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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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 이 세 국가는 동북아시아를 대표하는 3개국으로 지리·경제·문화적으로 긴밀히 연결된다.

하지만 가상자산(코인)은 다르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이른바 ‘코인 붐’이 일었고 한국은 지금도 일고 있다. 중국도 강력 규제로 한풀 꺾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거래량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도 한때 코인 붐이 일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일본은 2017년 11월 글로벌 BTC(비트코인) 거래량의 60%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내 가상자산을 향한 관심은 이제는 그렇게 크지 않다. 가상자산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가상자산 거래량 순위는 세계 40위, 중국은 13위다. 반면 일본은 72위다.

그렇다면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왜 가상자산 시장이 꽃피지 못했을까?

출처=블록 홈페이지 캡처
출처=블록 홈페이지 캡처

우선은 양국이 디지털 결제를 대하는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가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블록(Block)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3월부터 1년간 일본 내 현금 거래 비중은 약 80%에 달했다. 반면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국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지급수단은 건수·금액 기준 모두 신용카드로 각각 전체의 43.7%, 53.8%를 차지했다. 현금은 건수 기준 26.4%, 금액 기준 17.4%를 차지했다.

이지평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는 “한국 이용자는 카드 결제를 선호하는 반면, 일본 이용자는 현금을 선호하고 디지털 결제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령화 비율 곡선. 파란색 선이 일본, 보라색 선이 한국, 검은색 선이 OECD 평균. 출처=OECD 홈페이지 캡처
고령화 비율 곡선. 파란색 선이 일본, 보라색 선이 한국, 검은색 선이 OECD 평균. 출처=OECD 홈페이지 캡처

인구통계적으로 볼 때 일본의 고령화가 상대적으로 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8.79%로 15.7%인 한국보다 2배가량 높다. 또 2005년 이후 15년간 OECD 국가 중 고령화 인구 비율 1위를 차지했다.

통상 가상자산 이용자는 2,30대의 젊은 층인 경우가 많다. 고령층일수록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것이나 문화에 친숙하지 않기 때문. 

실제로 일본 유명 가상자산 거래소인 비트플라이어(bitFlyer)의 2020년 7월 기준 이용자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5%에 불과했다.

이지평 특임교수는 “일본이 한국보다 고령화 비율이 높고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가상자산 이용자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본증권업협회는 주식 보유 미경험자에게 주식을 사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출처=일본증권업협회 보고서 캡처
일본증권업협회는 주식 보유 미경험자에게 주식을 사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출처=일본증권업협회 보고서 캡처

일본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낮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증권업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증권 투자 전국조사'에 따르면, 주식을 보유한 적이 없고 예금만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조사 대상자 7000명 중 5581명으로 약 80%를 차지했다.

이들에게 주식을 사지 않는 이유를 물었을 때(복수 응답 허용), 응답자의 24.5%가 "도박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23.4%가 "하락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하며 주식의 위험성을 경계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본은 한국만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주식 투자와 (상대적으로 더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 선호도도 한국에 비해 낮다”고 설명했다. 

일본 후쿠오카현에 거주하는 타나카 키리코씨는 코인데스크 코리아에 "주변에 비트코인 하는 사람이 없다. (일본) 언론에도 관련 소식이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라인 등을 이용해 가볍게 주식을 할 수 있는데 그에 비해 비트코인은 어렵고 멀게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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