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lain Pham/Unsplash
출처=Alain Pham/Unsplash

안녕하세요, 코인데스크 코리아 뉴스레터 담당자 정인선 기자입니다. 

오늘은 지난 3년 반 동안 블록체인·가상자산 산업과 시장의 변화와 기억을 되짚어 봤습니다. 새 정부 출범 전에 이런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공식적인 지위에 올랐습니다. 후보들이 가상자산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곧 새 정부 국정과제를 발표합니다. 가상자상 정책이 그 안에 포함되고 2022년이 가상자산 규제의 원년이 되길 바랍니다. 새 정부는 가상자산의 역사를 새로 쓸 것이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2019년과 2020년 '크립토 겨울'을 잊을 수 없습니다. 가상자산공개(ICO)로 큰돈을 모은 기업들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습니다. 기존에 운영하던 서비스에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접목하는 리버스 ICO를 시도한 대기업과 스타트업들부터 빠르게 시장에서 철수하는 걸 보면서 씁쓸했습니다.

하지만 금세 반전이 이뤄졌습니다. 크립토 겨울을 지나 2021년 다시 상승장이 찾아왔습니다. 가상자산 산업에 진출하는 대기업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는 기업도 늘었습니다. 덕분에 창업자 한두명 뿐이던 작은 팀이 큰 규모 투자를 유치해 '유니콘' 또는 '예비 유니콘' 대열에 진입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굳이 여기에 왜 블록체인을 써야 하냐', '이용자 경험이 훨씬 뛰어난 중앙화 서비스가 많은데 굳이 이 불편하고 느린 서비스를 쓸 이유가 있냐'며 회의적으로 묻곤 했습니다. 정식 서비스가 아닌 베타 서비스만 가지고 리뷰하느라, 애써 서비스를 만든 기업들이 듣기엔 섭섭한 평가를 해야 했던 적도 많고요. 

다행히 시니컬한 기사를 쓰고 나서 금방 후회하게 만드는 기업과 서비스가 많았습니다. 짧으면 6개월, 길면 2년 뒤 '내가 좀 경솔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인터뷰하고 기사 쓸 시간에 그 코인을 샀어야 하는데' 생각이 들게 하는 프로젝트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2019년 6월 촬영한 돈 버는 게임(P2E) 액시 인피니티 리뷰 동영상에 달린 댓글.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 유튜브 채널 캡쳐.
2019년 6월 촬영한 돈 버는 게임(P2E) 액시 인피니티 리뷰 동영상에 달린 댓글.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 유튜브 채널 캡쳐.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논의도 그렇습니다. 2018년만 해도 크립토키티 같은 디지털 수집품 서비스가 대체 왜 게임인지 설득시켜 달라는 이가 많았다면, 지금은 NFT와 웹3가 가져올 창작과 일의 미래를 궁금해하는 독자가 더 많습니다. 올해 들어  'NFT 만드는 사람들', 'NFT, 누가 왜 살까' 등 인터뷰 시리즈를 연재하며 이 같은 궁금증을 저부터 조금씩 풀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우선순위에서 자주 뒤로 밀리긴 했지만, 블록체인·가상자산 서비스 이용자 입장에서 기사를 쓰려한 적도 많습니다. 한 국내 거래소 계열사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을 만나러 경기도 안산의 공업지대를 찾은 일과, 동네 친구 부부가 결혼식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축의금으로 받은 이야기를 기사로 남긴 일은 유독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기사 쓰는 일뿐 아니라 콘퍼런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데에 참여하며 산업 관계자들과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디지털자산박람회(DAXPO) 2021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여러 기업 관계자께 늦게나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블록체인·가상자산 미디어 가운데 규모가 가장 가장 큽니다.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 구성원은 예닐곱명이었지만 이제 열 여섯명으로 늘었습니다. 올해 초엔 처음으로 신입 기자를 네 명이나 뽑았습니다. 크립토 미디어가 이렇게 신규 채용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코인데스크 코리아가 해야 하는 일이 많아졌고,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고 생태계도 풍부해졌다는 반증입니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변화를 상상하고 기대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 이상을 어떻게든 현실에서 구현해 내려는 이상주의자들의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서 듣고 전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앞으로 독자들과 그런 이야기를 더 깊고 폭넓게 나누고 싶습니다. 그런 행복을 독자 여러분과 더 풍성하게 키우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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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한겨레신문 정인선 기자입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년여간 코인데스크 코리아에서 블록체인, 가상자산, NFT를 취재했습니다. 일하지 않는 날엔 달리기와 요가를 합니다. 소량의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클레이(KLAY), 솔라나(SOL), 샌드(SAND), 페이코인(PCI)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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