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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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한마디: 코인데스크US의 결제 주간(Payments Week) 시리즈 기사로, 엔지니어, 경영진 및 전문가들에게 현재 가상자산 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중요한 이슈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번 기사에서 이들은 13년이 지난 지금도 가상자산 결제가 본격화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상자산 결제는 아직 ‘탭 투 페이(tap to pay)’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가상자산으로 오프화이트(Off-White)에서 스트릿웨어를 사고, AMC 영화표를 구매하며, 서브스택(Substack)을 구독할 수도 있다. 심지어 캐시 앱(Cash App)사용자들은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의 모든 판매자들에게 BTC(비트코인)로 대금을 결제할 수 있다. 그러나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의 도입률은 아직도 부진하다.

판매자들이 가상자산 결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은 이미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그것을 원한다는 뜻은 아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 규제, 안전성, 프라이버시, 교육 등은 모두 우려스러운 문제다.

가상자산 결제를 통해 현재 은행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이 없는 전 세계 약 20억 명의 사람들이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현재 가상자산 인프라가 제공하는 경험보다 소비자의 기대치가 더 높다. 가상자산 결제를 활용한다는 것은 자본소득세 납부 등 귀찮은 일거리가 생기고 지불거절(chargeback)과 같이 기존 시스템이 제공하는 보호장치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조차도 비트코인, ETH(이더리움) 또는 DOGE(도지코인)을 어떻게 사는지 알아낼 수 있어야 한다.

가상자산 시스템 설계자들은 소비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월릿의 법정화폐 입금(fiat on-ramps)과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며, 수수료가 낮고 프라이버시가 개선된 레이어2 스테이블 코인을 도입하고, 가상자산 교육과 온보딩 과정을 단순화함으로써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의 도입률을 높일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온라인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탭 투 페이’ 기능을 사용하는 것보다 쉽도록 만들어진다면,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은 인터넷을 넘어서 폭넓게 활용될 것이다.

- 뉴욕에서 활동하는 설계자/자문가이자 코인데스크 칼럼니스트인 홀린 카나케(Holyn Kanake)

 

변동성이 너무 심하다

과거 10년간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2개의 결제 회사 블록(Block, 전 사명 스퀘어(Square))과 스트라이프(Stripe)는 지난 2014년부터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결제량의 부족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젝트를 중단했으며, 현재 새로운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초기에 가상자산의 광범위한 수용을 막았던 요인은 무엇이며, 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가?

한마디로 그 문제는 변동성이다. 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 코인들도 극심한 변동성으로 인해 거래에는 좋을지 몰라도 교환의 수단으로는 효용이 없다. 변동성이 제한되고 거래를 촉진하는 스테이블 코인이나 보유 자산에 연동된 자산들을 사용하는 편이 훨씬 낫다. 코인 거래의 느린 속도도 또 다른 요인이지만 이는 시간에 따라 개선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대중의 인터넷 보급 확산에 기여했던 브라우저처럼 결제 시스템을 제공해주는 소비자 친화적인 앱이 여전히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큰 장애물들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안정화되고 규제가 명확해지며 한 방을 터뜨릴 ‘킬러’ 소비자 월렛이 필연적으로 등장한다면, 마침내 탈중앙화 가상자산 결제 수단이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 옥시젠(Oxygen)의 수석 부사장 라이언 콘웨이(Ryan Conway)

 

프라이버시 문제

익명의 환경에서 거래하는 것은 마치 극도로 얇은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것과 같다. 대기업, 소기업 그리고 개인 사업자들은 모두 온체인 결제 시스템의 엄청난 혜택을 고수하고 있는데, 만약 이들의 월렛 주소가 노출된다면 전체 거래 내역이 영원히 공개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들의 거래 상대의 보유 자산과 외환 등이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되어 노출의 위험이 커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 오프쉬프트(Offshift)의 수석 전략가 알렉스 쉽(Alex Shipp)

출처=Elisa Ventur/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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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UX 디자인

사람들은 단순히 가상자산의 열악한 사용자 경험(UX)에 질려버린 것이다. 기술적 효율성을 넘어 결국 최고의 사용자 경험이야말로 직관적이고, 안전하고, 예측 가능하며 사람들에게 즐거움까지 준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 쉽다. 이런 면에서 가상자산은 여전히 전통적인 금융(TradFi)에 뒤처진다. 또 이 문제가 극복된다고 해도, 체인의 복잡성과 높은 가스비로 인해 대부분의 가상자산 거래 결제는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든다.

- 알파인 디파이(Alpine DeFi)의 설립자 및 CEO 타릭 문(Tarik Moon)

 

가상자산 수용의 주기

가상자산 결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 이유는 비트코인의 수용 주기상 현재의 단계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화폐가 되는 자산은 1) 수집품, 2) 가치 저장의 수단, 3) 교환의 매개 수단 그리고 4) 가치 척도의 단위의 4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재 비트코인은 여전히 가치 저장의 수단 단계에 있으며, 소수의 비트코인 보유자들만이 비트코인을 장기 저축의 수단으로 사용하여 시간에 따른 가치 상승의 이익을 누리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사용하고 프로토콜에 가치를 더 많이 저장하면, 비트코인의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변동성은 줄어들어 적합한 결제 수단이 될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으로 물건과 서비스 대금을 결제하게 만들겠다는 욕망은 기업가와 투자자들에게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결제를 촉진할 수 있는 기술과 인프라를 구축할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다. 작년 급성장한 라이트닝 네트워크와 같은 기술 등 이미 곳곳에서 이러한 트렌드를 보여주는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 스완비트코인닷컴(SwanBitcoin.com)의 설립자 및 CEO 코리 클립스텐(Cory Klippsten)

 

판매자들은 위험을 원하지 않는다

시장에는 기업들이 가상자산을 활용하거나 가상자산을 법정화폐 등가물로 싼값에 빠르게 변환하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웹3 결제 프로세서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판매자들은 이러한 솔루션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설령 존재를 알더라도, 판매자들은 그것이 너무 위험하거나 접근하기 어렵거나, 혹은 단순히 너무 복잡하다는 이유로 잘 사용하지 않는다.

프라이버시의 부재, 수준 이하의 UX와 전반적인 사용자 친화도, 그리고 지나치게 긴 거래 시간의 확정성(time-to-transaction finality) 등은 모두 가상자산 결제의 도입을 막는 요소들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들이 물품이나 서비스 대금의 가상자산 결제를 꺼려하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 알레프 제로(Aleph Zero)의 공동 설립자 안토니 졸시악(Antoni Zolciak)

 

‘안정적인(stable)’ 코인의 불안정 요소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의 문제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스테이블 코인의 문제는 구조적인 설계의 비효율성에 있다. 다른 디지털 자산으로 초과담보되었건, 타 국가의 법정화폐로 고정되었건, 혹은 알고리듬을 기반으로 안정화되었건 간에, 각 경우는 분명한 결점을 가지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는 최근 들어 화두로 떠올랐다. USDC는 곧 한계에 다다를 것처럼 보인다. 급격하게 성장하는 가상자산 경제를 USDC 홀로 지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 대안으로 새로운 가격 안정화 매커니즘을 통해 확장성(scalability)을 추구하지만 동시에 상당한 위험을 수반하는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등장했다.

한편, 담보를 기반으로 하는 솔루션들은 규모 확장을 위해 품질이 좋은 담보에 접근하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서는 진정한 확장 능력을 가진 스테이블 코인을 찾아야 한다. 적절한 담보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이와 관련된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솔루션은 비교적 유동적, 안정적이며 수요가 높은 자산과 연동된 자산 담보(asset-backed) 스테이블 코인이다.

현재 미국 모기지 시장 규모가 약 13조라는 사실만 보더라도, 주택 모기지는 스테이블 코인에 필요한 고품질 자산임이 틀림없다. 모기지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되고 안정적인 부유층의 자산 중 하나이지만, 지금까지는 정부, 은행, 고액 자산가들만이 모기지를 투자의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 베이컨코인(Baconcoin)의 공동설립자 칼 제이콥(Karl Jacob)

영어기사: 김예린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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