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겨울에 봄은 언제 올까? 출처=Johannes Plenio/Unsplash
크립토 겨울에 봄은 언제 올까? 출처=Johannes Plenio/Unsplash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역사적인 관점을 적용해보는 게 유용하다. 그런 차원에서 마운트곡스(Mt. Gox) 사건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2014년 2월, 도쿄 기반의 BTC(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붕괴하자 채권자(대부분은 온라인 거래 플랫폼의 소매 사용자)들은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당시 약 4억730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75만개가 분실됐으며, 계속된 하락세로 비트코인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었다.  

그러다 2021년, 채권자들은 분실한 비트코인의 90%를 회수했다. 해당 금액의 자산 가치는 90억달러로 크게 올라 있었다. 20배나 증가한 것이다. 

새로운 가상자산 겨울의 한 가운데서 지금 제기되고 있는 질문은, 쓰리애로우 캐피탈(3AC, Three Arrows Capital), 셀시어스 네트워크(Celsius Network), 보이저 디지털(Voyager Digital) 등의 붕괴로 시장을 떠난 채권자들이 마운트곡스 채권자들처럼 행복한 결말을 기대할 수 있는지다. 

가상자산 시장은 심각한 하락세를 보이며 저점을 찍고 다시 몇 년 만에 반등해 놀라운 고점을 기록한 역사를 갖고 있다. 첫 번째는 마운트곡스 사건을 겪은 이후, 두 번째는 2011년, 그리고 세 번째는 2018년이다. 이번 겨울이 앞선 세 번의 겨울과 다른 점은, 저금리와 함께 시중에 풀린 돈을 가상자산 투기로 이끈 자산 인플레이션의 거시적 추세가 나타나지 않을 거라는 데 있다. 역사가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겨울을 지나 봄으로 가려면 최소한의 가격 회복이 필요하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이것은 경제가 부채 위기에서 벗어나곤 했던 통로다. 이런 회복의 가능성을 예측하며 새로운 종류의 투자자도 생겨났다. 이른바 ‘벌처 펀드(vulture funds)’라는 이름의 부실 채권 구매자다. 이들은 가격이 결국 반등할 것으로 가정하고 시장 바닥에서 유동성이 부족한 투자자의 자산을 매수한다. 

실제로 가격 회복을 조장하는 건 2008년 대규모 모기지 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 정책의 핵심 의도였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잉글랜드은행(Bank of England), 일본은행(Bank of Japan)은 수조달러의 금융자산을 사들임으로써 가격을 올려 금리를 낮추고 시장이 회복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이 양적완화(QE) 정책이 또 다른 금융 거품을 조장하고 인플레이션 문제를 촉발해 중앙은행의 노선 변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데 있다. 금리가 오르자 투자자는 물러나 가상자산 시장이 둔화하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의 급격한 반등을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양적완화 정책이 지난 2008년부터 10년간 회복을 촉진한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중앙은행의 도움 없이 가상자산 시장 상황을 반전시킬 방법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양적완화의 ‘스토리화’

양적완화 정책은 일명 ‘버냉키 풋(Bernanke Put)’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시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으로, 보유자의 미래 손실을 제한하기 위해 미리 결정된 최소 가격으로 자산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풋옵션 관련 정책이었다. 이 정책의 핵심은 연준의 자산 매입이 투자자의 하방 위험을 보호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모든 것을 걸고 이익에 베팅할 수 있다는 데 있었다. 

노골적으로 시장을 왜곡하는 것은 좋은 정책이 아니다. 그러나 버냉키 풋 정책은 한동안 어느 정도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 효과를 얻기까지의 메커니즘이다. 연준은 성명서를 발표해(“우리는 채권 매입을 약속한다.”), 행동으로 뒷받침했고(실제로 채권을 매입함), 하나의 내러티브를 생성했다(“연준이 풋옵션을 제공했으므로 투자자들은 잃을 게 없다.”)

가격 회복을 지원하려면 가상자산도 이제 독창적인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가상자산 시장에는 자금을 투입할 중앙은행이 없으므로 실제적이고 관찰 가능한 행동과 결과로 뒷받침되는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이 와중에 샘 뱅커만 프라이드 FTX 최고경영자(CEO)가 최후의 수단으로 대출을 제공하려는 노력은 높게 살 만하다.  

사실 지금 가상자산 시장에는 버냉키 풋보다 더 강력한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버냉키 풋은 결과적으로 거짓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연준이 투자자의 손실을 영원히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별도의 조치가 필요했고, 그것은 인플레이션이었다. 

또한 단순히 ‘숫자 상승’을 유도하는 내러티브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즉, 명확한 기본 논리 없이 자주 제시되는, 가상자산의 멈출 수 없는 상승 모멘텀에 대한 순수하고 투기적인 플레이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내러티브는 현실에서도 유용한 것이어야 한다. 이제 인류를 위한 가치 있는 활용 사례를 제시하고, 이들 사례를 실질적인 행동으로 뒷받침해야 할 때다. 지난달 칼럼에서 언급했듯, 에너지도 그 활용 사례 중 하나다. 가상자산은 폭정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권한을 부여해줄 능력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는 시장의 가격 상승을 통해 겨울을 벗어나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장의 행동에 실질적인 기반이 필요하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영어기사: 최윤영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is CoinDesk's chief content officer. Previously, Casey was the CEO of Streambed Media, a company he cofounded to develop provenance data for digital content. He was also a senior advisor at MIT Media Labs's Digital Currency Initiative and a senior lecturer at 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 Prior to joining MIT, Casey spent 18 years at The Wall Street Journal, where his last position was as a senior columnist covering global economic affairs. Casey has authored five books, including "The Age of Cryptocurrency: How Bitcoin and Digital Money are Challenging the Global Economic Order" and "The Truth Machine: The Blockchain and the Future of Everything," both co-authored with Paul Vigna. Upon joining CoinDesk full time, Casey resigned from a variety of paid advisory positions. He maintains unpaid posts as an advisor to not-for-profit organizations, including MIT Media Lab's Digital Currency Initiative and The Deep Trust Alliance. He is a shareholder and non-executive chairman of Streambed Media. Casey owns a small amount of bitc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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