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케이시] 이번 크립토 겨울을 낙관적으로 보는 5가지 이유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9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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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2년 2월2일 07:30
출처=Hide Obara/Unsplash
출처=Hide Obara/Unsplash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지난 2017년 가산자산공개(ICO) 버블 이후 바로 이듬해 토큰 시장이 폭락했을 때 나는 ‘크립토 겨울이 찾아왔고, 모든 게 우리 탓이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나는 당시 칼럼에서 실질적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솔루션을 개발하기보단 일확천금을 노리고 람보르기니를 언제 살 수 있을까에만 몰두하던 가상자산 업계의 행태를 통탄했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가상자산 시장은 또 한 번의 폭락장을 맞고 있다. 하지만 나는 또다시 가상자산 업계를 대표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칼럼을 쓰고 싶은 생각이 없다.

물론 지난해 호황장으로 인해 대체가 가능한 토큰과 대체 불가능 토큰(NFT) 등 수많은 토큰의 가격이 급등했고, 부를 과시하는 저급한 밈(‘그대로 가난을 즐기며 살아라(have fun staying poor)’라는 문구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들이 완전히 새롭게 탄생하긴 했다.

하지만 직접 문제를 일으킨 뒤 2018년 폭락장 이후 문제를 한 번 해결해봤던 경험이 여러 측면에서 우리에겐 도움이 됐다. 이 말은 2017년과 비교해 최근 호황장에서 몰린 투기 자금의 기반이 좀 더 탄탄하다는 뜻이다.

가상자산은 기술적 역량이나 사회적 수용도에 측면에서 주류가 되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하지만 현재 베이퍼웨어(vaporware) 수는 현저히 줄었고, 가상자산은 이전보다 더 실질적이고 기반이 잡힌 장기적 자산 같은 느낌을 준다.

이 말은 가상자산이 전 세계적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만한 무언가를 실제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크립토 겨울이 그렇게 냉혹하게 만은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이 사실들을 염두에 두고, 내가 이번엔 다르다(이 말이 언제나 위험하다는 건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5가지 주된 이유들을 함께 살펴보기로 하자.

 

레이어2 확장 시스템은 더이상 단순 개념이 아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비트코인 결제를 하기 위한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든,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앱을 구동하는 ZK롤업(ZK-rollup)이든, 아니면 안전한 온라인 수탁을 가능하게 해주는 다자간 연산 프로젝트든, 암호화 기술은 지난 3년간 단순한 개념에서 벗어나 실제로 사용되는 기술로 발전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주류로 자리매김하는 데 필요한 네트워크 프로세싱 확장성을 이 같은 혁신기술들이 실현시켜줄 것이다.

이 중 대부분이 다중 노드 블록체인이 지닌 핵심적 문제인 온체인상에서 거래를 처리하기 위해선 엄청난 양의 중복 연산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레이어2 아니면 그와 함께 사용되는 툴이다. 이 기술들은 허가된 소수만이 거래 검증 권한을 가지는(그런 방식으로 효율성을 도모하는) 허가형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된 대안이 된다.

레이어2 메커니즘은 이런 방식 대신 뛰어난 암호화 기술을 이용해 조작이 불가하면서 탈중앙화된 합의 방식을 저해하지 않는(결과값을 비허가형 블록체인에 다시 연동시킴으로써) 오프체인 연산을 가능하게 한다. 이더리움(Ethereum) 개발자들이 이더리움 2.0으로의 마이그레이션을 성공리에 완료한다면 가상자산 생태계의 확장성이 조만간 월등히 향상될 것이다.

 

비허가형 모델이 대세다

앞서 언급한 기술적 발전으로 인해 최근 가상자산 업계의 성공 사례들을 보면 과거 선호도가 높았던 허가형 프로젝트가 아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비허가형 프로젝트들 위주다. 수익은 디파이, NFT,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에서 창출되며, 한때 유명했던 IBM의 ‘기업용 블록체인’은 더 이상 대세가 아니다.

이용자들은 기존 사업 모델을 점진적으로 수정하는 것이 아닌 블록체인 기술이 주는 획기적 변화와 패러다임을 바꿔 놓겠다는 약속에서 가치를 찾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핀테크 아이디어들이 추구하는 지향점보다는 과거 인터넷이 이뤘던 것처럼 이런 프로젝트들이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는 혁신의 물결을 일으킬 거란 희망을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과 금융기관 투자자들이 있다

비허가형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선호하는 건 초창기부터 가상자산에 투자해왔던 디젠(degen)들 뿐만이 아니다. 예전 기업용 허가형 블록체인의 타깃층이었던 유명 기업들 또한 이를 선호하고 있다. 주류에 속한 기업 수천 곳이 현재 NFT와 소셜 토큰을 시험하고 있고, 아디다스(Adidas),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thers),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등 특히 연예, 패션, 미디어 업계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분야의 미래 성장성을 엿볼 수 있는 일이 이번 주 두 기업의 어닝콜 자리에서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와 애플(Apple)의 CEO 팀 쿡은 각각 자사 어닝콜에서 메타버스와 관련해 자신들이 가진 기회를 자랑하며 메타버스에 공격적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많은 기관 투자가들이 지난 2주 동안 비트코인 비중을 줄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지난해 헤지펀드나 패밀리오피스, 연기금의 가상자산 투자는 급증했으며, 이 중에서도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기관들은 포트폴리오 구성에 디파이를 포함시켰다.

최근에 와서 기관 투자가들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대량매도했다 할지라도, 그들이 가상자산 기술과 인력, 프로세스에 한 투자와 해당 투자에 들어간 법적 준비 절차들이 현재까지 마련된 인프라로 향후 거래를 처리할 수 있게끔 기반이 되어주고 있다. 기관 투자가들은 떠나지 않는다.

 

규제란 정상화를 의미한다

미국 인프라 법안 개정안에 포함된 부적절한 문구들이 결국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들에 대한 과도한 조세 감시로 이어지게 된 것을 보면서 가상자산 커뮤니티는 당연히 분노했지만, 해당 법안은 사실상 가상자산 업계를 합법화한 계기가 됐다. 정부에서 특정 부문에 과세를 할 때는 그 부문을 없애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 비록 실패로 끝나긴 했으나 개정안 내용 중 엄격한 조항의 수위를 낮추기 위해 폭넓은 초당적 지지가 형성됐고, 의회 의원들 사이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는 여러 징후들을 보는 것도 매우 고무적이었다.

규제는 여전히 가상자산의 혁신과 사용률 상승, 성장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자금세탁방지법과 증권법의 시행은 업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가상자산 업계를 정상화하는 하나의 체계로, 일반 대중이 가상자산에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 것이다.

 

모든 게 가상자산 업계의 잘못만은 아니었다

지난 2017년 토큰 가격이 폭등한 이후 바로 다음 해 급락장이 찾아왔던 건 가상자산 부문에만 국한돼 나타났던 현상이었다. 이는 ICO 투자 광풍과 함께, 엉성하게 만들어진 백서의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로 수십억달러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창립자들을 향한 맹목적 믿음이 불러일으킨 사태였다. 급등했던 베이퍼웨어 가격은 그들이 공언했던 약속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며 필연적으로 하락세를 그리게 됐다.

하지만 이번엔 양상이 매우 다르다. 새로 발행된 토큰들에 쏟아진 과도한 관심이 지속 가능하지 않도록 랠리를 부추긴 건 사실이나, 가상자산 업계의 시가총액이 증가했던 원인 중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침체를 겪고 있는 글로벌 경제를 위해 양적완화(QE) 정책을 통해 그 영향을 줄이고자 전례 없는 수준으로 수조 달러 규모의 자금을 퍼부으며 법정통화 확대정책을 펼쳤던 중앙은행들도 있었다.

지나치게 많은 달러, 유로, 엔이 주식이나 원자재, 부동산, 고급 예술, 가상자산 등 위험 자산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로 인해 불가피하게 발생한 인플레이션 문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로 하여금 긴축을 가속화하게 만드는 상황 속에서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주식이나 기타 자산들과 함께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비트코인이 비상관 자산(uncorrelated asset)이며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헤지수단이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1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만든 게 아닌 3만달러에서 6만5000달러로 치솟게 만든 과잉 유동성 랠리는 아마도 외생 요소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가격이 다시 안정을 찾은 이후에야 우리는 위 1번에서부터 4번까지 언급된 요인들처럼 오직 가상자산만이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향후 발전이 이뤄지게 될지, 아니면 중앙은행의 퍼주기 정책에 중독된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의해서 리스크에 노출됐다 안됐다를 반복하게 될지를 더욱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기사: 박소현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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