등을 위한 규정을 준수하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해 7월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통한 세계단일통화 계획을 포기하고 페이스북, 왓츠앱을 활용한 간편결제로 전략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 해 12월 리브라연합은 리브라의 이름을 '디엠'으로 바꿨다. 페이스북이 우 리 전 차장검사를 영입한 지 한 달 만이었다.

2021년 10월19일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 등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페이스북이 가상자산 지갑 노비(Novi)의 파일럿(시험 서비스) 출시를 발표한 직후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서비스 중단을 촉구했다. 디엠을 이 서비스와 연계하지도 않았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같은 달 28일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 서비스를 공개했다.

 

한미 수사 공조 책임자

리 전 차장은 2011년 4월 법무부 수사 검사로 재직할 때부터 한국 검찰과 국제 자금세탁 방지 및 은닉자금 환수 공조 수사를 벌일 때마다 미국 쪽 책임자로 한국 검찰과 협력했다.

2013년 한국 검찰이 특별환수팀을 꾸려 고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불법은닉재산을 수사하고 추징금 환수에 나섰을 때 리 전 차장이 수사 검사로서 큰 기여를 한 사실이 양국 법무부에 공식 보고돼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사실이 국내에 보도된 적은 없다. 

그는 특히 미국 법무부의 세탁자금 추적 시스템과 전담 인력을 활용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미국 등 해외에 숨긴 재산을 추적해서 한국 검찰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한다. 

미국 법무부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 불법적인 자금세탁이 이뤄지건 달러를 사용한 사실 등이 확인되면 관할을 자처하고 수사를 벌인다.

2015년 11월9일 김현웅 전 법무부장관이 미국 워싱턴 DC의 법무부를 예방해 로레타 린치 전 법무부장관과 회담을 열고 미국 정부가 몰수한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은닉재산을 한국에 반환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이 자리에 우 리 전 차장검사도 담당 검사 자격으로 배석했다.

2015년 11월 김현웅 전 법무부장관(앞 줄 왼쪽)이 미국 법무부를 방문해 로레타 린치 전 미국 법무부장관(앞 줄 오른쪽)과 미국 정부가 몰수한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해외 은닉 재산을 한국에 반환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오른쪽 위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간부가 우 리 전 차장검사. 출처=법무부 블로그
2015년 11월 김현웅 전 법무부장관(앞 줄 왼쪽)이 미국 법무부를 방문해 로레타 린치 전 미국 법무부장관(앞 줄 오른쪽)과 미국 정부가 몰수한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해외 은닉 재산을 한국에 반환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오른쪽 위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간부가 우 리 전 차장검사. 출처=법무부 블로그

2017년 미국 법무부가 국제 공조를 통해 말레이시아 1MDB 투자 펀드 대출금 130억달러(약 14조7875억원) 중 상당액 횡령 사건을 수사할 때도 리 전 차장이 국제적으로 세탁된 불법자금 추적과 압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집 라작 당시 말레이시아 총리의 양아들 리자 아지즈 등 측근들이 대출금 절반 가까이를 빼돌렸다는 혐의로 기소돼 세계적인 횡령 스캔들로 주목을 받았다.

 

학력과 경력

우 리 전 차장검사는 1995년 미국 브라운대에서 역사학과 정치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8년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법학 학사(LL.B.)를 취득한 뒤 2001년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JD)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업무를 맡았다. 

2007년 9월부터 3년 8개월간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법률 고문(Senior Counsel)으로 재직했다. 

2011년 4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법무부에서 근무했다. 미국 법무부 크렙토크러시 대응팀(Kleptocracy Initiative)에서 수사 검사(Prosecutor)로 재직하다 수사와 소송을 총괄하는 책임자(Assistant Deputy Chief) 자리에까지 올랐다. 

크렙토크러시란 그리스어 '강도(klepto)'와 '정치(kratein)'를 합친 말에서 나왔다. 직역하면 '강도의 정치'라는 뜻. 흔히 제3세계 정치 후진국들이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고질적인 병폐에 허덕이는 현상을 뜻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그러한 후진적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때문에 국제적인 자금세탁 추적과 범죄수익환수 수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크렙토크러시 대응팀 설립을 지시했다. 당시 법무부는 최우수 검사들로 대응팀을 만들어 국제 공조 불법자금 추적과 수사를 주도했다.

우 리 전 차장검사는 2016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 법무부에서 퇴직해 메타로 이직할 때까지 국제자금세탁방지 및 범죄수익환수 수사팀 책임자(Deputy Chief, International Unit, Money Laundering and Asset Recovery Section)로 재직했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