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 로고. 출처=MAS
MAS 로고. 출처=MAS

라비 메논 싱가포르 통화청(MAS) 총재가 테라 개발사인 테라폼랩스는 당국에 라이선스 신청조차 하지 않은 업체라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싱가포르에서 토큰을 발행할 경우 반드시 싱가포르 통화청이 정하는 라이선스를 취득해야만 영업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가상자산 관련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VASP)'를 취득해야 하는 것과 유사하다. 결국 지금까지 테라폼랩스는 싱가포르에서 무허가 영업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날 메논 총재는 싱가포르 통화청 연례 보고서 발표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좋지 않은 일을 겪은 가상자산 업체 가운데 언론에 '싱가포르 소재 업체'로 보도된 사례가 있었다"며 "해당 싱가포르 소재 가상자산 업체들은 싱가포르의 가상자산 규제와는 관련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메논 총재가 말하는 싱가포르 소재 업체는 테라폼랩스와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 가상자산 헤지펀드 쓰리애로우 캐피탈(3AC),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볼드 등이다. 

이 가운데 테라폼랩스와 LFG에 대해서는 메논 총재는 "싱가포르 통화청의 허가를 받은 적이 없으며, 라이선스 취득 면제를 요청하거나 라이선스 등록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법무법인 운앤바줄에서 일하고 있는 박서영 변호사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토큰을 발행한 가상자산 업체는 증권형 토큰인 경우 자본시장서비스(CMS)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증권형 토큰이 아니라면 싱가포르 지급서비스법(PSA)에서 정하는 라이선스를 확보해야 한다. 

안태현 젠가K 파트너가 지난 2월 코인데스크 코리아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PSA에 따른 라이선스를 받은 곳은 싱가포르 최대 은행인 DBS의 DBS Vickers, 호주 대형 코인 거래소인 인디펜던트 리저브, 가상자산 결제 게이트웨이(Gateway)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 현지 기업 포모 페이(FOMO Pay), 그랩페이 지갑으로 가상자산을 구매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맺은 트리플A 등 4곳 뿐이다. 

메논 총재는 3AC와 볼드도 현재 싱가포르 통화청의 규제 범위를 벗어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3AC는 자금 운용 체계에 따른 등록 기업으로 제한적인 자금 운용을 했었지만 최근 채무불이행 문제가 터지기 전에 싱가포르 운영을 중단했으며, PSA에 따라 규제되지 않았다"며 "볼드는 PSA에 따른 라이선스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현재 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싱가포르 금융청과 관련 규제기관은 불법 행위를 하거나 라이선스 없이 활동하는 업체를 발견하면 단호한 집행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논 총재는 조만간 싱가포르의 기존 가상자산 규제 정책을 강화하는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싱가포르 가상자산 규제는 그동안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금지에 초점을 맞추고 소비자 보호, 스테이블 코인 준비금을 다루는 문제 등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며 "그동안의  규제 기조가 이제는 바뀌고 있으며, 기존 규제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국제기준제정기구(International standard-setting bodies)들과 규제 당국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싱가포르 통화청은 앞으로 몇 달 안에 새로운 규제 사항을 논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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