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테린은 이더리움을 그냥 놔둬야 한다
탈중앙화 강조하면서도 네트워크의 방향 이끌려하는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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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 Seal
Eric Seal 2022년 3월29일 15:17
이더리움 네트워크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이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개최된 개발자 행사 ETH덴버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캡쳐
이더리움 네트워크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이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개최된 개발자 행사 ETH덴버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캡쳐

에릭 씰은 전문 부동산 개발자이자 아마추어 비트코인 옹호자이다.

나는 비탈릭 부테린을 볼 때마다 그의 지적 호기심과 진지함에 감탄하곤 한다.

지적 호기심을 갖춘 인재는 드물다. 부테린만큼 경제 논평가 타일러 코웬에 지지않고 입장을 견지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다행히 진지함은 '지식 중심지'라는 실리콘밸리나 워싱턴, D.C.의 최고 인재들이 공유하는 덕목인데, 부테린은 이런 진지함마저 갖췄다.

언론에서는 접하는 내용과는 달리, 이 인재들의 최우선 가치는 부와 명성이 아니다. 그들은 바른 가치를 추구하며 소외된 지역사회와 타인의 삶에 도움이 되는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참 좋은 일이다.

(두둥! 이제 예상했을 ‘그러나’ 등장)

그러나 부테린 같은 선량한 인재도 종종 자신과 타인 사이에 판단이나 이해관계가 상충되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곤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상품 서비스가 자유 시장 내에서 예상치 못한, 특히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때 의구심을 갖는다.

부테린 같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종종 예상 밖의 추악하고 불공평한 양상으로 전개될지라도, 개인의 이익과 이를 위한 결정과 행동은 인류 발전을 이끌어온 원동력이었다는 점이다. 수십억명이 자신의 시간, 에너지, 자원을 쓰기 위해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개인의 결정이야말로 유한한 시간, 에너지, 자원을 분배하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인간에 의한 분배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획기적인 신기술인 것이다.

비트코인은 별도의 개입 없이도 지속적인 블록 검증 과정을 통해 효율적 분배를 달성한다. 인간의 영향이나 상호작용 없이 10분마다 0과 1의 비트로 돌아가는 단순한 프로세스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세상에서는 모든 참여자가 동등하다. 개별 블록의 장점이나 방향성을 평가한답시고 프로세스가 멈추지도 않는다. 말 그대로, 모든 참여자의 개별 결정을 집계하면서도 ‘과연 이 블록의 방향성은 괜찮은 건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부테린은 최근 타임과의 인터뷰를 통해 탈중앙 분산구조를 선호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머리로는 비트코인과 같은 탈중앙 네트워크의 힘을 이해하나, 본심은 자신이 추구하는 ‘바른’ 가치에 따라 네트워크가 작동하길 바란다. 

(아마도 많은 비트코인 사용자들이 동조할텐데) 애초에 그가 이더리움을 만든 이유도 "(비트코인)을 순전히 화폐로만 사용한다면 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더리움은 훌륭한 기술이자 개인의 창의력이 번성할 수 있는 멋진 플랫폼이다.

그러나 플랫폼이 늘 올바르게만 유지될 순 없는 일이다. 부테린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기다릴 시간이 없습니다. 가상자산과 이더리움이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할 순 없어요. 즉각적인 수익을 쫓는데 집중하게 해선 안됩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요트와 람보르기니를 뽐내는 플랫폼으로 끝나겠죠.”

부테린의 말을 빌리자면, “가상자산은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원숭이 그림으로 장난이나 치려고 만들어진 게 아니라, 실제 세상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기 위함”이라 한다.

부테린과 그의 동료들이 이더리움을 만듦으로써 세상에 엄청난 기회와 번영을 가져왔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들이 있어 다행이다. 진심으로.

그러나 그들은 ‘무엇이 모두에게 최선인지 안다’고 생각하는 오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플랫폼을 만들었어도 타인이 그 플랫폼으로 무엇을 하든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인류는 한 방향으로 똑바르게만 발전하지 않았다. 특히 혁신의 모습은 직선이 아니라 우여곡절로 점철된 곡선이다.

앞서 언급한 ‘지식 중심지’에는 타인의 시간, 에너지, 자원을 어떻게 분배하면 인류 효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안다고 자신하는 선의의 인재들 천지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도 않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그 누구도 타인의 시간과 에너지, 자원을 배분할 순 없는 일이다.

부테린과 그의 추종자들은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쪽에 기꺼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는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 이더리움이 구속당하지 않고 유저들에 따라 어디든 향할 수 있길 바란다. 그러나 지금까지 부테린의 언사를 볼 때 내 바람대로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한쪽에서 기술 작업, 연구 개발이 이뤄지고 다른 쪽에서 공공재가 나온다면 바람직하다. 이는 마치 줄다리기와 같다. 의도적으로 점점 더 바른 결과가 나오게 해야 한다.”

영어기사: 김가영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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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Eileen 2022-03-30 11:22:17
탈중앙화 특성상 네트워크 영향력까지 결정하기는 쉽지는 않겠죠

매너리즘 2022-03-29 18:04:46
1. "그리고 개인의 결정이야말로 유한한 시간, 에너지, 자원을 분배하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 이 글의 논리의 골자가 되는 이 명제에 대한 출처는?
2. "그러나 지금까지 부테린의 언사를 볼 때 내 바람대로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한 출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