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코인 주의보]③"P2E, 이용자가 아닌 회사가 돈 버는 게임"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인터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범수
박범수 2022년 3월26일 07:30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박범수 기자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박범수 기자

'돈 버는 게임'(P2E 게임)에서 이용자 중심의 생태계를 위해 세상에 나온 '게임 코인'. 가상자산(코인) 투자자는 게임보다 '코인'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코인 투자자에게 게임 코인은 어떤 의미일까? 또 특히 게임 코인 투자에서 조심해야 할 점은 뭘까? 게임 코인을 둘러싼 수많은 물음표 속에서 투자자가 더 이상 외면 받지 않도록 '게임코인 주의보'가 나왔다. 기획의 마무리로 한국게임학회장을 맡고 있는 게임 전문가 위정현 중앙대 교수를 만나서 P2E와 게임 코인 전반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돈 버는 게임'(P2E 게임)의 본질은 게임사가 돈 버는 거지 이용자가 돈 버는 게 아니다. '미르4 글로벌'에서 최저 임금이라도 벌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더군다나 게임에 관한 모든 걸 회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인데 말이다" 

24일 중앙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난 위정현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이용자가 P2E 게임의 본질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2E 게임으로 유의미한 수익을 얻기 어렵고, P2E 게임을 통한 수익은 사실상 게임의 구조를 지배하는 게임사가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위정현 교수는 P2E 게임에서도 중요한 건 지식재산권(IP)의 힘이라고 주장했다.

위 교수는 "P2E 게임도 IP가 받쳐주지 않으면 안 되고 '게임 코인'의 생명력도 IP에 기반한다. 이용자가 죽어버린 게임에 누가 가상자산(코인)을 쓰겠나. 돌고 돌면 결국 게임은 IP의 영역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위 교수는 다양한 게임사 중에 엔씨소프트(NC)가 P2E 시장에서도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P2E 구조가 잘 운용될 수 있는 게임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고, 이 장르의 대표주자가 NC의 리니지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다음은 위정현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카카오톡 메신저를 플랫폼으로 사용해 성공했던 애니팡 사례와 코인을 기축통화로 삼는 새로운 P2E 플랫폼 사례의 차이점은 뭘까. 

"카카오톡을 통한 플랫폼화는 게임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 그런데 코인 기반의 플랫폼은 코인이 모든 게임을 관통하는 공통 화폐로 쓰이는 거다. 거기에 대체불가능토큰(NFT)이 결합되면 아이템이나 캐릭터가 호환될 수 있다. 미르4 글로벌에서 쓴 캐릭터나 아이템을 다른 게임에 쓸 수 있는 거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리니지에서 쓰고 있는 아이템을 굳이 미르4 글로벌에서 쓸 이유가 없다'는 반문이 들 수 있다.

"그건 이용자들의 선택이다.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리니지에서 레벨 80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데 미르4 글로벌에서도 80 레벨로 시작하고 싶으면 그런 사람들은 쓰는 거다. 기존에 게임을 옮길 때는 자기가 축적한 재산을 다 버리고 와야 한다. 이전에는 게임을 옮기면 사이버 머니를 다 버리고 왔다. 그런데 이걸 다 가지고 이동할 수 있다."

 

-설명을 들어보면 NFT보다 코인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아이템은 특정 게임에 특화돼 있다. 예를 들어, 리니지 집행검을 미르4 글로벌에서 가진다면 게임사가 그 효과를 그대로 유지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리니지에서 대장하던 이용자가 미르4 글로벌에서 대장하면 게임사는 어떻겠나. 하지만 이런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 장식용 아이템이나 코인 등은 이동시키면 좋은 거다. 장식용 아이템을 옮기는 걸 싫어할리가 없지 않은가."

 

-게임이 잘 돼야 게임 코인 가격도 오르기 때문에 좋은 게임을 찾는 게 투자자에게는 중요하다. 잘 되는 P2E 게임을 찾는 기준이 있을까.

"장르로 따지면 잘 되는 P2E는 MMORPG다. 1인칭 슈팅 게임(FPS)에다 P2E를 달 수는 없다. 앞에 나타나는 적군 죽이기 바쁜데 거기에서 채굴하고 있다고 생각해봐라. 게임에서 총 맞아 죽는다. 장르별로 보면 MMORPG고 혹은 소셜 게임들이 있다. 크립토키티 같은 경우는 소셜 게임에 가깝다. 이용자들을 강력하게 몰입하게 할 수 있는 건 리니지다. NC가 P2E에서 승자라고 보는 게 그것 때문이다. 최고의 승자는 NC다. 결국 리니지 유형의 작업장이 번성했던 게임이 P2E에서도 잘 될 것이다."

위정현 교수가 2003년부터 예상했다는 게임 내 디지털 자산 거래 구조도다.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박범수 기자
위정현 교수가 2003년부터 예상했다는 게임 내 디지털 자산 거래 구조도다.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박범수 기자

-그러면 P2E가 '판을 바꾸기 위해 나왔다'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게임 업계에서 크게 바뀌는 건 없는 것 같다.

"사람들이 잘 모르고 얘기하는 거다. (시장을 선점한) 미르4 글로벌도 얼마나 그 자리가 유지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결국 IP 파워가 받쳐주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코인에 대한 생명력도 IP의 힘이다. 이용자가 죽어버린 게임에 누가 코인을 쓰겠나. P2E 게임의 본질은 게임사가 돈 버는 거지 이용자가 돈 버는 게 아니다. 미르4 글로벌에서 최저 임금이라도 벌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나. 더군다나 게임 관리를 게임사가 하고 있는데 말이다. 코인 가격을 조종할 수 있는 것도 회사다. P2E를 통해 돈 번 이용자가 얼마나 있는가."

 

-P2E 게임은 이전 게임에서 보상 체계만 바뀐 건가.

"P2E로 시간당 몇백원 버는 걸 보상이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P2E 열풍 이전에도 NC 작업장이나 (아이템을 거래하는)아이템 매니아에서 게임 재화를 사고 팔 수 있었다. 사람들이 왜 새삼스럽게 P2E 얘기를 하는지 의문이다. 아이템 매니아에 올라와 있는 많은 아이템과 사이버 머니는 무엇인가. 이용자들이 P2E에 대해 무작정 돈 벌 수 있다는 환상이 있는 것 같다."

 

-P2E 게임사가 '탈중앙화 구조를 가진 블록체인을 활용한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중앙화된 구조로 운영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이 있다.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게임사는 절대 탈중앙화를 하지 않는다. 탈중앙화하면 게임사 역할이 어디 있는가. 옛날에 음악 같은 경우도 개인간 거래(P2P)로 해버리니 회사가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이용자들끼리 다 직접 주고 받으면 회사는 뭐 먹고 살겠는가. 겉으로는 블록체인이지만 속으로 보면 회사가 통제하는 형태만 바꿔주는 거다."

 

-게임사가 게임 자체보다 P2E나 코인 발행에 열중하는 이유는 뭘까.

"돈을 더 쉽게 벌 수 있다. 게임회사들은 P2E에 맞게 게임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P2E를 게임에 붙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게임사가 게임 코인 발행할 수 있다. 게임이란 기본적으로 가상 세계와 가상 경제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단지 여기서 전제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게임 회사의 운영 능력이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운영 능력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가리키는 것인가. 

"아무도 모르게 코인을 팔거나 하지 않는 거다. 한국은행을 생각해봐라. 한국은행이 채권 매각할 때 몰래 매각 안 한다. 코인을 발행하는 건 당연한 과정이지만 그걸 운영하는 능력은 별개고 신뢰성도 별개다. 지금 이것들이 같이 가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업계에서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P2E 규제가 완화될 거라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대사항이다. 현실적으로 P2E 게임이라고 하면 정치권에서 연상하는 건 바다이야기다. P2E를 열어준다고 해서 우리나라 게임이 확 살아나지 않는다. P2E를 붙인다고 안 가던 글로벌 시장을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주로 P2E 시장에 들어온 이용자는 동남아 이용자다. 미국, 일본, 유럽 이용자는 리니지 류의 게임을 싫어한다. P2E라는 걸 빼고도 게임이라는 건 가상 경제와 시스템이 밸런스를 잡아줘야 한다. 이용자들이 대부분 게임에 충실하면서 그 결과로 코인을 받아야 하는 거다."

 

-게임사가 게임성보다 현금화 모델에 과하게 집중한다는 지적에 동의하는지.

"게임은 기본적으로 즐거움을 전제로 결과물로 보상을 주는 가상 경제다. 작업장이 범람하는 게임은 존속할 수 없다. P2E에 접근하는 게임사의 자세가 잘못돼 있다. P2E를 정말 원한다면 P2E 기반의 게임을 만들어 보라고 말하고 싶다. P2E 기반한 게임이 어디 있느냐. 만들 수 없다. (P2E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인) 액시 인피니티나 크립토키티도 게임성은 없다."

 

-P2E, NFT, 메타버스가 한데 묶여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나타나는 문제점은 뭐가 있을까.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는 점이다. 방금 질문 내용을 책으로 쓰고 있다. '메타버스는 환상이다'라는 내용이다. P2E, NFT, 메타버스, 코인은 서로 통합될 필요가 없다. 메타버스는 메타버스만으로 유지가 가능하다. 다만 메타버스에서 경제 활동을 하려면 필요한 게 코인이다. 아이템에 NFT 붙이고 안 붙이고도 이용자 마음이다. NFT가 없다고 메타버스가 작동하지 않는 건 아니다. 세 용어 자체가 일종의 버블이다. 그걸 합쳐 놓으니까 사람들이 헷갈리는 거다. 사람들은 회사가 이 세 개를 한다고 하면 다 좋아한다. 뭔가 신비감이 있는 거다. 하지만 이게 장기적으로 갈 거냐고 묻는다면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핵심은 비즈니스 모델인데 그게 없기 때문이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원종국 2022-03-26 11:37:30
예전 바다이야기의 폐단으로 아직도 p2e를 누르다니...

이것이 맞다. 틀리다 사이에 중간도 있는거 아닌가요?

게임사만 돈번다는 입장도 이해가 안됨. 좋은 컨텐츠 만들면 돈버는게 당연. 삼성전자가 폰 잘만들면 사용자는 편리하게 사용하고 제조사는 돈 많이 벌어야 정상.
자율경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