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 ETH덴버에서 그는 어떤 말을 했나
"크립토 겨울은 꼭 나쁜 게 아니다"
"저렴한 수수료 돌아온다‥곧 지분증명 방식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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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혁
임준혁 2022년 2월21일 17:57
이더리움 네트워크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개최된 개발자 행사 ETH덴버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캡쳐
이더리움 네트워크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개최된 개발자 행사 ETH덴버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캡쳐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이더리움 개발자 행사 ETH덴버(Denver)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이더리움 네트워크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은 18일 연사로 행사에 참여해 주목을 끌었다.

연설에 앞서 그는 하락장을 뜻하는 '크립토 겨울'(crypto winter)이 꼭 나쁜 건 아니라고 말했다.

부테린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상승장은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긴 하는데 그 대신 단타를 노리는 많은 투기꾼을 불러들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블록체인 산업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프로젝트들은 하락장 때 가려진다고 강조했다. 

부테린의 연설은 약 1시간 동안 '디지털 국가로 올라가는 발판'(Steps to the Digital State)을 주제로 연설했다. 주로 디지털과 블록체인 시대에 있어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풀어보는 자리가 됐다.

그의 연설을 전부 듣고 싶다면 여기.

 

시티코인, 출발은 좋으나 아직 멀었다

우선 부테린은 지금까지 정부 기관이 블록체인,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산업에 가장 많은 도움이 되어준 사례는 지난해 7월 미국 와이오밍 주가 다오(DAO, 탈중앙화 자율조직)를 인정하는 제도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마이애미시 정부가 발행하는 마이애미코인(MiamiCoin) 같은 '시티코인'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부테린은 이런 프로젝트를 원칙적으로 지지하지만, 현 단계에선 마이애미코인 같은 시티코인 보유자들은 별다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아직까지는 시민들이 시티코인을 보유한다고 해서 다른 디파이 프로토콜이나 다오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이나 권한을 부여받지 않는 것 같아요."

그는 앞으로 시티코인 보유자들이 공공재를 위한 모금 활동이나 공동체를 형성해서 로컬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역폭 낮은 민주주의를 개선하자

부테린은 현재 우리의 민주주의 체계는 대역폭(bandwidth)이 낮으며 보안성도 좋지 않다고 했다. 

"(미국에선) 대부분의 사람은 4년에 한 번 투표하는 것으로 끝나잖아요. 이게 바로 대역폭이 낮은(시민들의 참여도가 낮은) 민주주의 체제죠. 반면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에서 우리는 '좋아요'와 클릭으로 투표한다고 볼 수 있어요. 가장 많은 '좋아요'와 클릭을 받는 콘텐츠가 더 많이 노출되고 부각되니까요. 하지만 내가 클릭한 트윗이나 콘텐츠를 사람이 올렸는지 봇(bot)이 올렸는지는 알 수 없잖아요. 이런 면에선 대역폭은 높되 보안성이 낮죠."

그는 "대역폭이 높으면서 보안성도 보장되는 민주주의 체제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가 앞으로 블록체인 산업 종사자들이 풀어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런 과제를 푸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학,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s) 기술이 여러 가지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투표 시스템으로는 유권자가 자신의 표가 시스템에 제대로 입력됐는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자신이 어떻게 투표해서 누굴 찍었는지 확인, 증명할 방법조차 없어요."

부테린은 영지식 증명 프로토콜은 개인정보를 노출시키지 않아도 이용자가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으로, 투표하는 데 있어 프라이버시와 보안성을 보장하는 솔루션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과 암호학 기술은 현재 시스템보다 국민의 투표를 더 안전하게, 그리고 더 효과적으로 기록할 수 있다는 얘기도 했다.

블록체인 아이디(ID) 서비스에 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블록체인 기술로 신분을 증명하는 시스템은 이미 존재하며 한 플랫폼이 이용자들의 블록체인 데이터를 중앙화된 방식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나는 블록체인 아이디는 믿는데, 블록체인 아이디 플랫폼은 안 믿는다."

이더리움 주소로 신분을 증명하는 이더리움 네임 서비스(Ethereum name service)나 이더리움 지갑으로 웹서비스에 로그인하는 사인 인 위드 이더리움(Sign in with Ethereum) 같은 서비스가 이미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 아이디 플랫폼이 따로 필요 없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블록체인 시대에 있어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그는 국가가 위에서 지시하는 것보다 블록체인 커뮤니티가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솔루션들이 더 나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일방적으로 뭘 만들기보다 커뮤니티가 더 많은 혁신과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국가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

부테린에 따르면, 텔레그램(Telegram) 같은 SNS 플랫폼에서 대학 연구진, 기업 개발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한 방에 모여서 영지식 증명 프로토콜 같은 기술을 개발하거나 네트워크의 문제에 관해 논의하면서 해결책을 제시할 때가 많다. 국가 시스템 개선이나 공동체 문제도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부테린은 이더리움 커뮤니티에 묻는다.

 

수수료 문제, POS 전환은 대체 언제?

부테린은 디지털 국가 외 두 가지의 솔깃한 얘기를 꺼냈다. 물론 아주 잠시였다.

첫 번째는 수수료 얘기.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수수료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심할 때는 거래마다 5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저렴한 수수료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내가 여기서 유명한 역사적 인물을 인용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튼 롤업(roll-up)이나 샤딩(sharding) 기술이 많이 발전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참자!"

두 번째는 작업증명(POW) 방식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얘기다. 작업증명은 채굴자들이 연산력이 높은 컴퓨터들로 고도의 수학, 암호학 문제를 풀어서 거래를 성사시키는 방식인데, 보안성이 높은 대신 네트워크의 속도가 느리고 많은 전력이 소비되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 지분증명은 채굴자들이 ETH 같은 네트워크의 자체 토큰을 어느 정도 보유해야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 효율성을 높이는 대신 소수의 보유자들이 네트워크를 장악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방식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솔루션들과 같이 동원돼야 탈중앙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

부테린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약 한 달 뒤에 POS 방식으로 완전히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정확한 날짜를 말하지는 않았다. 

"만일 당신이 기업인으로서 이더리움 네트워크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은데 환경 문제로 비판을 받기 싫어서 망설여진다. 그렇다면 네트워크가 POS 방식으로 전환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그게 나의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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