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이 복잡한 가상자산 기부
그냥 직접 기부하면 될 것을 왜 굳이 DAO를 통해 하는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ill Gottsegen
Will Gottsegen 2022년 3월9일 07:30
출처=Chuko Cribb/ Unsplash
출처=Chuko Cribb/ Unsplash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우크라이나 구호단체 및 군 관련 조직들은 해외에서 수백만달러의 기부금을 받았다.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을 지지하는, 실로 엄청난 국제적 지원이었다. (대부분의 경우처럼) 법정화폐는 여전히 중요한 지원 수단이었지만, 상당액은 가상자산으로도 기부되었다.

모금을 지원하는 우크라이나 가상자산 거래소 쿠나의 설립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달러 연동 스테이블 코인 테더 등 가상자산 기부를 요청하고 있다. 기부금은 피난민 대비와 민병대원들을 위한 드론, 열화상 탐지 고글 및 가스 공급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 회사 엘립틱(Elliptic)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금까지 약 5970만달러의 가상자산을 모금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DAO라는 지역기반 모금활동도 뒤를 이었다. 우크라이나 DAO는 컴백얼라이브(Come Back Alive 생존귀환)라는 우크라이나 비정부기구(NGO)를 대신하여 대체불가능토큰(NFT) 프로젝트를 추진했는데 이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패트리온(Patreon)에서 네트워크 서비스 약관 위반으로 퇴출되었다.

패트리온에 따르면, 이 DAO의 목적은 군대 훈련 및 지원이며, 컴백얼라이브 웹사이트에서도 저격수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NFT 경매는 이미 진행중이고 벌써 350만 달러가 넘는 이더리움을 모금했다.

앤드류 왕과 같은 유명 가상자산 인플루언서가 이끄는 RELI3F라는 새로운 조직도 NFT 컬렉션을 급조하여 100만달러 이상의 이더리움을 모금했다. RELI3F는 이 중에서 절반을 컴백얼라이브 프로젝트와 (‘키이우 인디펜던트’라는 현지 영어 신문사의 심의를 받는) 로컬 우크라이나 미디어에, 그리고 구호 의료를 위해 전달했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개인 투자자와 인플루언서들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가상자산 부호 샘 뱅크몬 프리드는 테더로 25만달러를 기부했고 체인닷컴(Chain.com) 최고경영자(CEO) 디팍 타플리얠도 약 27만7000달러 상당의 100ETH를 기부했다. 뱅크먼 프리드는 또한 자신의 회사 FTX에서 모든 우크라이나 사용자에게 25달러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최근 ‘정치는 지루하고’ 자신의 작품엔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다’고 말했던 NFT 아티스트 무라트 박(Murat Pak)조차도 우크라이나의 ‘인권’을 위해 180만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세계가 늘 그랬듯, 가상자산 기부에도 사기와 기회가 넘쳐난다. 가상자산 폴카닷(DOT)의 창립자 개빈 우드(Gavin Wood)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폴카도트 주소를 포스팅하여 홍보해준다면 500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폴카닷 토큰을 받아준다는 전제 하에 조건부 기부를 하겠다는 뜻이다. 며칠 전 바이스(Vice) 미디어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지지하는 선한 의도이긴 하나 조잡하기 그지없는 보어드 에이프(Bored Ape) NFT 밈을 조명하기도 했다.

에이프 밈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여전히 의문이 든다. 왜 가상자산 기부인가? 다른 기부 방식이 없는 것도 아닌데. 우크라이나 트위터 계정도 법정화폐 직접 송금에 대한 정보를 게시하고 있고 컴백얼라이브도 스위프트(SWIFT, 국제은행간통신협회) 연계 국제 은행 결제 시스템을 통한 기부를 받고 있는데.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대다수 국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스위프트 접근성을 상실한 나라는 러시아다. (석유 대기업만은 특별히 예외로 하고 있지만) 서방 정부에 의한 제재 철퇴를 맞은 대상도 러시아 은행과 기업들이다. 이 전쟁과는 직접적 관련도 없는 러시아 일반 국민들은 루블화 폭락으로 뱅크런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가상자산은 우크라이나인들보다는 러시아인들에게 더 유용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디지털 화폐는 종종 추적이 가능하고, 다른 화폐와 마찬가지로 법정화폐로 바꿀 경우 때때로 제재를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차치한다면 말이다.

내 생각에는 가상자산을 둘러싼 담론과 해당 블록체인 산업의 투자자 및 기업가들의 습관 때문에 가상자산 기부가 이뤄지고 있다. 다오(DAO, 탈중앙화자율조직)는 큰 금액을 신속하게 모금할 수 있다. 검열 저항이나 즉시 송금 때문이라기보다는 이더리움 시스템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정기적으로 가상자산을 거래해온 유저들에게는 가상자산 기부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가상자산을 통한 기부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이더리움의 엄청난 가스비이다. 법정화폐 기부보다 이더리움 기부를 하면 가스비가 너무 높아서 가성비가 떨어진다.

애매한 중개자도 문제다. 단체를 정해서 직접 기부하면 될 걸 DAO를 통한 그룹 경매나 NFT로 하는 이유는 뭔가? 그들이 하는 일이라곤 수수료를 받고 중개인을 세우는 것뿐이다 (중개인 없음을 전제로 한 산업에서 일종의 모순이 아닌가).

우크라이나 DAO에서 주의할 점은 입찰하는 그룹의 기부자가 기부 수준에 따라 일정비율로 $LOVE토큰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DAO 풀에 이더리움 1%를 기부하면 $LOVE토큰 1%를 받는다). 우크라이나 DAO 공식 웹사이트는 $LOVE토큰은 ‘사용처도 가치도 없지만 숭고한 대의를 위한 기부를 증명하는 아름다운 징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내 생각에 이 DAO는 너무 나간 것 같다. $LOVE 토큰은 그저 이더리움 네트워크상 맞춤 가상자산인 ERC-20 토큰에 불과하다. 유동성만 확보된다면 유니스왑 같은 탈중앙 거래소에서도 거래될 수 있다. 결국 투기꾼들이 들어와 $LOVE 토큰 가격띄우기를 한다면 DAO의 통제를 벗어난 시장을 형성할 수도 있다.

이 중 어느 방식도 분명 해가 된다고 할 순 없지만 꼼수는 예비 기부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기부하고 싶으면 그냥 기부하면 된다. 직접 기부할 수 있는 방법도 여전히 많으니까.

영어기사: 김가영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으로 보내주세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스폰지Bob 2022-03-09 14:48:04
막 말로 기부니 지원이니 이런 가짜 좋은사람 하지말고 전쟁을 빨리 마무리하게 하는게 젤 좋은게 아닌가...

블루스 2022-03-09 14:27:49
실천성이 부족하니까 실험성이 강한거지

Kim Eileen 2022-03-09 11:39:04
이번 사태로 가상자산 탈중앙화는 어느 정도 증명 된 것 같지만 여전히 사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것도 사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