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출처=코인마켓캡
지난 7일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출처=코인마켓캡

BTC(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매도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BTC 가격은 한국시간 22일 오후 일시적으로 3만5000달러를 깨고 내려갔고, 오후 7시54분 현재 3만5396.8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일주일 전에 비해 18% 가까이 내렸다. 시가총액은 6697억달러 수준까지 내려왔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이 같은 급락의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 변화와 이에 따른 글로벌 증시의 기술주 투매 현상에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시장과 전통시장의 연관성이 상당히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선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3~4차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국채 수익률도 급등했다. 이렇게 미 국채 등 저위험 자산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가상자산 등 투기적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잠재적 수익률은 덜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통화 정책으로 가장 많이 끌어올려진 자산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었다면 이제 연준이 수도꼭지를 잠그려 하면서 가장 타격을 보는 자산도 가상자산인 셈. 

마켓인사이더는 "투자자들은 연준의 정책뿐 아니라 가상자산 기술의 견고성과 산업 발전을 억누를 수 있는 규제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다"면서 '가상자산 빙하기'(crypto ice age)가 올 수도 있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인베스코의 글로벌 자산배분 리서치부문 책임자인 폴 잭슨은 "가상자산은 수년간 가격이 낮게 유지되고 많은 투자자들이 흥미를 잃는 빙하기로 향하고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채권 수익률은 상당히 더 오를 것이기 때문에 더 큰 고통이 따를 것"이라면서 "연준과 정부의 정책이 뒤바뀌는 것이 시장을 침체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코인데스크US는 지난 몇 주간 있었던 부정적인 시장 심리의 단순한 연속일 수 있다고 보면서, BTC가 전통 시장들과 연계해 움직이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퀀텀 이코노믹스의 제이슨 딘 애널리스트는 "부정적인 심리는 어떤 형태의 객관적인 데이터를 압도하는 우울한 뉴스들이 부추기고 있다"면서 "한 번 공포가 시작되면 깨지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정상화된'(normalized) 범위 안에 다시 이동하기 전까지 (시장의) 항복(capitulation)을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인투더블록(Into The Block)의 리서치 책임자인 루카스 오우투무로(Lucas Outumuro)는 "BTC와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고감도(high-sentiment) 베타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는 BTC가 더 넓은 시장과 함께 움직이고 있고 최근의 부정적인 정서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시 경제적 불안과 기술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런 상관관계를 더 악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러시아의 채굴 금지 규제 움직임도 찬물을 끼얹은 요소.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20일 가상자산 거래와 채굴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제안서 초안을 발표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가상자산의 급격한 가치 상승은 주로 미래 성장에 대한 투기적 수요에 의해 정의된다"면서 "이 가격은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금융 피라미드적인 측면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규제당국도 가상자산 규제를 강화하려 하고 있으며, 스페인과 영국은 암호화폐 광고를 단속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역시 큰 폭의 하락에도 뚜렷한 매수세가 나오지 않고 있다.

크립토퀀트의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거래소 이용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비트코인 자금 흐름 지표는 22일 오후 8시 블록타임 기준 0.0546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저점에 머무르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2일 기준 시가총액 톱5 가상자산 가운데 스테이블 코인인 USDT(테더)가 3위, USDC(USD코인)이 5위에 진입했다. 이는 가치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가상자산에 대한 매수 심리가 그만큼 얼어붙었다는 얘기다.

통상 시장에 스테이블 코인 보유량이 늘어나면 매수 대기세가 강해지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지만, 큰 하락이 나오는 상황에서 스테이블 코인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좋은 신호로 보기 어렵다.

거래소의 스테이블 코인 보유량은 지난 12월25일 약 247억달러 고점을 기록한 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22일 오후 8시 기준 거래소의 스테이블 코인 보유량은 약 197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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