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록의 뺨과 윌 스미스, 그리고 밈 코인
"밈 코인은 도박이다. 투자자 대부분은 그걸 이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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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e Morris
Dave Morris 2022년 4월3일 09:00
출처=USA투데이 유튜브
출처=USA투데이 유튜브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유명 영화배우 윌 스미스가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리면서 그의 이미지는 완전히 추락했다. 이런 방송사고가 발생한 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가상자산 시장에는 이번 해프닝을 블록체인으로 옮겨오려는 프로젝트가 2개 이상 출시되었다. 가상자산과 이번 ‘싸대기 사건’ 사이에는 어떤 논리적인 관계도 없지만, 이번 사건 이후에 주조된 디지털 자산에서 상당한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이번 ‘윌 스미스 싸대기 열풍’에 동참하는 것이 맞을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버즈피드의 케이티 노토폴로스(Katie Notoupolos)는 월요일 오전 ‘윌 스미스 싸대기 사건을 위한 분산형자율조직(Will Smith Slap DAO, 이하 싸대기 DAO)’이 가상자산 거래소 오픈씨에서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유니스왑(UniSwap) 등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윌 스미스 이누(Will Smith Inu)’라는 이름의 토큰이 거래되기 시작했다.

(늘 그래왔듯 의심스러운 프로젝트의 링크는 넣지 않겠다.)

윌 스미스 이누의 가격은 상장 후 반짝 상승하며 약 190만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별일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인 투자자들은 기본적인 질문을 던질 것이다. 윌 스미스는 왜 이런 일을 허락했을까? 이걸 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건 어떤 의미가 있나? 내가 기발한 비즈니스 모델을 놓치고 있는 걸까? 등등.

이 모든 질문들의 답은 ‘잠시만 기다려라’는 것이다. 위에 언급된 프로젝트들이 진짜로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한발 물러서서 중요한 기초 지식을 다시 복습해봐야 할 때다.

사실 가장 중요한 점은, 누구나 토큰을 발행하고 원하는 대로 이름을 붙이고 아무 말이나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더리움과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 등의 가상자산 네트워크들은 2차 토큰을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ERC-20 또는 BEP-20). 이 토큰들은 아무런 가치가 없으며, 누구나 유명 인사나 문화 행사를 애매하게 연관지어 단 몇 분 만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미국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코인예 웨스트(Coinye West)’라는 코인이 발행됐었다. 최근에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스퀴드(SQUID) 토큰’이 탄생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유명세를 따 온 ‘도지론 마스(Dogelon Mars)’와 ‘일론 도지(Elon Doge)’ 등 무수히 많은 변형 코인들이 등장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사실상 아무 토큰이나 사고팔 수 있으므로, 이런 얄팍한 속임수를 통해 몇몇 코인들은 반짝 인기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기본적으로 속임수이며, 거의 모든 코인들의 인기는 거품처럼 사라졌다.

카니예 웨스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코인예 프로젝트에 빠르게 법적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이런 코인들은 대개 외부의 압력 없이도 스스로 무너지기 마련이다. 스퀴드 토큰 ‘개발자’들은 며칠 사이에 대폭락한 토큰을 버렸고, 토큰의 가치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윌 스미스 싸대기 토큰의 운명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간단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이는 이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바로 모든 가상자산이 평등하지 않다는 점이다. 많은 분야에서 ‘핫하고 새로운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겠지만, ‘린디 효과(Lindy Effect)’가 강하게 나타나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이는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다.

‘린디 효과’란 오랫동안 존재해왔던 것일수록 앞으로 더 오래도록 존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이론이다. 새로운 가상자산은, 마치 새로운 기업처럼 치사율이 매우 높다.

출처=Executium/Unsplash
출처=Executium/Unsplash

의미도 없는 밈과 사기꾼

‘밈’과 ‘밈 토큰’이라는 두 가지 개념 사이에도 혼란의 여지가 있다. 이 두 가지는 매우, 매우 다른 것들이다.

일반적으로 ‘밈’은 가상자산 업계에서 아주 영향력이 크다. 사실 나는 밈만 다루는 을 쓴 적도 있다. 그러나 밈은 그 자체만으로 어떤 가치 제안이나 셀링 포인트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다. 가상자산에서 좋은 밈이란 아주 복잡한 아이디어들을 압축해 놓은 것이다.

‘비트코인 맥시멀리즘(Bitcoin Maximalism)’은 아주 단순한 밈으로는 비트코인이 전 세계의 기축 통화가 될 것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밈이 실제로 나타내는 것은 중립적인 디지털 통화가 유용하다는 주장과, 디지털 통화로써 비트코인이 갖는 독특한 지위를 포함한 더욱 복잡한 담론이다.

이외에도 소위 말하는 나쁜 밈들이 있는데, 최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로는 다소 편향된 아이디어를 담고 있는 밈인데, 쉽게 말하면 질이 나쁜 것들이다. 또 깊은 메시지를 전혀 담고 있지 않은 밈 코인들도 있다. 이들은 오픈소스 알고리즘을 통해 생성된 토큰에 자극적인 이미지나 슬로건을 포함시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난 후 소리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도지코인, 시바이누, 코인예 웨스트, 싸대기 DAO 같은 코인들은 모두 이런 종류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의미 없는 밈 코인들처럼, 싸대기 DAO는 서서히 꺼져가는 자신의 수명을 인지하고 있다. 싸대기 DAO는 윌 스미스가 싸대기를 때리는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저화질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진들에는 생뚱맞고 의미를 알 수 없는 슬로건이 잔뜩 붙여져 있다. 꽤 웃기기는 하지만, 다소 저급한 유머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모순적이건 간에, 돈은 여전히 오가고 있다. NFT 거래 플랫폼 오픈씨(OpenSea)가 추적한 결과, 법적 문제의 소지가 있는 윌 스미스 싸대기 DAO는 채 하루도 안되어 13.3 이더리움에 상당하는 (곧 수명을 다할 것으로 예정된) NFT를 판매했다. 이는 현 시장가 기준 4만달러 이상으로, 대규모 조사로 이어지기엔 부족하지만 간단한 신용 사기에는 안성맞춤인 금액이다.

(이런 밈 코인들이 단명하는 이유는 세계 최대 규모 NFT 플랫폼인 오픈씨가 법적 문제가 있거나 사기성인 프로젝트들의 상장을 폐지하기 때문이다. NFT는 상장 폐지된 후에도 유지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오픈씨에서 거래가 불가능한 경우 가치가 급락한다.)

한편 이러한 매수는 시장에 이익이 있다는 인상을 만들어냄으로써 실제 트레이더들이 매수에 참여하도록 속이려는 허위성 ‘자전거래(wash trade)’일 가능성도 있다. 자전거래의 원리는 굉장히 단순하다. 어떤 사람이 자신이 보유한 좋은 가상자산(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으로 자금의 출처를 감출 수 있는 새로운 월렛을 통해 자신이 만들어낸 허위 또는 사기성 가상자산을 매수하는 것이다. 이러한 허위 매수가 사기성 자산의 ‘정확한’ 가격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왜곡시켜 후발 매수자들을 속이는 것이다.

자전거래와 같은 시장 조작은 가상자산 시장, 특히 새롭거나 알려지지 않은 프로젝트에서 굉장히 흔히 일어난다. 시장 조작을 방지하거나 찾아낼 수 있는 몇 가지 체계적인 방법이 있다. 오픈씨의 시장 지배력에 도전장을 내민 NFT 플랫폼 룩스레어(LooksRare)에는 자전거래가 만연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나는 윌 스미스 싸대기 자산과 관련해서 시장 조작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금액이 적은 것으로 볼 때, 사람들은 단순히 재미로 토큰을 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역시 또 하나의 눈여겨볼 점이다. 노골적인 사기건 아니건 간에, 밈 토큰은 그것이 명백한 도박의 형태임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주로 거래된다는 것이다.

밈 토큰 거래의 핵심은 단 몇 시간, 심지어 몇 분 동안 지속되는 찰나의 고점인 ‘펌프(pump)’를 잡아내는 것이다. 그 이후 토큰의 가치는 0으로 수렴하며, 곧 토큰은 사라져 버린다. 누구도 이런 펌프를 노리는 자칭 ‘도박충(degens)’들과 거래하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은 잠도 자지 않으면서 밤낮으로 코인에만 몰두하는 자신들의 집착과 광기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미 가치가 없는 토큰들이 시장에 얼마나 많이 나와 있는지 증거를 들자면, 이번 윌 스미스나 오스카와 전혀 관계가 없는 ‘싸대기’를 주제로 한 코인들이 이미 수도 없이 존재한다. 약 1년 전 ‘싸대기 ERC-20’라는 이름의 토큰이 한 데이팅 서비스와 연관되어 출시되었지만, 지금은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두 번째 싸대기 토큰은 밈 코인의 반사이익을 누려보겠다는 야심으로 지난 1월 출시된 ‘시바슬랩(ShibaSlap)’이다. 이 두 코인 말고도 비슷한 종류의 밈 코인들이 수없이 많을 것이다.

핵심은 이것이다. 누구나 디지털 토큰을 만들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름 붙일 수 있다. 그리고 그 토큰을 어떤 허가나 승인 없이도 탈중앙화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자신이 소유한 또 다른 월렛에서 토큰을 사고, 실제로 시장에 수요가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당신이 어떤 가상자산 거래에 참여하건, 이 모든 것을 반드시 기억해라.

영어기사: 김예린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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