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경제의 미래를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ㆍ기획재정부 차관 저서 '격변과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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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김윤경 2022년 4월5일 16:32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제도화의 몸살을 앓았다. 지난해 3월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국내에서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원화 마켓을 운영하려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이를 신고 접수해야 했고, 이 심사를 통과해야 했다. 제도화의 첫 발을 떼는 작업이었다. 

2017년으로 돌아가면 사실 '거래소'란 단어를 쓰기도 어려울 정도의 형태로 가상자산 거래가 이뤄졌다. 여러 사람에게 돈을 모으는 '집금 계좌'를 통해 누가 거래하는 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거래가 이뤄졌다. 시세조종을 하더라도 파악할 수 없었다. 

무조건 이 계좌 혹은 거래소를 닫으려던 게 당시 법무부의 입장. 거의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폐쇄로 거의 굳어져 있던 거래소 관리 방안이 실명계좌로 전환하는 금융위 안으로 전환되었다. 

여기엔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일대일 전자 화폐 시스템')을 직접 찾아 읽는 등 탈중앙화 금융 체제가 왜 필요한지, 지금의 금융 시스템이 얼마나 부패하고 불공정한지에 대해 공부했던 당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있다. 김용범 당시 부위원장은 가상자산이 만들어갈 미래 가능성의 싹을 없애고 싶지 않았다. 관리 체계를 강화해 불법 거래는 방지하되 뿌리를 뽑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박상기 당시 법무장관은 실명전환 정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기본적으로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을 준비중"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으나 금융위는 '살리기'를 택한다. 

김 전 부위원장은 최근 이런 숨가빴던 이야기를 저서 <격변과 균형>에 자세히 담았다. '한국경제의 새로운 30년을 향하여'란 부제가 달린 이 책은 경제 관료로 34년간 일하면서 입안한 다수의 정책들을 복기하는 것보다 말 그대로 '새로운 30년'을 위한 진단과 제언을 더 많이 담았다. 공직에 오래 몸담으며 노련하고 입체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었던 이의 미래 지향적 글이 반갑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빅테크가 주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 이 가운데 새로운 투자 시장으로 부상하는 가상자산 시장 등을 짚었고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의 미래엔 한 챕터를 내어 진단했다. 논란의 정점에 있는 재정정책, 양극화, 세계경제의 복합위기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분석했다. 

저자는 특히 현재의 가상자산 거래소는 중앙화돼있을 뿐 아니라 지나치게 기능이 집중돼 있는 것은 본질적으로 운영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가장 이상적인 방향은 가상자산 거래는 탈중앙화된 형식의 거래를 원칙으로 하고 중앙화 거래소를 거치는 거래는 엄격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로 한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엄격한 요건에는 지배구조의 투명성, 책임성을 담보할 대주주 자격요건과 소유제한 설정, 청산결제 인프라 독립 등 자본시장 거래소 수준의 지배구조 및 시장운영 규제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그러면서 CBDC 연구는 비단 한국은행만의 과제가 아니며, 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재부와 금융위의 참여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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