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네트워크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개최된 개발자 행사 ETH덴버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캡쳐
이더리움 네트워크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개최된 개발자 행사 ETH덴버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캡쳐

시가총액 기준 2위 가상자산인 ETH(이더리움)이 한 주 동안 45%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지난 20일 기준) 대부분의 자산을 앞질렀다.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이더리움 핵심 개발자들이 수년에 걸친 복잡한 업그레이드를 거의 완성함에 따라 거래자들이 낙관적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영향력 있는 팟캐스터이자 블록체인 업계의 열정적 관찰자인 너새니얼 휘트모어는 자신이 진행하는 '더 브레이크다운(The Breakdown)' 에피소드에서 그렇게 주장했다. 트위터, 디스코드를 비롯해서 가상자산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모든 채널에서도 '병합(Merge)'이 시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5일 이더리움 공개 개발자 회의에서 팀 베이코(Tim Beiko)가 에너지 집약적 작업증명(POW)에서 환경친화적 지분증명(POS)으로 네트워크를 전환하는 날짜를 9월19일로 제안한 이후 시장은 반등을 시작했다.

휘트모어의 말대로, 이 사건을 계기로 수개월간 지속된 하락장 끝에 낙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병합 업그레이드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이야기의 공백'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가상자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는지 이야기할 거리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이야기의 유용성

이야기는 공통된 믿음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행동을 조정하는 데 유용하다. 하지만 이야기가 위험한 환상인 경우도 있다. 쓰리애로우 캐피탈(Three Arrows Capital, 3AC)의 공동설립자 쑤주(Sh Zhu)가 주장한 '수퍼사이클' 이론, 즉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이론이 바로 그런 경우였다.

수많은 기업들이 이 이론을 믿고 쑤주의 헤지펀드에 자본을 투입했지만, 시장 침체라는 참담한 현실 속에 3AC는 결국 파산했다.

이더리움에 대한 낙관론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더머지 업그레이드가 가상자산 14년 역사에서 가장 정교한 업그레이드가 될 것이라는 점,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더리움의 환경 부담은 줄어들고 가장 많이 사용되는 블록체인으로서의 기능성은 향상될 것이라는 점 등이다. 또한 더머지는 가상자산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더머지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이유에 주목한다. 더머지는 네트워크에 자산을 스테이킹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제공해서 이더리움이 사용되는 방법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킨다. 이러한 변화는 비트코인과 유사한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해서 보유자들에게 더 큰 보상을 줄 수도 있다. 지금 기대감에 이더리움을 사는 사람들은 이더리움을 거래 상품이 아니라 투자상품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병합 업그레이드가 발생해도 매도 압력은 사실상 없을 것이다.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하는 사람들은 묶여있게 될 것이고, st이더에 투자한 사람들은 다시 페깅될까지 유지할 것이다. 보이저(Voyager)나 셀시어스(Celsius)에 투자한 사람들은 파산절차가 진행되는 5~10년간 묶여있게 될 것이다.”

가상자산 논평가 이더리움 지저스(Ethereum Jesus)가 가상자산 중계업체인 보이저와 대출업체인 셀시어스의 파산절차에 대해 언급하며 트위터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 사람들이 믿거나 거래하기 위해서는 이 중 어느 것도 사실이 아니어야 한다. 가격 펌핑의 원인이 되는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들에서 사람들이 더머지 관련 뉴스를 신뢰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여전한 거래 위험성

후속적 '덤핑'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은 희망적이다. 더머지는 수년째 계속된 개발 작업, 셀 수 없는 회의와 테스트넷, 개선을 넘어 영구히 지속가능한 네트워크를 만들고자 하는 지지자의 헌신이 모여 만들어낸 완성작이다.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신뢰할 이야기이다. 하지만 아직은 거래 위험이 있고, 가상자산 업계는 장기적으로 규제 및 기술상의 위험을 직면하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휘트모어는 가상자산이 “다른 모든 자산과 마찬가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이사회의 인플레이션 및 경기침체 억제 시도와 같은 거시경제적 힘에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토론하는 것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가상자산은 무적이 아니며, 연준의 긴축정책이 끝날 때까지는 진정한 강세장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그날이 올 때까지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계속될 것처럼 보인다.

영어기사: 이정은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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