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본관 로비에 걸려있는 '물가안정' 현판. 출처=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본관 로비에 걸려있는 '물가안정' 현판. 출처=한국은행 제공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월에 상승폭이 낮아지며 오름세가 일단 꺾였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자이언트스텝’(연방기준금리 0.75%p 인상) 흐름을 멈출 것인지 촉각이 쏠린다.

10일(현지시각) 미국 노동통계국은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7월에 비해 8.5% 올랐다고 발표했다. 41년 만의 최대치 상승 폭을 기록했던 지난 6월 상승률(9.1%)보다 낮아졌다. 시장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8.7%)에 근접한 상승률이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6%대에 올라선 뒤 지난 3월부터 8%대로 더 뛰는 등 가파른 오름세를 지속해왔다. 7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제외)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9%, 6월보다 0.3% 각각 올랐다. 미 연준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전월 대비 근원 소비자물가 지표의 동향을 중시하는 편이다.

이번 중장기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7월에 미국 물가가 과연 정점을 확실히 통과한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지난 4월에도 미국 소비자물가는 8.3%로 그 전달(8.5%)에 비해 낮아졌으나 5월에 다시 8.6%로 올라선 바 있다.

7월 물가 지표가 진정세로 확인됐으나, 연준이 통화긴축의 속도와 폭을 당장 낮추는 쪽으로 정책 전환을 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물가수준은 연준의 물가안정목표(장기 평균 2%)를 훨씬 뛰어넘고 있는데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미국 노동시장은 취업자 증가세(7월 비농업부문 52만8천명)가 지속되는 등 활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최근 고용 여건은 고강도 통화긴축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가능성은 낮다는 확신을 연준 위원들에게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음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9월22일) 회의 직전까지 8월 물가지수와 8월 고용지표 데이터도 발표될 예정이어서 이번 물가지수 동향만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연준 금리 예측)는 이번 물가지수가 발표되기 직전인 10일, 연준의 9월 정책금리 인상폭을 ‘빅스텝’(0.50%포인트) 28.5%, ‘자이언트스텝’ 71.5%로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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