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센서스 2022에 전시된 비트코인 채굴기. 박상혁/코인데스크 코리아
컨센서스 2022에 전시된 비트코인 채굴기. 박상혁/코인데스크 코리아

비트코인(BTC) 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심지어 1년 반 만에 2만달러 선이 무너지는 등 시장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 업체들은 오히려 이번 하락장을 사업 확장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지난 9일(현지시각) 열린 세계 최대 블록체인 행사 ‘컨센서스 2022'에서는 6월 기준으로 각각 세계 비트코인 채굴풀 1, 2, 3위를 운영하는 파운드리, 비트메인, 에프투풀(F2pool) 등 주요 채굴업체가 한자리에 모였다. 채굴풀이란 여러 대의 채굴기를 한데 모으거나 채굴자들이 그룹을 형성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텍사스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채굴업체한테도 의미가 컸다. 텍사스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 국가로 자리잡은 미국에서 손꼽히는 비트코인 채굴 지역이다. <시엔비시>(CNBC)의 지난해 10월 보도를 보면, 미국 지역별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점유율은 뉴욕 19.9%, 켄터키 18.7%, 조지아 17.3%, 텍사스 14% 순이다. 특히 텍사스주 포트워스시는 자치정부 차원에서 올해 4월26일부터 비트코인 채굴을 시작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 참여한 채굴업계 관계자들은 “낮은 전기료와 규제완화 정책 등으로 미국 내에서 텍사스는 주요 채굴지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세계 2위 비트코인 채굴풀인 앤트풀을 운영하는 비트코인 채굴기 개발업체 비트메인은 텍사스에서 대규모 채굴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채굴업체가 텍사스에 모여 있다. 텍사스에 비트코인 채굴 산업의 최신 동향이 모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장에서 만난 파운드리 한 관계자는 “최근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하자 채굴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며 “지난 상승장부터 축적한 채굴 인프라 향상 등으로 채굴산업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하락장에서 채산성이 맞지 않아 채굴업체들이 사업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정면에서 반박한 셈이다.

특히 케빈 장 파운드리 채굴전략 부사장은 지난 8일 코인데스크코리아와 한 인터뷰에서 “파운드리가 최근 비트코인 채굴 외에도 스테이킹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채굴산업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각국 정부가 환경오염과 에너지 낭비를 이유로 추진하고 있는 비트코인 채굴 규제 움직임에 대해서도 이들 기업은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비트메인 관계자는 “위험 회피(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텍사스에 대형 채굴장을 설립하는 등 대응 조처를 했기 때문에 중국 내 채굴 금지와는 별개로 사업 지속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지난해 6월 중국 정부는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했다.

미국 역시 지난 3일 뉴욕주 상원에서 비트코인 채굴 금지법이 통과되면서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파운드리 관계자는 “뉴욕주 의회에서 채굴 규제와 관련한 법이 통과됐지만, 주지사는 이 법에 아직 서명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세계에서 채굴 규모가 가장 큰 만큼 산업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는 법에 (뉴욕 주지사가) 쉽게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규제가 아닌 환경 측면에서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여전했다. 한 행사 참가자는 “비트코인 발행량이 늘어날수록 채굴로 인한 전력 소모도 늘어날 것”이라며 “채굴기를 통해 블록을 검증하는 작업증명(PoW)이 아닌, 다른 증명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비트코인 채굴 산업이 발전하려면 친환경 채굴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주장이다.

*이 기사는 한겨레신문 지면에도 게재됐습니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매달 한 차례 한겨레신문의 블록체인 특집 지면 'Shift+B'에 블록체인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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