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Cindy Tang/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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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2021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 국내외 금융불균형 ‘역성장’ 불러올 수도
  • 10% 확률인 최악의 상황까지 경고 나서
  • 가계부채, 부동산, 대외여건 관리 강조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조정과 가계부채 거품 붕괴와 같은 잠재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 경제가 역성장 늪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경고를 한국은행이 내놨다. 

한은은 확률이 10%에 불과한 극단적 상황까지 경고하면서 가계부채부동산, 대외 여건 변화 등 3대 핵심 잠재 위험의 관리를 당부했다.

 

최악의 경우 ‘역성장’

한국은행은 23일 발표한 ‘2021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금융불균형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 반영한 국내 금융취약성지수(FVI)가 올해 3분기 56.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말(100)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2분기(73.2)보다는 낮지만, 최근 10년간 장기평균(31.3)에 비해서는 두 배 가까이 높다. 금융불균형은 과도한 부채를 동원한 투자로 인해 금융·실물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번 보고서엔 국내외 금융취약성지수를 토대로 산출한 실물 경제 위험 정도를 추정한 결과도 담겼다. 국내 금융불균형만 고려할 땐 내년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실질 성장률(국내총생산 증가율)이 -1.4%로 추락하고, 국외 금융불균형까지 함께 반영하면 같은 기간 실질 성장률은 -3.0%까지 내려가는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이는 향후 1년간 ‘10% 확률’로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을 전제로 한 값이다. 한은 관계자는 “-3.0% 성장률은 대내외 충격으로 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신용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빠르게 발생하면서 실물 경제가 침체하는 매우 극단적인 상황을 전제로 추정한 값”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성장률 전망 내지 예측치는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 아직까지 국내 금융기관 복원력은 자기자본비율이 상승하는 등 양호한 상태다.

출처=Sean Robertson/unsplash
출처=Sean Robertson/unsplash

3대 잠재위험 관리를

한은은 한국 경제의 핵심 잠재 위험도 제시했다. 

우선 올해 3분기 말 현재 1844조9천억원까지 불어난 가계부채다. 연체율이 비교적 낮은데다 돈 떼일 위험이 낮은 고신용자(75%·6월말 기준) 대출이나 주택담보·전세자금 대출(53.6%·6월말 기준) 비중이 높긴 하지만 불안 요소도 작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으로 무주택자이면서 저축은행 등 비은행 신용대출을 보유한 대출자 연체율이 평균(0.6%)을 크게 넘어서는 4.8%로 나타났다. 주택 보유자 중에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동시 보유한 대출자의 연체율도 최대 1.31%로 집계됐다. 자영업자 대출도 취약 요소다. 

올해 9월 말 현재 자영업자 1인당 대출 규모는 3억5천만원으로 비자영업자(9천만원)의 4배 수준이다. 

한은은 만기 자동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 조처가 내년 3월에 종료되면 자영업자의 추가 원리금 상환액이 늘면서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39.1%에서 41.3%으로 2.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본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비율인 DSR은, 그 수치가 높을수록 부실 위험도 크다는 것을 뜻한다.

두번째로 꼽힌 핵심 잠재위험은 부동산이다. 

부동산 금융취약성지수는 올해 3분기에 ‘100’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0~100 사이에서 움직이는데, 1996년 1분기 이후 꾸준히 상승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한은은 “최근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부동산가격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장기적인 안정세로 접어들었다고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급격한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그에 따른 외국인 자금 흐름 급변동과 같은 대외 여건도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한은은 세계적 금융불균형이 급격히 조정될 경우 우리나라의 자산가격 조정 및 부채 디레버리징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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